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박상돈 기자 = 한국 사회에는 차 사고가 나면 운전석에서 뒷목부터 잡고 내린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그런데 이런 우스갯소리가 통계로 입증되면서 보험업계가 개선책을 마련하고 있다.
11일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자동차 추돌사고가 발생해 목을 다쳤다는 이유로 치료비 명목의 보험금이 지급된 것이 연 3,000억원에 달하고 있다. 경부 상해로 분류되는 목 부상 치료비가 2005년도(회계연도 기준) 3,066억원, 2006년도 3,251억원, 2007년도 3,092억원, 2008년도 2,921억원, 2009년도 2,829억원으로 연평균 3,032억원이었다. 이는 최근 5년간 연평균 대인 진료비(8,450억원)의 35.9%에 달하는 것이다. 이처럼 추돌 사고 시 목 부상에 보험금 지급이 많은 것은 도덕적 해이에 대한 우려가 크지만 부상 정도를 판정할 시스템이 없기 때문이다. 고객이 목을 얼마나 다쳤는지 정확히 파악할 수 없어 보험금이 과다 지급될 여지가 많은 것이다.
최근에는 보험설계사, 병원 등이 연루된 보험사기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보험사기로 적발된 5만 4,994명 중 자동차보험(4만 1,629명)이 가장 많았다. 이에 따라 보험개발원과 손보업계는 이달 초 영국의 자동차 전문 연구기관인 태참이 운영 중인 윗킷(WITkit)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 시스템은 시트 안전성, 중량 등 차량 정보와 사고 유형, 파손 정도, 충돌 범위, 탑승자 수, 성별, 화물적재 여부 등 사고정보 및 탑승자정보를 통해 목 상해 정도를 예측하는 것이다. 영국 5개 보험사가 이 시스템을 사용 중이며 이 중 3개 보험사는 18%의 보험금 절감 효과를 봤다고 보험개발원은 소개했다. 보험개발원은 내년 3월까지 윗킷시스템을 국내에 적용하도록 국산 승용차를 대상으로 차종별 시트 안정성, 중량 평가 등 기초자료를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차종별로 시트 안전성에 대한 실험을 실시할 것"이라며 "이런 자료를 미리 축적해 놓으면 보험금 지급을 어느 정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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