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의 서비스를 총괄하는 김중규 부장은 1994년 처음 자동차에 인연을 맺었다. 그때 그의 신분은 자동차 정비사. 그야말로 현장에서 시작해서 잔뼈가 굵은 전문가인 셈. 때문에 그는 누구보다도 현장을 잘 이해하고 소비자들의 마음을 잘 알고 있다고 자신한다. 최근 수입차 서비스에 대한 이런저런 지적에 대해서는 담담하게 현실을 인정했지만 최대한의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완벽을 추구하지만 기본적으로 수입차도 자동차이기에 어쩔 수 없이 직면하는 한계는 있다며, 그 부분에 대해서도 조곤조곤 설명했다. 김중규 부장에게 아우디와 수입차 서비스에 대해서 들어봤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올해 수입차 시장에 대한 전망은.
"1만 대 판매는 가능할 듯싶다. 수입차 판매는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다. 이전까지의 수입차 시장이 중대형 위주였다면 현재는 소형 디젤 등 차종이 다양화되지 않았는가. 당연히 시장 확대의 여지가 크다. 기술자 입장에서는 디젤이 시장성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판매대수가 늘면 서비스 역량도 함께 증대해야 한다. 현재 아우디의 서비스 역량은.
"올 중반까지는 현재 수준에서도 충분하게 대응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여유가 있다고는 말할 수 없는 상태다. 지금까지의 판매대수를 간신히 맞추는 정도라는 뜻이다. 후반기부터는 서비스 인프라도 점차 늘려갈 계획이다. 이미 작년부터 작업을 시작했다. 현재 하루 처리 능력은 460~500대 선이다. 소비자가 몰려 있는 수도권은 좀 달리는 감이 있고, 지방쪽으로 갈수록 여유롭다. 수입차 서비스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예방이다. 정기점검 등을 통해 차에 발생할 문제를 미리 차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정기 점검은 반드시 예약을 통해 이루어진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아직까지도 정착되지 않은 우리나라의 예약문화다. 현재 전체 서비스 물량에서 60% 정도만이 예약이 이뤄지고 있다. 앞으로 이 비중을 75~80%까지 늘릴 계획이다. 나머지는 긴급 수리나 사고 처리 등에 할당해야 한다."
-그럼에도 여전히 소비자들은 수입차 서비스가 원활하지 않다는 불만을 제기한다. 이에 대한 대책은.
"근원적인 문제 해결 방법은 서비스 센터를 늘리는 것이다. 그러나 물리적으로 단시간에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 때문에 이미 생산성, 작업시간 등을 효율적으로 만들기 위한 여러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주말 정비 등이 그것이다. 평일 정비 수준의 50% 정도를 소화한다."
-부품 부족으로 인한 정비 지연에 대한 지적에 대한 해결책은 있나.
"소비자들은 수입업체들이 정비를 위한 부품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러나 실상 그렇지 않다. 업체마다 충분히 부품을 확보해 놓고 있다. 아우디의 경우 최근 인천 연안부두 창고를 30% 확장했다. 부품 수급에 대한 문제는 없다는 말이다. 단, 수입차는 모든 부품을 차대 번호에 맞춰서 사용해야 하므로 부품에 따라 주문을 해야 되는 경우도 발생한다. 이런 경우 부품이 도착하는데 보통 3~4일이 소요되는데, 이 과정 때문에 수리에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클레임이 제기되는 것 같다. 수입차이기 때문에 생기는 한계다. 앞으로 노력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높은 부품가도 수입차 정비의 문제점으로 꼽혀 왔다. 지금의 부품가가 적정수준이라고 생각하나.
"부품가가 높은 것 역시 수입차이기 때문이다. 부품에도 다른 수입품과 마찬가지로 관세가 붙는다. 여기에 운송료, 보관료, 인건비 등이 최종 부품값에 포함된다. 따라서 국내 생산 부품과 똑같은 가격이 될 수 없는 구조다. 현재의 부품값은 우리가 판단하기에 적합하다. 시장이 작은 점도 부품값에 악영향을 미친다. 지금의 시장이 약 두 배 정도 늘어난다면 부품값도 이에 따라 내려갈 여지가 있다. 오일류에 대한 비판이 많다고 알고 있다. 그러나 국산차도 수입차 수준의 품질을 가지고 있다면 가격이 비슷해질 것이다. 가격으로 서비스가 좋다 나쁘다를 판단하는 것은 무리다. 무형의 가치 또한 서비스라는 개념에 들어가야 한다."
-FTA가 부품값 하락에 결정적인 기여를 할 수 있나.
"분명히 있다. 그러나 철폐되는 관세 8%가 전부 부품가에 반영될 수는 없다. 유통부분이 남기 때문이다. 체감적으로 큰 효과는 없을 것이라는 소리다. 그것보다는 시장이 커지면서 발생하는 인하 요소가 더 효과적일 것이다"
-비판적인 인식에 대해 아쉬운 점도 많을 것이다. 그에 대한 견해는.
"수입차 업체들은 자동차 서비스 문화를 선도하고 있다. 서비스 센터는 단순히 정비만 하는 곳이 아니다. 소비자들이 정비하는 동안 각종 문화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공간도 마련하고 있다. 이건 기존 국산차 서비스 문화에서는 없었던 것이다. 여기에 최첨단 서비스 시설을 갖추기 위해 투자되는 초기비용, 최고의 실력을 갖춘 정비사를 양성하기 위한 교육비용 등을 소비자들은 생각하지 못하는 것 같다. 예를 들어 서초동 서비스 센터의 경우 워크 베이 하나 당 들어가는 돈이 오픈 당시의 환율 900원으로만 계산해도 약 100만 달러가 소요됐다. 지금은 당시보다 1.7배 정도 더 들어간다. 이런 무형의 가치를 인정해줘야 한다. 아울러 정비사들에 대한 낮은 인식도 아쉽다. 자동차 기술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한다. 따라서 정비사들도 끊임없이 공부를 해야 한다. 이들의 전문성과 가치를 인정해 주어야 한다. 정비사들에 대한 인식 전환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
-수입차 서비스 질 향상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우리가 가장 중점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서비스 교육이다.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독일 본사에서도 따로 프로그램을 마련했을 정도로 서비스 교육에 대한 철학이 남다르다. 현재 본사 서비스 담당 팀은 10명으로 구성돼 있는데 20%는 기술 교육인원, 30%는 기본적인 서비스 교육을 맡고 있다. 이들이 딜러 사장부터 서비스 센터 안내 직원까지 폭넓고 심도 있는 교육을 실시, 평균적인 서비스 역량을 늘리고 있다. 일례로 지난해 아우디코리아 서비스팀은 독일 본사에서 주최한 세계 서비스 경진대회에서 2개 부문에서 4위와 6위를 각각 차지했다. 첫 출전치고는 좋은 성적이었지만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더 열심히 노력해 세계 3위 안에 드는 것을 목표로 매진중이다."
-수입차 서비스에 대해 소비자가 염두에 두었으면 하는 점은.
"수입차도 자동차다. 자동차는 기계다. 기계라는 것은 주기적인 체크를 꾸준히 하는 것이 내구성이나 성능을 높이는 데 중요하다. 그러나 가격이 싸다고 순정이 아닌 부품을 쓴다면 문제가 생긴다. 대부분의 유상 부품은 통상 2년의 보증기간을 제공하는데 처음 구매할 때 가격 차이 때문에 비공인 업체의 부품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본사가 이후의 품질을 보장해 줄 수 없기 때문이다. 부품을 장착한 정비사가 누군지 모르고 정식 기술 교육을 받지 않았기 때문이다. 가능하다면 순정을 쓰는 것이 차후 서비스에 있어서도 유리하다"
-아우디 서비스 부문의 올해 계획은?
"기본으로 돌아간다. 고객에게 실망감을 줄 수 있는 여러 문제점들을 없앨 것이다. 기술적으로 사회적 기여도 늘릴 계획이다. 작년부터 시작한 산학 협동을 더 강화할 예정이다. 차를 고치는 기술뿐 아니라 그 이상의 서비스를 학생들에게 가르치려 한다. 올해 서비스 센터는 현재 120개의 워크베이에서 150~160개까지 늘릴 예정이다. 계속해서 차가 팔리고 있기 때문에 서비스도 지속적으로 숫자를 늘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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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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