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섬을 붉게 물들인 동백꽃 피고 지는

입력 2011년04월01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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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섬이 왜 동백섬이냐면..." 새삼 답이 필요없다
동백섬이 왜 동백섬이냐면...., 설명이 따로 필요 없다. 이맘때 동백섬으로 가보면 안다. 온 섬을 붉게 물들인 동백꽃이 지치지도 않고 피고 지는 모습을 마주하면 동백섬이 동백섬일수밖에 없다.



부산 해운대구 우동에 위치한 동백섬은 가수 조용필의 그 노래 "꽃피는 동백섬에 봄이 왔건마안~"의 그 동백섬이다. 산책로 입구에서부터 손바닥만한 동백꽃이 머리 위로 뚝뚝 떨어지는 광경은 외지 관광객들을 그야말로 "한방에 보내버린다." 선글라스에 세련된 운동복 차림으로 산책로를 따라 걷는 또 다른 사람들은 그런 관광객들의 모습을 무덤덤하게 바라보며 조깅에 열중한다. 동백섬의 현주소를 말해주는 장면이다.

동백섬이 봄날


해운대해수욕장 남쪽 끝에 자리한 동백섬은 원래는 섬이었으나 장산폭포에서 흘러내린 물과 부흥동에서 흘러 내려온 물이 해운대 지역의 모래를 실어내리면서 육지와 이어진 곳이다. 동백나무와 소나무가 울창했던 섬은 예부터 그 경관이 매우 뛰어나 유명한 시인묵객들이 즐겨 찾았다고 하는데 신라 말의 문장가 최치원의 발자취가 지금도 남아 있다. 최치원 선생이 벼슬을 버리고 가야산으로 가던 중 이곳 동백섬에 들렀다가 그 절경에 감탄하여 남쪽 암벽에 "해운대"라는 세 글자를 새겼는데 그것이 지명이 되었다고 한다. 그런 까닭에 동백섬 정상에는 최치원 선생의 동상과 기념공원이 조성되어 있고, 이곳에서 매년 10월이면 최치원 선생을 기리는 축제를 개최한다.



등대가 보이는 동백섬 산책로
대중가요 속에 등장하던 소박하고 정겨운 이름의 동백섬이 부산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자리 잡게 된 것은 아무래도 누리마루의 공을 빼놓을 수 없다. 오륙도가 보이는 동백섬 해안가에 건설된 누리마루는 지난 2005년 열린 제 13차 APEC정상회담 회의장으로 사용되었다. 빼어난 건축미를 자랑하는 누리마루는 역대 정상회의장 가운데 풍광이 가장 뛰어난 곳으로 평가받았다. 이때 함께 조성된 산책로는 동백섬의 숨은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만끽할 수 있게 했다. 동쪽 해안로를 따라 북쪽으로 이어지는 산책로는 해운대해수욕장과 만난다. 가는 도중에 펼쳐지는 해송과 동백나무숲, 봄볕이 잘게 부서지는 바다 위로 오락가락 하는 배들과 멀리 보이는 오륙도의 풍경이 한 폭의 그림이다.



동백섬을 둘러싼 또 다른 주변 풍경은 고층빌딩군이다. 지난해 큰 화재로 뉴스의 중심에 섰던 해운대 주상복합촌 마린시티가 그것이다. 수영만 매립지에 조성돼 동백섬, 해운대 해수욕장이 바로 마주보이는 마린시티는 30~40층 높이의 주상복합 건물 및 오피스텔이 밀집한 부산의 "신흥부촌"이다. 현재도 70~80층 높이의 "해운대 두산위브더제니스", "해운대 아이파크" 등의 주상복합아파트가 준공중이다.

누리마루 APEC정상회의장


부산 토박이들 중에는 이런 풍광을 신기루처럼 낯설어하는 이들도 있다. 그들이 어렸을 때만 해도 이 일대는 "똥골동네"라고 불리던 빈촌이었다고 한다. 철길 옆 너머는 온통 바다였고, 마을사람들은 공동화장실 앞에서 긴 줄을 서야했던 시절이었다. 옆 동네 사람들은 이곳에 사는 사람들을 똥골동네 사람들이라 불렀다. 그러던 것이 1960년대 중반부터 공유수면이 시작됐고, 바다가 있던 자리가 메워지면서 그 자리에 도로와 아파트가 대신했다. 해안선을 따라 고층빌딩이 들어섰고, 이제는 부산에서 제법 먹고 산다는 소리를 듣는 이들이 사는 곳이 되었다며 씁쓸해한다.



동백섬 흔들다리
주변의 이같은 상전벽해에도 아랑곳없이 동백섬은 여전히 동백섬이다. 봄이면 온 섬을 붉게 물들이는 동백꽃이 올해도 지천으로 피고 있다.



▲맛집

동백섬을 둘러싼 마린시티
부산은 숱한 먹거리가 기다리는 곳이다. 그중 해운대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맛집은 미포항에 해운대속씨원한대구탕(051-744-0238). 시원하고 칼칼한 국물맛이 그야말로 속 시원하다. 해운대 시장으로 가면 다양한 먹거리가 기다린다. 꼼장어, 족발, 닭, 회, 튀김류, 분식류 등 각종 먹거리가 발길을 잡는다. 해운대 시장 근처 할매국밥집도 빼놓을 수 없다.



이준애(여행칼럼니스트)

해운대 대표맛집의 대구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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