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경주협회, 정영조 회장 불신임 배경은?

입력 2011년04월25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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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자동차경주협회 이사회가 정영조 회장의 연임에 반대, 결국 회장 자리가 공석이 됐다.

자동차경주협회 정영조 전 회장


25일 경주협회와 업계 등에 따르면 협회장 선임권을 갖고 있는 이사회 6명과 대의원 5명 등 11명은 최근 정기총회를 열고, 안건으로 올라 온 회장 연임에 대한 의견수렴 절차를 거친 끝에 회장 불신임안을 채택했다. 이에 따라 정영조 회장의 연임이 불발돼 현재 자동차경주협회장은 공석인 상태다.



이번 정영조 회장 불신임은 지난해 국내에서 처음 치러진 F1 대회와 관련이 깊다는 게 총회에 참석한 관계자의 전언이다. 이 관계자는 "11명이 총회에 참석해 6명이 불신임에 표를 던졌다"며 "지난해 F1 대회를 치르면서 F1조직위원회와 갈등을 빚었고, 경기장 건축 문제로 구설수에 오르는 등의 행위가 문제가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F1을 준비하면서 정영조 회장이 전라남도측과 상당한 마찰을 빚었고, 이로 인해 협회가 받아야 할 3억원 가량의 공인비도 받지 못하는 등 협회 운영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게 총회 참석자들의 견해다.



하지만 정영조 회장이 협회를 이끌면서 F1 대회 유치를 성공했다는 점, 그리고 재임 기간 동안 모터스포츠 활성화에 실질적인 공을 세웠다는 점에서 회장 불신임은 지나친 처사라는 지적도 있는 게 사실이다. 불모지였던 전라남도에 F1이 유치될 수 있었던 데는 정영조 회장의 역할이 적지 않았다는 점에서다. 이에 따라 지난 정기총회에서 연임이 될 것으로 기대한 사람도 많았지만 이사회가 앞으로의 발전을 위해 갈등보다는 화합을 선택했다는 게 총회 참석자의 귀띔이다.



정영조 전 회장의 연임 불발은 전라남도와의 대립이 직접적인 이유로 해석되고 있다. 정영조 전 대표가 F1 민간운영사인 카보를 이끌면서 전라남도와 사사건건 마찰을 빚었고, 카보 대표에서 물러난 이후에는 올해 영암 서킷에서 치러질 F3 대회 취소를 통보하는 등 자동차경주협회(KARA)를 통해 간접적인 반발을 해왔던 것. 실제 지난 2월 경주협회는 F3 대회를 관장하는 영국의 MRC가 지난해 F3 무산에 따른 각종 비용에 대해 전라남도를 대상으로 소송을 준비중이라는 내용을 발표하기도 했다. 당시 협회는 이유로 대회 파트너였던 카보의 정영조 전 대표가 전라남도에 의해 일방적으로 해고됐다는 점을 내세웠다.



하지만 전라남도는 MRC가 계약을 맺은 당사자는 경주협회(KARA)가 아니라 카보(KAVO)였고, 카보는 대표만 바뀌었을 뿐 여전히 건재하다는 점에서 MRC가 경주협회를 통해 취소 통지를 한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처사라고 반발하기도 했다.



이처럼 정영조 전 대표와 전라남도의 대립이 심각한 상황에 이르자 자동차경주협회 이사회는 결국 정영조 전 대표의 연임 불가를 통해 전라남도에 화해의 손을 내밀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모터스포츠 대중화를 위해 손을 맞잡아도 모자랄 판에 경주협회와 전라남도 및 F1 조직위원회가 언제까지 얼굴을 붉힐 수 없다는 것. 특히 자동차경주협회의 경우 국내 모터스포츠 활성화가 본연의 업무이고, F1조직위원회는 어떻게든 영암 F1의 흥행을 완성해야 한다는 점에서 더 이상의 마찰은 서로를 위해 득이 될 게 없다고 판단했다는 분석이다. 총회에 참석했던 한 관계자는 "협회와 전남의 갈등은 개인의 문제로 야기될 성질이 아니다"라며 "개인의 문제로 경주협회가 모터스포츠 발전을 위해 적극 나서는 지자체와 시시비비를 가린다는 것 자체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결국 모터스포츠계의 화합과 발전이라는 큰 틀에서 정영조 전 대표의 불신임안이 채택됐다는 얘기다.



한편, 자동차경주협회는 당분간 회장을 공석으로 놔둔 채 이사회를 중심으로 운영될 전망이다. 협회 관계자는 "특정 인물이 회장을 대행하는 게 아니라 이사회가 중요 안건을 결정하게 된다"며 "회장 공석이 언제까지 갈 지는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반면 또 다른 관계자는 "자동차경주협회장을 언제까지 비워둘 수 없다"며 "적합한 인물이 나타나면 영입할 계획도 있다"고 전했다. 회장 영입에 대해선 협회 내에서도 아직 의견이 분분한 셈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엎지러진 물을 다시 담을 수 없는 것처럼 이렇게 된 이상 아픈 과거는 지우고, 자동차경주협회가 새롭게 태어나 국내 모터스포츠 활성화에 보다 적극 나서야 한다"며 "화합 차원에서 회장 연임 불신임이 채택된 만큼 조직 정비도 하루 속이 이뤄져 정상화 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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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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