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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섬이 왜 동백섬이냐면..." 새삼 답이 필요없다 |
동백섬이 왜 동백섬이냐면...., 설명이 따로 필요 없다. 이맘때 동백섬으로 가보면 안다. 온 섬을 붉게 물들인 동백꽃이 지치지도 않고 피고 지는 모습을 마주하면 동백섬이 동백섬일수밖에 없다.
부산 해운대구 우동에 위치한 동백섬은 가수 조용필의 그 노래 "꽃피는 동백섬에 봄이 왔건마안~"의 그 동백섬이다. 산책로 입구에서부터 손바닥만한 동백꽃이 머리 위로 뚝뚝 떨어지는 광경은 외지 관광객들을 그야말로 "한방에 보내버린다." 선글라스에 세련된 운동복 차림으로 산책로를 따라 걷는 또 다른 사람들은 그런 관광객들의 모습을 무덤덤하게 바라보며 조깅에 열중한다. 동백섬의 현주소를 말해주는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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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섬이 봄날 |
해운대해수욕장 남쪽 끝에 자리한 동백섬은 원래는 섬이었으나 장산폭포에서 흘러내린 물과 부흥동에서 흘러 내려온 물이 해운대 지역의 모래를 실어내리면서 육지와 이어진 곳이다. 동백나무와 소나무가 울창했던 섬은 예부터 그 경관이 매우 뛰어나 유명한 시인묵객들이 즐겨 찾았다고 하는데 신라 말의 문장가 최치원의 발자취가 지금도 남아 있다. 최치원 선생이 벼슬을 버리고 가야산으로 가던 중 이곳 동백섬에 들렀다가 그 절경에 감탄하여 남쪽 암벽에 "해운대"라는 세 글자를 새겼는데 그것이 지명이 되었다고 한다. 그런 까닭에 동백섬 정상에는 최치원 선생의 동상과 기념공원이 조성되어 있고, 이곳에서 매년 10월이면 최치원 선생을 기리는 축제를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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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대가 보이는 동백섬 산책로 |
대중가요 속에 등장하던 소박하고 정겨운 이름의 동백섬이 부산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자리 잡게 된 것은 아무래도 누리마루의 공을 빼놓을 수 없다. 오륙도가 보이는 동백섬 해안가에 건설된 누리마루는 지난 2005년 열린 제 13차 APEC정상회담 회의장으로 사용되었다. 빼어난 건축미를 자랑하는 누리마루는 역대 정상회의장 가운데 풍광이 가장 뛰어난 곳으로 평가받았다. 이때 함께 조성된 산책로는 동백섬의 숨은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만끽할 수 있게 했다. 동쪽 해안로를 따라 북쪽으로 이어지는 산책로는 해운대해수욕장과 만난다. 가는 도중에 펼쳐지는 해송과 동백나무숲, 봄볕이 잘게 부서지는 바다 위로 오락가락 하는 배들과 멀리 보이는 오륙도의 풍경이 한 폭의 그림이다.
동백섬을 둘러싼 또 다른 주변 풍경은 고층빌딩군이다. 지난해 큰 화재로 뉴스의 중심에 섰던 해운대 주상복합촌 마린시티가 그것이다. 수영만 매립지에 조성돼 동백섬, 해운대 해수욕장이 바로 마주보이는 마린시티는 30~40층 높이의 주상복합 건물 및 오피스텔이 밀집한 부산의 "신흥부촌"이다. 현재도 70~80층 높이의 "해운대 두산위브더제니스", "해운대 아이파크" 등의 주상복합아파트가 준공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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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마루 APEC정상회의장 |
부산 토박이들 중에는 이런 풍광을 신기루처럼 낯설어하는 이들도 있다. 그들이 어렸을 때만 해도 이 일대는 "똥골동네"라고 불리던 빈촌이었다고 한다. 철길 옆 너머는 온통 바다였고, 마을사람들은 공동화장실 앞에서 긴 줄을 서야했던 시절이었다. 옆 동네 사람들은 이곳에 사는 사람들을 똥골동네 사람들이라 불렀다. 그러던 것이 1960년대 중반부터 공유수면이 시작됐고, 바다가 있던 자리가 메워지면서 그 자리에 도로와 아파트가 대신했다. 해안선을 따라 고층빌딩이 들어섰고, 이제는 부산에서 제법 먹고 산다는 소리를 듣는 이들이 사는 곳이 되었다며 씁쓸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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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섬 흔들다리 |
주변의 이같은 상전벽해에도 아랑곳없이 동백섬은 여전히 동백섬이다. 봄이면 온 섬을 붉게 물들이는 동백꽃이 올해도 지천으로 피고 있다.
▲맛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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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섬을 둘러싼 마린시티 |
부산은 숱한 먹거리가 기다리는 곳이다. 그중 해운대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맛집은 미포항에 해운대속씨원한대구탕(051-744-0238). 시원하고 칼칼한 국물맛이 그야말로 속 시원하다. 해운대 시장으로 가면 다양한 먹거리가 기다린다. 꼼장어, 족발, 닭, 회, 튀김류, 분식류 등 각종 먹거리가 발길을 잡는다. 해운대 시장 근처 할매국밥집도 빼놓을 수 없다.
이준애(여행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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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대 대표맛집의 대구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