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어디든지 갈 수 있다"―레인지로버 4.4 TDV8 보그SE

입력 2011년04월12일 00시00분
트위터로 보내기카카오톡 네이버 밴드 공유
영국차의 자존심으로 불릴 만큼 오랜 역사와 전통의 랜드로버가 올해 국내 출시한 "뉴 레인지로버 4.4 TDV8 보그 SE"는 프리미엄 SUV의 명맥을 잇는 차다. 레인지로버 라인업 고유의 고급스러움은 기본으로 갖췄고, 구형과 비교해 성능과 효율성 모두를 높였다. 겉모양은 같지만 내면의 강인함을 살린 셈이다.

▲스타일
2010년형과 거의 같다. 전통적인 레인지로버 형태에 최신 디자인 트렌드를 반영한 모습 그대로다. 단순함을 강조하며 강인함과 세련미를 더했다. 앞모양은 네모 상자와 같이 반듯한데 동그란 LED 헤드램프가 지루함을 더해주고 A, B, C 필러 모두를 검정색으로 통일시켜 일체감을 강조했다. 또한 2011년형에는 후지 화이트, 볼틱 블루가 새로 추가된 총 8가지 색상을 고를 수 있으며, 안개등과 프런트 범퍼, 티탄 마감재를 사용한 앞과 옆의 에어벤트가 새롭다.

특히 큰 덩치는 당당한 존재감을 당당히 드러낸다. 차체가 높고 큰 탓에 멀리서 봐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다. 덕분에 주차장에서 차를 찾기는 쉽다. 차체가 높아 타고 내리기가 불편할 것 같지만 두툼한 손잡이를 당겨 문을 여는 순간 사이드 스텝(발판)이 모습을 드러낸다. 체구가 작은 아이들이나 여성들에게 매우 유용한 기능이다. 물론 키 작은 남성에게도!

운전석에 앉아보니 고급스러운 실내공간이 안락함을 준다. 실내공간에서도 단순미를 강조했다. 헤드라이너와 도어 및 대시보드 등은 가죽으로 마감해 촉각과 시각을 만족시켜 준다. 첨단 인포테인먼트 시스템도 한 몫 한다. 계기판은 12인치 TFT-LCD로 구성돼 상황에 맞는 다양한 그래픽을 볼 수 있다. 물론 운전에 필요한 정보만 보게 돼 집중도를 높이는 효과도 있다. 또한 센터 페시어 상단에 자리한 8인치 "듀얼 뷰 스크린"은 하나의 모니터로 앞좌석 승객이 각각 다른 화면을 볼 수 있게 한다. 운전자가 내비게이션을 보는 도중에도 조수석 탑승객은 DVD영화 시청이 가능한 셈이다.

뒷좌석 승객을 배려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 등받이 각도를 조절할 수 있는 리클라이닝 리어 시트와 함께 항공기 비즈니스 클래스처럼 헤드 레스트를 세밀하게 맞출 수도 있다. 실제 뒷좌석에 앉아보면 편안함은 생각 이상이다. 여기에 앞좌석 헤드 레스트 뒤편에 마련된 모니터를 통해 듣고 싶은 음악이나 DVD 감상도 가능하다.

▲주행 & 승차감
프리미엄을 강조하는 컨셉트에 맞게 부드러움, 정숙성을 배가시키기 위해서도 노력했다. 소음 및 진동 수준이 디젤 엔진임에도 가솔린 엔진과 큰 차이가 없다. 계기판을 봐야 디젤차임을 알아차릴 정도다. 차를 모르는 동승자들도 조용함에 엄지를 치켜세웠다. 라미네이트 글라스가 사용돼 외부 소음이 효과적으로 차단된다. 반대로 차 안의 소리가 외부로 전달되는 것도 막는다. 소비자들의 프라이버시를 적극 배려한 조치다. 운전하는 내내 하만-카돈 프리미엄 오디오 시스템을 통해 흘러나오는 감미로운 음악을 즐기기에 부족함이 없다.

"부드럽고 조용하고 편안하다"는 이미지가 새삼 느껴진 상황은 다름 아닌 고속 주행 때였다. 언덕이 평지처럼 느껴진다. 강력한 파워가 온 몸에 전달된다. 가속 페달을 급히 밟으면 동승자들의 몸이 뒤로 젖혀진다. 구형의 3.6ℓ에서 4.4ℓ로 엔진이 커진 덕분이다. 여기에 트윈스크롤 터보차저를 얹어 최고출력 313마력, 최대토크는 무려 71.3kg·m나 된다. 이런 이유에서 랜드로버는 엔진에 "슈퍼 디젤" 이라는 명칭을 사용한다. 폭발적인 힘을 내면서도 효율성은 구형보다 더 좋아졌다. 이를 증명하듯 1ℓ의 경유로 9.6km 주행이 가능하다. 구형의 8.8km와 비교하면 놀라운 성적이다.

구형과 달리 기어 변속 레버가 없다. 대신 재규어와 마찬가지로 변속 다이얼과 스티어링 휠 뒤편에 패들 시프터를 장착, 기어 변속을 손쉽게 할 수 있게 했다. 여기에 레인지로버 최초로 적용된 ZF사의 신형 8단 자동변속기와 어우러져 효율성을 높이고 부드러움을 더했다. 물론 스포츠 드라이빙을 즐길 때에도 고단변속기와 패들 시프터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총평
랜드로버의 특허 기술인 전자동 지형반응 시스템을 비롯한 여러 안전장치들도 대거 탑재돼 어떤 상황에서도 최고의 안정감을 추구한다. 어디든 갈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을 심어주기에 충분한 차다. 오프로드를 달리면서도 클래식 음악을 감상할 수 있을 정도의 편안함이 느껴진다. 고급스런 인테리어와 화려한 편의장비가 아니더라도 차의 매력을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다. 물론 가격이 구형의 1억 4,500만원에서 1억 5,490만원으로 990만원 올랐지만 향상된 성능이나 늘어난 편의품목 등은 차치하고라도 이 차를 구매할 소비층을 고려해 볼 때 이 정도 인상 폭은 문제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트위터로 만나는 오토타임즈 : http://twitter.com/Autotimes_kr

시승/박찬규 기자 star@autotimes.co.kr
사진/ 권윤경 기자 kwon@autotimes.co.kr





무통장입금 정보입력
입금할 금액은 입니다. (입금하실 입금자명 + 입금예정일자를 입력하세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