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차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고급차" 모닝과 "실속차" 스파크 사이에서 고민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특히 주 구매층인 여성의 경우 모닝을 사자니 가격이 부담스럽고, 스파크를 보면 남성적인 스타일이 걸림돌이다. 게다가 두 차 모두 성능이나 연료효율면에서 큰 차이가 없어 판단이 애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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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보레 스파크. 경차의 개념에 충실하면서도 남성적인 스타일로 어필하고 있다 |
13일 업계에 따르면 소비자들이 주목하는 경차 구매 포인트는 가격과 스타일 두 가지다. 먼저 가격의 경우 모닝이 비싸다. 모닝은 풀옵션 모델이 1,495만원에 달할 정도로 고급 경차로 자리매김했다. 스마트 키, 스티어링 휠 열선, 프로젝션 헤드 램프 등 굳이 경차에 없어도 될 기능을 적용해 "프리미엄 경차"로 인식되고 있다.
기아차 관계자는 "기존 경차와의 차별성으로 고급스러움을 택했다"며 "경차라고 무조건 싸야 한다는 건 옛말"이라고 말했다.
일부에선 모닝의 비싼 가격이 수익성 극대화와 직결된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경차의 경우 대당 이익이 적은 만큼 고급 품목 등을 통해 판매가격을 높이면 수익도 늘릴 수 있다는 것. 실제 자동차업계에선 경차 10대와 대형차 1대의 이익이 비슷한 것으로 계산하고 있다. 기아차로선 모닝의 고급화로 차별성과 이익추구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려 했다는 얘기다.
한국지엠은 "경차는 경차다워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경차는 "경제적인 차"인 만큼 구입부담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기본원칙에 충실한 셈이다. 실제 옵션에 따라 가격차이는 다양하지만 스파크가 모닝 대비 평균 40만~50만원은 저렴하다. 상위 트림으로 갈수록 가격차이는 더 커져 일부 트림은 두 차종 간 180만원의 차이를 보이기도 한다. 경차의 기본적인 경제적 개념에 비춰 보면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금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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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모닝.각종 편의시설을 더한 "프리미엄 경차"로 귀여움을 가득 담아낸 스타일도 눈길을 끈다 |
스타일은 모닝쪽에 표를 던지는 사람이 많다. 기아차로선 모닝의 여성 수요를 적극 겨냥해 디자인에 귀여움을 가득 담아냈다. 경차 구매자의 상당수가 여성이라는 점에서 시선 끌기는 어느 정도 성공한 셈이다. 반면 스파크는 남성적이다. 작지만 역동성을 적극 담아냈다. 이런 이유로 한국지엠은 스파크 스페셜 에디션도 마련했다. 이를 통해 남성 및 동호회, 마니아층을 적극 겨냥했다. 물론 여성을 위한 배려도 했다. 역동성을 순화시키는 차원에서 분홍 색상을 마련, 수요를 끌어냈다. 분홍 스파크는 전체 스파크 판매분의 20%에 달할 정도로 여성에게 인기가 높다.
업계 관계자는 "경차 고르기가 참으로 어려워졌다"며 "모닝과 스파크의 대결구도가 마치 여성과 남성의 대결을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스파크는 남성적이지만 여성을 끌어들이는 노력을 하고 있고, 모닝은 여성적이지만 남성을 흡수하려 한다"며 "어쨌든 두 차종의 치열한 경쟁이 경차시장을 뜨겁게 달구는 건 바람직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경차는 올 3월까지 4만5,345대가 판매돼 지난 91년 경차 등장 이후 가장 많은 판매실적을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고유가 등의 여파가 경차 판매를 지속적으로 견인하게 될 것"이라며 "이른바 경차전쟁의 서막이 올랐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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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용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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