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골프 잡을 볼보의 병기, C30 D4

입력 2011년04월09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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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30은 볼보의 소형 아이콘으로 불리는 차다. 하지만 국내에서 그간 실적은 명성답지 않았다. 2010년 연간 판매는 116대로(2.4i, T5 합산) 한 달에 10대가 채 되지 못했던 것. 가장 강력한 라이벌로 꼽히는 폭스바겐 골프가 같은 기간 4,000대(TDI, GDI 합산) 정도였음에 비춰 초라한 성적이다. 볼보로서는 자존심에 상처가 되는 기록이었는데, 이유는 디젤엔진의 부재였다. 이에 따라 볼보는 C30에 강력한 디젤엔진을 얹은 C30 D4를 지난 2월 라인업에 추가시켰다. 경쟁차를 압도하는 성능으로 골프를 잡겠다는 욕심을 감추지 않았다. 강력한 고성능 디젤의 진면모를 보여준 볼보 C30 D4를 시승했다.

▲스타일
흔히 "스칸디나비아 라인"으로 명명되는 볼보의 유니크한 캐릭터 라인은 C30에도 고스란히 녹아 있다. 이 디자인의 특징이라면 측면 숄더 라인이 지면과 수평하게 돌출돼 있다는 점. 뒤에서 보면 차체 상부와 하부가 계단식으로 이뤄져 있다. 이는 스칸디나비아 반도의 피요로드를 연상케하는 효과를 준다. 이런 캐릭터라인에 힘입은 독특한 매력이 일품이다.

엔트리 세단 S40을 기본으로 개발된 차여서 전면부의 디자인은 S40의 그것과 큰 차이가 없다. 라디에이터 그릴의 커다란 아이언마크는 그것 그대로 볼보를 상징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작은 차지만 다부져 보이는 인상을 주기에 충분하다.

기본적으로 "컴팩트(Compact)"를 내세우지만 측면은 그런 느낌을 갖기 힘들다. 시각적으로 꽤 길어 보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경쟁차인 골프보다 50cm 이상 길다. 때문에 급하지 않고 여유롭다. 반면 높이는 최대한 낮게 설정됐다. 역동성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뒷모습은 C30의 정체를 규정한다. 두툼한 엉덩이가 사람들의 시선을 모은다. 미소지은 눈처럼 리어 램프는 경쾌한 분위기다. 테일 게이트는 후면 유리로 이뤄져 있다. 이 역시 C30만의 독특한 매력이다. 그러나 실용적인가라는 물음에는 의문이 따른다. 실용성을 최고의 미덕으로 꼽는 해치백이라는 점에서다. 다소 작은 테일 게이트의 크기는 사람에 따라 호불호가 엇갈릴 것 같다.

인테리어는 북유럽을 그대로 담아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심플함과 모던함으로 대표되는 그것이다. 최근 국내에서도 북유럽 디자인이 큰 인기를 모으고 있음을 감안하면 군더더기 없는 인테리어다. 특히 "셀러브리티"를 자처하는 여성들에게 인기가 많을 것 같다. 물론 무뚝뚝한 남성에게도 충분히 어필할 만하다. 멋진 검은 슈트처럼 간결하기 때문이다.

좌석에 올랐다. 시야는 확 트였다. 차체가 낮으면 시야도 답답하지만 C30은 그런 단점을 많이 극복했다. A필러도 최대한 굵기를 억제했다. 사용 우무에 따라 고개를 들고 내리는 내비게이션은 평소에는 대시보드에 수납돼 차양막을 달기 힘들다. 반사를 줄이기 위해 앞쪽으로 조금 기울어져 있지만 효과는 조금 아쉽다. 오히려 시인성을 떨어뜨리는 것은 단점이다.

▲성능
C30 D4에 장착된 새로운 심장은 배기량 1,984cc의 직렬 5기통 터보 디젤 엔진이다. 최고출력은 177마력, 최대토크는 40.8kg·m다. 변속기는 기존 5단에서 기어트로닉 자동 6단 변속기로 바뀌었다. 최고 속도는 215km/h, 시속 100km에 이르는 시간은 8.7초를 기록했다.

수치만 놓고 보면 경쟁차인 골프를 앞선다. 골프의 디젤 고성능 GTD와 비교하면 출력과 토크가 각각 7마력, 5.1kg·m 높다. 볼보가 동급차 중 최고 수준의 성능을 자랑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최근 디젤차의 경향은 가솔린과 별 차이가 없는 소음 차단에 있다. C30 D4도 디젤이지만 귀를 울리는 소음은 철저하게 배제됐다. 이만하면 차음력이 뛰어나다고 할 만하다. 가속 페달을 밟아 속력을 올려도 소음이 전혀 거슬리지 않을 정도다.

디젤은 토크가 견인력을 좌우한다. C30 D4도 가속 페달을 밟자마자 앞으로 치고 나가는 맛을 느낄 수 있다. 응답력도 좋은 편이다. 속력을 올려보니 어느새 가장 앞서 도로를 달리고 있다. 최대토크가 2,000rpm 전후에서 발휘되는 까닭에 중고속 상황에서도 충분한 힘을 낸다. 1,450kg로 중량도 동력 성능에 일정 부분 기여한다. 160km/h까지 무리없는 가속과 주행이 가능했다.

동급에서는 다소 큰 편인 17인치 타이어를 장착했다. 도로 접지력도 좋아 코너링 등에서 유리하다. 서스펜션은 앞 맥퍼슨 스트럿, 뒤 멀티 링크 서스펜션이 사용됐다. 유럽차다운 단단함이 돋보인다. 직선이나 곡선을 가리지 않고 차를 안정되게 유지한다. 제동 성능도 훌륭하다. 페달을 밟는 즉시 도로를 강하게 움켜잡는다. 밀림 현상 등도 발견되지 않았다.

▲총평
C30 D4가 볼보의 새로운 아이콘이 될 수 있을까?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는 "충분하다"는 느낌이다. 몰개성의 무난함보다 통통 튀는 외관을 주무기로 C30은 주요 타깃인 젊은층의 눈길을 사로잡기에 부족함이 없다. 여기에 범상치 않은 동력 성능이 더해졌다. 작은 차체에 뛰어난 성능은 20-30대가 좋아할 만하다. 그런 면에서 C30 D4는 묘한 매력이 있다. 게다가 가격도 3,890만 원으로 경쟁차에 비해 "착한 가격"이다. 6단 기어트로닉 변속기가 조합된 C30 D4의 연비는 ℓ당 16.3km다. 고유가 시대를 감안하면 훌륭한 효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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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박진우 기자 kuhiro@autotimes.co.kr
사진/권윤경 기자 kwon@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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