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름, 알고 보면 성격 보인다

입력 2011년04월27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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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 S350 블루이피션시
"S350 블루이피션시 롱", "A5 카브리올레 2.0 TFSI 콰트로", "레인지로버 스포츠 5.0 SC", "3008 HDi MCP E5".



수입차 이름이 점차 길어지고 있다. 업체별로 차별화된 성격을 부각시키기 위해 차이름에 각종 핵심 정보를 담아내는 게 일반화되고 있어서다. 지나치게 복잡하다는 의견도 있지만 제조사 입장에선 차이름이 브랜드 차별화의 시발점이어서 어떻게든 많은 내용을 담아내려 골몰하고 있다.

푸조 3008 HDi MCP E5


"S350 블루이피션시 롱"의 경우 먼저 벤츠의 대형 세단을 뜻하는 S에 배기량 3,500cc급 엔진을 의미하는 "350"이 더해졌다. 여기에 벤츠의 친환경 기술인 "블루이피션시"가 적용됐고, 차체를 늘린 버전(Long)이란 의미도 추가됐다. 또한 레인지로버 스포츠 5.0 SC는 랜드로버의 최상위급 SUV인 레인지로버에 스포츠 성능을 가미한 5.0ℓ급 슈퍼차저 엔진이 탑재됐다는 뜻이다.



BMW 550i x드라이브
차이름에 특징이 추가로 부여되는 가장 큰 이유는 숫자나 알파벳으로 차이름을 정하는 유럽식 작명법 때문이다. "A4(아우디)", "528(BMW)", "307(푸조)", "M35(인피니티)" 등 차이름에 대한 표현법이 단순해지면서 이름만으로는 더 이상 특징을 구별하기가 힘들어졌다. 이런 한계에 따라 각 업체들은 차이름에 자신들의 특화된 기술을 포함시켜 각 차종의 브랜드 전략으로 사용하고 있다.



가장 흔하게 붙는 것은 파워트레인 종류다. 일반적인 가솔린이나 디젤 엔진은 굳이 어떤 엔진인지 명시하지 않지만 특별하게 제작된 엔진이나 변속기의 경우 차이름과 병기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푸조 HDi나 MCP가 이에 해당한다. 예를 들어 1.6ℓ 디젤 직분사 엔진과 수동 기반의 자동변속기인 MCP가 적용된 푸조 3008은 "푸조 3008 HDi MCP E5"라는 식이다. 함께 붙는 "E5"는 유럽의 배기가스 규제인 유로5를 만족시켰다는 뜻이다.

페라리 FF


어떤 구동방식을 택했는지에 따라서도 차이름이 달라진다. 특히 4WD일 경우 제조사마다 붙이는 이름도 제각각이다. 대표적인 4WD 구동명은 아우디 "콰트로", BMW "x드라이브", "벤츠 "4매틱" 등이다. 폭스바겐은 4모션, 볼보는 AWD로 부른다. 최근까지 구동방식으로 별도 이름을 붙이지 않았던 페라리도 최초의 4인승 4WD 차종에 "페라리 포(Ferrari Four)"라는 이름을 붙였다.



폭스바겐 CC 블루모션
자동차 분야에 친환경이 대두되면서 최근에는 친환경 기술 브랜드의 접목도 눈에 띄게 증가했다. 폭스바겐의 "블루모션", 벤츠 "블루텍", 토요타 "HSD" 등이 대표적이다. 각각 "골프 1.6 TDI 블루모션", "S350 블루텍", "야리스 HSD" 라는 이름으로 사용된다. 반면 특별한 브랜드를 두면 소비자들이 인식하기 어렵다고 판단, 하이브리드에 "h"나 "하이브리드", 전기차에는 "E", "EV" 등으로 간결하고 직관적인 이름을 붙이는 경우도 있다.



개별 차종 이름으로 차별성을 꾀하던 국산차들도 i30, K5 등으로 유럽식 작명법을 따르는 경향이 나타나면서 차이름이 길어지고 있다. 기아는 K7에 가솔린 직분사 엔진을 더해 "K7 GDI"를 쓰고 있다. 역시 기아의 대표 소형 SUV인 스포티지R에는 가솔린 직분사 터보 엔진을 내세우기 위해 "스포티지R T-GDI"라는 이름이, 아이들 스톱&고 기능이 추가돼 효율을 높인 포르테는 "포르테 에코플러스"라는 이름이 생겼다.

토요타 야리스 HSD


반면 기술이 진보했지만 차이름을 그대로 쓰는 경우도 있다. 현대차 쏘나타는 기존 2.0ℓ MPI 엔진 외에 2.4ℓ GDI 엔진이 추가됐다. 그러나 공식적으로는 이름 구분을 하고 있지 않다. 다만 후면부에 "Y20", "F24" 등의 라벨로 구분한다. 하지만 두 차가 헷갈릴 염려가 있어 전자는 기존 쏘나타, 후자는 쏘나타 GDI로 표현하기도 한다.



기아 K7 GDI
이런 추세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기술 우위, 브랜드 알리기 등이 차별화의 요소로 등장하면서 차이름은 앞으로 더 길어지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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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스포티지R T-GDI


박진우 기자 kuhir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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