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차 전쟁, 연비 논란으로 확산

입력 2011년04월22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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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보레 스파크
경차 전쟁을 벌이는 기아자동차와 한국지엠의 기 싸움이 이번에는 연료효율로 확대됐다. 한국지엠이 스파크의 공인연비가 모닝에 뒤지지만 운전자들이 체감하는 실주행 연료효율은 모닝에 앞선다고 포문을 열자 기아차가 그렇지 않다고 반박, 양측의 자존심 싸움이 이어지고 있다.



22일 에너지관리공단 자동차 공인연비에 따르면 공인 효율에선 모닝(AT)이 ℓ당 19km로, ℓ당 17km인 스파크에 비해 2km 앞선다. 이에 따라 기아차는 모닝 출시 때부터 줄곧 효율을 강조하며 연비 우위를 내세웠다. 특히 기아차는 모닝의 공차중량이 900kg으로, 910kg인 스파크 대비 가볍다는 점을 고효율의 배경으로 내세워 왔다. 중량이 적을수록 효율에 유리하다는 원론을 주목했던 셈이다.



그러나 한국지엠은 최근 한 방송사의 연료효율 비교시험 결과 스파크의 실제 주행 효율이 ℓ당 19.6km를 나타내 17km에 머문 모닝을 제쳤다고 강조했다. 효율에서 불리하다는 평가를 받아 왔던 한국지엠으로선 실주행 연비가 높다는 결과를 두고 고무될 수밖에 없었던 것. 이에 따라 한국지엠은 ℓ당 19.6km라는 실주행 효율을 능가하는 운전자 찾기 이벤트 "쉐보레 스파크 연비왕 도전"을 진행 중이다. 이미 비교시험에서 실주행 연료효율이 앞섰다는 결과를 얻은 만큼 그간 공인연비에 밀렸던 스파크를 "효율 높은 경차" 이미지로 단숨에 끌어 올리겠다는 계산이다.



기아차 모닝
한국지엠이 이처럼 실주행 연료효율을 내세우자 기아차는 "시험 결과는 운전자와 도로조건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며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하지만 모닝이 스파크에 밀렸다는 점에서 내심 속은 타들어 가고 있다. 이런 이유로 일부에선 정확한 계측기 등을 동원해 공인기관에서 재시험을 해보자는 제안을 내놓고 있지만 이미 기아차로선 공인연비로 객관적인 평가를 받은 만큼 섣불리 나설 수도 없다. 게다가 재시험을 수용하면 기존 실주행 시험 결과를 인정하는 형국이 될 수 있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회사 관계자는 "이번 비교시험은 조건에서 여러 차이가 있어 결과를 100% 수용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만 밝혔다.



반면 한국지엠은 이번 결과를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시험 차종의 조건이 조금 달랐지만 결과적으로는 스파크가 모닝을 앞선 만큼 회사로선 호기를 잡은 셈이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연료효율은 운전자에 따라 차이가 날 수밖에 없지만 경차라는 점에서 소비자들이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는 측면이 있다"며 "기아차로선 무언가 반전을 노리지 않겠느냐"고 언급했다.



한편, 경차는 지난 93년 등장 이후 올 들어 가장 많은 판매량으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특히 국내 경차 시장에서 모닝과 스파크의 자존심 싸움이 치열해 향후 어디까지 경쟁 항목이 이동할 지 주목되고 있다.



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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