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 벤츠 디젤(CDI)의 S350 블루텍은 흔히 친환경 디젤의 궁극으로 평가받는다. 그만큼 배출가스를 줄였다는 의미다. 그래서 "블루텍"은 특별한 배출가스 정화 시스템이 들어간 디젤 엔진을 뜻한다.
일반적으로 디젤엔진은 배기가스에 산소농도가 너무 높아 가솔린처럼 환원작용을 활용해 질소화합물(NOx)을 줄이거나 없애는 게 거의 불가능하다. 그래서 배출가스를 다시 한 번 엔진으로 되돌려 태우는 배기가스 재순환 장치(EGR: Exhaust Gas Recirculation)를 이용하지만 이 경우 배기가스의 양이 엔진 작동 상황에 따라 정확하게 제어되지 않으면 출력이 저하되거나 오히려 매연이 더 많이 나오는 부작용이 생길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2000년대 초 유럽과 독일 부품업체들이 적극적으로 개발해 온 장치가 바로 선택적 촉매환원장치, 이른바 "SCR(Selective Catalytic Reduction)" 시스템이다. SCR은 암모니아 또는 요소수를 촉매로 사용해 질소화합물을 물과 순수한 질소로 환원시켜주는 원리를 이용한다. 자동차의 경우 요소수가 사용되는데, 쉽게 보면 질소화합물을 걸러내는 기능을 한다. 엔진 내에서 연소된 후 나오는 배출가스가 1차적으로 매연여과필터를 거쳐 입자상물질(PM)이 제거된 뒤 다시 SCR을 통해 질소화합물이 걸러지는 개념이다. 그래서 SCR은 이미 대형 상용트럭 등에 많이 부착돼 있기도 하다.
블루텍의 핵심인 요소수용액은 "애드블루(AdBlue)"로 알려져 있다. 애드블루는 독일자동차공업협회가 등록한 요소수용액 상표명으로, 바스프(BASF)를 비롯한 여러 화학회사가 생산해 공급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삼성정밀화학이 직접 개발한 요소수를 "유록스"라는 별도 브랜드로 판매 중이다.
그러나 요소수용액은 소모성이어서 일정 기간이 지나면 다시 채워줘야 하는 부담이 있는 데다 아직 소비자들이 구하기가 쉽지 않다. 이런 이유로 메르세데스 벤츠는 블루텍 보유자에게 요소수용액 보충을 유료로 해준다. 비용은 10ℓ에 9,900원으로 통상 1,000㎞ 주행할 때 요소수용액 1ℓ 가량이 소모되는 만큼 비용 면에서 큰 부담은 아닌 셈이다. 뒷바퀴 안쪽에 25ℓ의 별도 요소수용액 탱크가 있어 기본적으로 2만5,000㎞까지 주행이 가능하다. 요소수용액이 부족하면 경고등이 들어오고, 이때는 보충하면 된다.
메르세데스 벤츠가 국내에 블루텍을 들여올 수 있게 된 배경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게 바로 연료문제 해결이다. 디젤엔진의 정화장치인 블루텍이 기능을 발휘하려면 디젤 연료의 ℓ당 황 함량이 15ppm 이하여야 한다. 가솔린 엔진에서 삼원촉매장치가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 납 성분이 제거된 무연휘발유를 사용하는 것처럼 황이 적어야 블루텍도 제 기능을 발휘한다. 다행히 국내에서 판매되는 디젤은 황 함량이 10ppm 수준에 맞추어져 있어 전혀 문제가 없다.
S350 블루텍에는 2,987㏄ V6 디젤엔진이 탑재돼 있다. 최대출력은 258마력, 최대토크는 63.2㎏.m다. 특히 최대토크 발휘 영역이 1,600rpm에서 2,400rpm으로 넓어 성능에서 힘이 부족하다는 느낌은 없다. 실제 가속페달을 밟았을 때 답력을 조금 높이면 디젤 특유의 묵직한 힘을 체감할 수 있다. 변속기는 7단으로 스티어링 휠 뒤에 칼럼시프트 방식으로 적용돼 있다. 변속모드의 경우 경제적 모드(E)와 매뉴얼 모드(M), 스포트(S) 모드로 전환할 수 있다. 공차중량은 2.065㎏이지만 0-100㎞/h는 7.8초로 빠른 편이다.
하지만 블루텍 구입자들의 관심은 연료효율이다. S클래스를 타면서 효율을 고려한다는 게 어색할 수 있지만 디젤엔진이 탑재돼 있다면 효율을 배제할 수 없다. 이 차의 연료효율은 ℓ당 11.2㎞다. 크기를 감안하면 결코 나쁘지 않은데, 실제 주행에서도 연료효율은 상당히 높은 편이다. 90ℓ의 탱크를 가득 채우고, 시내를 주행할 때 연비계에 표시된 주행가능 거리는 820㎞ 정도였지만 자동차 전용도로에 올라 정속주행을 하니 최대 주행가능 거리로 1,041㎞가 표시됐다. 고속도로를 주행한다고 하면 톨게이트 기준으로 서울-부산을 왕복하고도 남는 거리다. S클래스를 타면서 이 같은 효율을 가져간다는 것은 분명 또 다른 장점이 될 수 있다.
이외 모든 기계적인 구성품과 실내 인테리어, 재질 등은 다른 S클래스와 동일하다.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 여전히 충격을 잘 잡아주는 서스펜션과 업다운 방식의 센터페시어 스위치류는 마음에 든다.
물론 디젤이라는 점에서 가솔린 대비 순발력이 조금 부족한 것은 어쩔 수 없다. 대신 일단 움직인 뒤에는 높은 토크로 가속감이 극대화 된다. 하지만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급가속 등은 삼가는 게 좋다. 효율을 고려한 운행이라면 더더욱 말이다.
배출가스가 적다는 점에서 S350 블루텍은 "2종 저공해차"로 분류됐다. 공영주차장 등을 이용할 때 할인 혜택을 받고, 당연히 환경개선부담금도 내지 않는다. 가격은 1억2,700만원의 가격이지만 운행할 때의 효율은 만족할 만하다. S클래스를 타면서 배출가스를 적게 배출하는 것, 일부에선 이런 점을 들어 S350 블루텍을 "노블리스 오블리주" 자동차로 부르기도 한다.
시승/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사진/권윤경 기자 kwon@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