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3월 일본 대지진이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서열에도 `지각 변동"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현대차 그룹이 이 와중에 가장 큰 수혜자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3.11 도호쿠지진과 쓰나미에 따른 부품공급 차질로 공급망이 크게 훼손된 상태에서 후쿠시마 원전 사태로 인한 정전까지 겹치는 등 일본 자동차 산업은 일대 타격 속에 최대 고비를 맞고 있다. 실제 지난 3월 세계 최대 자동차 메이커인 토요타 등 주요 자동차 제조업체들의 국내 생산이 모두 50% 이상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토요타의 3월 국내 자동차 생산은 12만 9,049대로 작년 동월과 비교해 무려 62.7%나 격감, 사상 최대의 감소폭을 기록했다.
이와 관련, 토요타는 올해 미국의 제너럴모터스(GM)는 물론 독일 폭스바겐에 밀리면서 자동차 생산에서 세계 3위로 추락할지도 모른다고 도쿄소재 "어드밴스트 리서치 저팬(AR)"의 엔도 고지 전무가 말했다. 토요타는 지난 2008년 이후 세계 최대 자동차 메이커로 자리매김해 왔으며 지난해에도 전 세계적으로 842만 대를 제작, 판매해 GM의 839만 대를 앞선 바 있다. AR의 엔도 전무는 그러나 현 추세대로 갈 경우 금년 토요타의 자동차 생산 대수는 650만 대 정도에 그칠 전망이어서 800만 대와 700만 대를 각각 생산할 것으로 보이는 GM과 폭스바겐에 밀릴 공산이 적지 않다고 예상했다. 다른 애널리스트들도 토요타로부터의 자료가 부족한 상태에서 이 회사의 금년 생산규모를 630만~700만 대 선으로 예측하고 있다.
그러나 토요타 측은 올해 글로벌 최대 자동차 메이커 지위를 잃을 것이라는 분석에 대해 개의치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토요타의 폴 놀라스코 대변인은 "토요타가 세계 1위로 부상했을 당시에도 샴페인을 터뜨리진 않았다"면서 지난 3월 실적이 1988년 이후 최악임을 강조했다.
일본 지진사태 이후 주가가 30%나 뛴 현대차는 일본 경쟁사들의 어려움 속에 가장 큰 반사이익을 볼 것이라는 분석이 많았다. 서울 ING투자의 박종민 애널리스트는 "한국 자동차 메이커들이 좋은 시절을 맞아 점유율과 설비 가동률을 높이게 될 것"이라면서 자동차 판매를 위한 인센티브도 줄여 원가도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토요타의 이번 사업연도 영업익 전망과 관련, 상당수 애널리스트들은 애초 8,040억 엔에서 65% 감소한 평균 2천,19억엔 수준으로 낮췄다. 미 신용평가사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는 최근 일본 6대 자동차 메이커들의 신용 등급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수정했다. 또 세계 최대 차부품 업체 중 하나인 "존슨 컨트롤스"도 이날 일본 자동차 생산의 위축에 영향 받아 3분기(4~6월) 매출이 5억 달러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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