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차업계 "연료효율 기준 유가에 연동해야"

입력 2011년04월22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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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연합뉴스) 주종국 특파원 = 미국 자동차 업계가 당국의 자동차 연료효율 및 배기가스 오염물질 방출 목표치를 기름값에 연계해서 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름값이 비쌀 때는 소비자들이 자연스럽게 기름 소비가 적고 오염물질 방출도 적은 자동차를 선택하지만 기름값이 떨어지면 다시 큰 차를 선호하게 되기 때문에 당국의 기준을 기름값에 연동시켜 소형차를 소비하도록 유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미국 자동차 제조업연맹은 당국이 휘발유 가격과 여타 시장 요인들을 정기적으로 점검해 기름값이 일정 수준에 미치지 못할 경우 연료효율 및 배기가스 기준을 조정해줄 것을 제안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2일 보도했다. 현재 백악관은 환경단체들로부터 자동차 연료효율 기준을 대폭 상향조정하라는 압력을 받고 있다. 갤런 당 평균 22.5마일 주행해야 한다는 기준을 2025년까지 갤런 당 62마일로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환경단체들은 특히 휘발유 가격이 높아야 자동차 소비자들이 친환경적이고 연료효율이 높은 자동차를 선택하게 되며 결과적으로 자동차 제조업체들도 앞으로 이런 자동차를 개발하게 될 것이라는 논리를 펴고 있다.

실제로 최근 수년 동안 휘발유 가격은 자동차 소비행태에 큰 영향을 미쳐왔다. 2008년 휘발유 가격이 갤런 당 4달러를 넘었을 때에는 소형차 판매가 기름을 많이 먹는 트럭이나 SUV 판매량을 추월했지만 휘발유 가격이 떨어지자 추세는 다시 역전됐다. 현재 미국 내 일반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갤런당 3.844달러다.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이런 가격 수준으로는 100% 전기로 구동하는 자동차 등 첨단기술의 자동차 시장이 열리기 힘들 것이라고 평가한다. 제너럴 모터스(GM)의 전기자동차 시보레 볼트의 소비자 판매가격은 4만 1,000달러로 비슷한 크기의 휘발유 자동차인 시보레 말리부와 비교할 때 거의 두 배나 된다.

자동차 판매량을 집계하는 오토데이터사에 따르면 미국 소형차 시장에서 휘발유와 전기를 함께 쓰는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1분기 판매량은 2.5%에 그쳤다.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기름값이 고공행진을 계속하지 않으면 업체들은 팔리지도 않을 고효율 자동차를 개발하기 위해 수십억 달러를 쏟아부어야 할 처지라고 하소연한다. 한 조사에 따르면 소비자의 78%가 전기자동차를 살 것을 고려하는 정도가 되려면 휘발유 가격이 갤런 당 5달러가 되어야 할 것으로 나타났다.

satw@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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