일 대지진, 차산업 위기 심화될 듯

입력 2011년03월28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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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AP=연합뉴스) 일본 대지진과 쓰나미로 생산 차질을 겪는 자동차 산업의 혼란이 더욱 심해질 전망이다. 대지진 이후 소비자들은 특정 색상의 차를 구입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고, 수천 명의 자동차 공장 근로자들이 일터에 나가지 못했으며, 토요타나 혼다 같은 업체들은 수십억 달러의 수입 손실을 입었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지진 발생 2주일이 지나면서 지금 컴퓨터 칩부터 페인트 안료에 이르기까지 주요 부품과 원자재 재고가 빠른 속도로 바닥나고 있다. 이런 부품들은 느린 배로 운송되기 때문에 미국, 유럽, 아시아 등지의 공장에서는 아직 재고 부족 현상이 감지되지 않고 있지만 내달 중순이면 이에 따른 타격이 현실화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 2위의 자동차 공급국인 일본의 자동차 업체들은 대부분 정상 조업을 하지 못하고 있다. 지진으로 심각한 피해를 입은 공장은 별로 없지만 물과 전기를 제대로 공급받지 못해 언제 공장을 돌릴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내달 조업 재개가 가능할 수도 있지만 완전한 정상 조업은 오는 5~6월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공기유량센서와 구동제어시스템 등을 생산하는 히타치 오토모티브 시스템스는 지진으로 손상된 공장 건물을 복구하면서 부품을 공급하는 협력 업체가 생산을 재개하길 기다리고 있다. 현재 히타치의 공장은 물과 가스를 공급받지 못하고 있으며 전기도 제한적으로 공급받고 있다. 회사 대변인은 언제 공장 문을 다시 열 수 있을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자동차 산업은 차 한 대에 약 3,000개의 부품이 들어가고 각각의 부품은 또 다른 수백 개의 부품으로 만들어지는 매우 복잡한 구조의 산업이다. 따라서 부품 하나만 없어지거나 늦게 도착해도 차량을 만들 수 없게 되며, 어느 한 업체가 조업을 중단할 경우 산업 전반에 엄청난 파급 효과를 끼치게 된다. GM이 부품 부족으로 루이지애나 공장을 일시 폐쇄했을 당시 엔진을 공급하는 뉴욕 공장도 문을 닫아야 했다. 스웨덴의 볼보는 일부 부품 재고가 일주일 분량밖에 남지 않아 생산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소비자들은 조만간 가격이 상승하고 선택이 제한되는 상황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내 한 페인트 안료 공장이 생산을 중단한 상태여서 일부 색상의 차량은 구하기 힘들어지고 있다. 포드는 딜러들에게 일부 차량의 ‘턱시도 블랙’ 색상 주문을 받지 말라고 지시했고, 크라이슬러는 10가지 색상의 주문을 일시적으로 제한하기로 했다. 아울러 일본에서만 제조되는 도요타의 프리우스 같은 모델은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골드만삭스는 조업 중단으로 일본 자동차 업계가 하루 입는 손실이 2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미국의 자동차산업 조사기관인 IHS의 애널리스트 폴 뉴턴은 일부 부품이 바닥나기 시작해 업체들이 공장 가동을 중단하는 현상이 향후 4~6주 안에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IHS는 공급망 차질로 하루 전 세계 자동차 생산량의 3분의 1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올해 생산량 전망치인 7,200만 대 중 약 500만 대가 출고되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hisun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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