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가 새롭게 내놓은 체어맨H를 앞세워 현대·기아자동차의 준대형차 아성에 도전장을 던졌다. 쌍용차는 체어맨H의 경우 체어맨W가 등장하기 전까지 국내 최고급 대형 세단으로 자리했고, 지금도 CEO를 위한 자동차라는 이미지가 강하게 남아 있는 만큼 앞뒤 모양을 바꿔 현대차 제네시스와 기아차 오피러스를 적극 겨냥하겠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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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체어맨H |
쌍용차가 신형 체어맨H의 경쟁력으로 내세우는 점은 가격이다. 체어맨H의 경우 2.8ℓ와 3.2ℓ 배기량으로 가격대는 3,990만원에서 4,695만원에 이른다. 2.7ℓ와 3.3ℓ, 3.8ℓ 엔진을 탑재한 오피러스의 가격대가 3,590만~5,160만원임을 감안할 때 비교적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다. 더불어 3.3ℓ와 3.8ℓ 직분사 엔진을 얹은 제네시스의 4,310만~6,290만원에 비해선 상당히 저렴한 편이다.
가격이 싼 대신 경쟁에서 열세인 부분도 있다. 오피러스와 제네시스의 경우 변속기가 각각 6단과 8단이지만 체어맨H는 5단이다. 연료효율도 오피러스와 제네시스가 ℓ당 10km대인 반면 체어맨H는 2.8ℓ가 8.8km, 3.2ℓ는 8.7km에 불과하다. 최대토크는 오피러스와 비슷하지만 체어맨H의 무게가 오피러스와 제네시스보다 70kg 정도 무거워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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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제네시스 |
그럼에도 쌍용차는 큰 차를 선호하는 국내 준대형차 소비자들의 취향에 기대를 걸고 있다. 실제 차체 길이의 경우 체어맨H가 5,050mm로 가장 길다. 너비는 1,825mm로 오피러스나 제네시스보다 좁다. 쌍용차 관계자는 "너비가 좁아도 실내는 좁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넓다"며 "숫자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쌍용차가 체어맨H 선전에 희망을 거는 항목은 벤츠 DNA다. 체어맨 개발 당시 벤츠의 기술 노하우를 적극 활용한 덕에 일부에선 체어맨을 두고 "저렴한 벤츠"라는 호칭까지 부여했을 정도. 이런 이유로 신형 체어맨H에도 벤츠 이미지가 담겨져 있음을 은근히 내세운다는 계획이다. 동시에 가격경쟁력을 앞세우면 현대·기아차에 어느 정도 위협적인 존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에선 현대·기아차에 비해 쌍용차의 판매망이 열세라는 점에서 신형 체어맨H가 관심은 끌어도 비약적인 판매증가로 연결되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실제 지난 4월까지 체어맨H는 1,184대가 판매된 데 비해 제네시스는 8,818대가 팔렸다. 소비자들의 관심에서 멀어진 오피러스도 기아차의 영업망 규모 덕분에 2,182대가 판매됐다. 쌍용차 관계자는 "체어맨H가 오피러스 정도만 판매되면 엄청난 성공"이라며 "그래서 직접 타깃도 오피러스로 정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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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 오피러스 |
한편, 쌍용차는 신형 체어맨H의 앞뒤 모양 변경을 기반으로 신차 이미지를 집중 부각한 뒤 하이오너 세단 성격을 적극 알릴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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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용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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