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홀한 나비 날개짓, 행복한 남도의 봄

입력 2011년04월22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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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절정으로 치달으며 전국 각지에서 열리는 봄축제도 한껏 무르익어가고 있다. 그중에서 단연 눈길을 끄는 것은 전남 함평군 함평읍에서 열리는 함평나비축제. 올해까지 4년 연속 문화체육관광부 최우수축제로 선정될 만큼 그 명성이 자자한 함평나비축제는 이제 지역축제를 넘어 세계적인 축제로의 도약을 꾀하고 있다.

함평 나비생태관. 살아 있는 나비를 만나볼 수 있다.


이름 없던 한 시골마을에서 어떻게 이런 변화가 일어났을까. 함평군의 나비축제는 그야말로 엄청난 "나비효과"를 불러왔다.



처음 축제가 열렸던 1999년만 해도 전라남도 한 귀퉁이에서 열리는 이 나비축제를 눈여겨보는 이는 드물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이전까지 함평군은 뭐 하나 뚜렷이 내세울 것 없는 작은 농촌마을에 불과했다. 호남가 첫머리에 "함평천지 늙은 몸이..."에서 노래하듯 예부터 농경지가 많아 평온하고 풍요로운 전형적인 농촌이었으나 산업화와 함께 젊은이들은 도시로 다 떠나고 노인인구와 부녀자들만이 마을을 지켰다. 더욱이 식량 증산을 꾀한다는 이름하에 그동안 농약과 비료를 대량으로 뿌려댄 결과 그 옛날 노래했던 "함평천지"는 찾을 길 없고, 생태계는 파괴되고 토질은 박토(薄土)로 변해버린 터였다.



함평자연생태공원
별 뾰족한 산업자원이나 관광자원이 전무하고, 특별한 특산품이나 먹을거리도 부족한 함평군에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연구하던 이곳 공무원들은 친환경농업을 표방하고 함평땅을 가꾸어가던 차 나비축제를 기획하게 되었다. 처음부터 나비를 테마로 삼았던 것은 아니었다. 함평천 주변 6㎞ 구간에 유채꽃을 심고 농경지 800만여 평에 자운영을 파종하며 유채꽃 축제를 추진하려 했다. 하지만 유채로는 경쟁력과 차별화를 기할 수 없어 친환경지역임을 가장 어필할 수 있는 나비를 테마로 잡게 되었다



1999년 나비곤충연구소를 만들어 국내외 및 북한나비와 희귀곤충을 키워 제1회 함평나비축제를 연 지 올해로 13년째. 축제 전 연간 20만 명이던 관광객이 지금은 300여만 명으로 껑충 뛰었고, 축제로 인한 직접 효과만 332억 원을 거두는 대성공을 이루었다.



함평나비축제의 이 같은 성공에는 무엇보다 담당 공무원들의 열정과 헌신이 밑거름이 되었고, 1,000여 개가 넘는 여타 지방축제와 차별화한 전략이 주효했기 때문이다. 도시 아이들에게는 박물관 표본실에서나 볼 수 있는 나비였다. 그런데, 함평 땅에 가면 살아있는 나비를 직접 볼 수 있으니 이보다 더 큰 매력은 없었다.

울긋불긋 꽃들 사이로 날아다니는 나비의 날개짓을 보며 봄을 만끽할 수 있다.


오는 29일부터 5월10까지 12일간 함평엑스포공원과 함평천수변공원, 청보리밭에서 열리는 이번 나비축제는 "나비와 함께 행복한 세상"이라는 주제로 꽃, 나비, 곤충을 소재로 한 전시와 각종 문화, 체험행사가 선보인다. 올해의 주제나비는 네발나비. 한반도 전역에 분포하고 겨울에도 성충으로 월동할 정도로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굴하지 않는 강한 생존력을 가진 나비로 함평군의 기상과 의지를 담고 있는 나비다.



"나비곤충생태관"에는 살아있는 호랑나비 외 12종 나비와 산호랑나비 애벌레 외 10종 유충이 봄꽃과 어우러지고 장수풍뎅이 등 기타 곤충도 방사됐다. "나비곤충표본과 화석전시관"에는 국내외 454종 7,000여 마리 나비를 비롯한 곤충 표본이 전시됐고 자연생태관에서는 누에를 볼 수 있다.



다양한 체험행사가 마련돼 있어 색다른 즐거움도 누릴 수 있다
축제기간 중 부대행사로 체험행사가 풍부하다. 토끼와 새끼멧돼지를 몰고 젖소와 산양 등 가축에게 먹이를 주거나 승마트랙을 도는 등 승마체험을 운영한다. 엑스포공원과 연접한 생태학습장 내 청보리밭에서는 옛 농촌에서 해먹던 보리 및 완두그스름 체험을 제공한다.



생태습지의 보랏빛 자운영 꽃밭 위로, 둔치의 드넓은 유채밭에도 나비축제와 때를 맞춰 황홀한 봄빛이 짙어지고 있다.



▲맛집

함평나비곤충표본관. 희귀나비들의 표본을 만나볼 수 있다.
함평천지 한우와 함평만에서 잡히는 자연산 생선회가 이곳을 대표하는 맛이다. 한약재를 첨가한 특수사료를 먹여 키운 한우는 그 맛이 담백하기로 소문났는데, 주로 생고기와 육회비빔밥으로 먹는다. 함평읍 기각리에 있는 대흥식당(061- 322-3953)은 2대에 걸친 생고기(육사시미), 비빔밥, 육회 전문 음식점.



석성리의 주포횟집(061- 322-9331)은 자연산 생선회와 함께 전망 좋은 집으로도 이름나 있다. 함평만에서 잡은 생선회와 세발낙지, 오도리 등이 대표 메뉴. 보리새우라고도 불리는 오도리는 새우가 갖는 특유의 맛에 초장을 곁들여 먹는데 싱싱하게 살아서 튀어 오르는 새우를 한입에 넣어 먹는 맛이 별미다.



▲찾아가는 요령

함평나비축제는 이제 대한민국 대표 지역축제로 자리매김했다.
서해안 고속도로 함평IC에서 빠져 읍내로 들어간다. 축제가 열리는 함평엑스포공원은 수호리에 위치한다. 경부 고속도로를 탈 경우 천안논산 고속도로 → 호남 고속도로 → 호남 고속도로요금소 → 동림IC에서 우측 고속도로 출구 → 평동산단 방면 우측방향 → 무안-광주고속도로 → 동함평IC에서 빠진다.



이준애(여행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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