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가 메인 후원사로 참여하는 티빙슈퍼레이스가 결국 영암 F1 서킷을 등지고 강원도 태백레이싱파크를 다시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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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4일 영암 KIC에서 펼쳐진 슈퍼레이스 개막전 |
티빙슈퍼레이스는 당초 올해 개막전을 비롯한 대부분의 경기를 영암 코리아내셔널서킷(KIC)에서 치르기로 계획했었다. 그러나 영암 서킷이 아직 준공 미승인 단계여서 유료 입장객을 수용할 수 없게 됨으로써 결국 태백으로 경기장을 옮길 수밖에 없게 됐다. 이에 따라 올해 영암 경기를 준비했던 선수들이 혼란에 휩싸이는 등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모터스포츠 업계에선 이 같은 혼선이 이미 예상됐다는 반응도 적지 않다. 지난달 티빙슈퍼레이스 시리즈 1전이 영암에서 열렸지만 영암 KIC의 최종 준공승인이 나지 않은 상황이었던 것. 주최측은 준공이 5월 이전에 끝날 것으로 예상하고 경기 계획을 잡았지만, 전남과 농어촌공사 간의 토지 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아 준공승인이 뒤로 미뤄졌다는 설명을 내놓고 있다. 유료 입장객을 통해 어느 정도 수익을 기대했던 주최측으로선 준공 미승인이라는 암초를 만난 셈이다.
영암 KIC는 지난해 10월 포뮬러원(F1) 코리아그랑프리가 열리며 국내 모터스포츠의 새 메카로 자리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당시 F1 대회는 임시 허가를 받아 진행됐고, 경주장은 여전히 준공 미승인 상태다. 때문에 지난해 F1에 이어 11월 예정됐던 F3가 시설 사용과 안전 문제로 취소됐고, 이후 간간히 열린 자동차회사의 신차 시승 이벤트 외에는 제대로 된 자동차경주는 전무했다. 이런 상황에서 티빙슈퍼레이스의 2011 시즌이 KIC에서 화려하게 막을 올렸지만 결국 한 경기 만에 나머지 일정은 전면 변경되기에 이르렀다.
티빙슈퍼레이스 주최측이 경기장을 전격적으로 바꾸게 된 이유는 레이스 자체가 유료관람을 원칙으로 하는 상업적인 프로 대회기 때문이다. 영암의 경우 경기장이 준공 미승인 상태여서 상업적인 경기를 치를 수 없다. 허가도 되지 않은 KIC에서 유료 대회는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게다가 대회 규모도 F1 서킷 전체를 사용하기엔 벅차다는 지적도 곳곳에서 들리고 있다. 따라서 3.045km의 상설 트랙을 활용, 대회를 치러낼 수 있을 것이란 슈퍼레이스측의 기대는 결국 수포로 돌아간 셈이다. 준공승인이 나고 체육시설로 등록돼야 정상적인 대회 운영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슈퍼레이스 관계자는 "서킷 사용을 비롯한 여러 문제가 겹쳐 대회 일정을 변경하게 됐다"며 "관중들의 편의를 위해 2전은 토요일에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무엇보다 대회 정상화가 중요한 만큼 안정적인 일정을 소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경기장 변경의 원인이 된 준공 미승인 문제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전라남도 F1코리아그랑프리조직위원회 관계자에 따르면 KIC의 준공심의는 7월 이후에야 가능하다. 현재 가설 스탠드(9만6,000여 석)를 비롯, 모든 공사를 마쳤지만 경주장 부지 소유권이 한국농어촌공사에 있어서 준공 승인이 되지 않고 있는 것. 농어촌공사가 전라남도에 부지를 양도해야 승인이 가능하다. 그러나 부지 양도 문제는 쉽게 풀리지 않을 전망이다. 간척지를 개간해 경주장이 건설된 탓에 부지 가격 산정을 놓고 농어촌공사와 전라남도가 팽팽한 줄다리기를 하고 있어서다. 게다가 그간 중단됐던 영암군 삼호읍 F1대회 경주장 부지(187만3,000㎡)에 대한 감정평가도 현재 한국감정원의 재감정이 진행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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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레이스 2전부터 경기가 치러질 태백레이싱파크. 사진은 지난 1일 펼쳐진 SSC 경주장면 |
조직위 관계자는 "현재 총리실에서 관련 내용을 조율중이고, 곧 마무리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면서 "7월초면 윤곽이 드러날 것이고, 바로 체육시설 인가를 통해 수익활동도 펼칠 수 있게 될 것"이라 말했다.
KIC가 7월 공식 체육시설로 인가를 받게 되면 영암 서킷은 국내 최초 "그레이드 원(1)"을 획득한 국제 규격 자동차 경주장 역할을 수행할 수 있게 된다. F1은 물론 F3 등의 대회를 치르는 데에도 걸림돌이 없어진다. 조직위의 계획이 일정대로 진행된다면 티빙슈퍼레이스의 4전과 최종전은 KIC에서 열릴 가능성이 높다.
갑작스런 일정 변경으로 혼란에 빠진 사람은 선수들과 팬이다. 경주팀 관계자는 "올 시즌을 대비해 영암 서킷에 맞게 세팅 데이터를 모으고 있었다"며 "이제는 다시 태백으로 가야 해 미캐닉과 선수 모두 신경이 곤두선 상태"라고 전했다.
한편, 태백레이싱파크는 슈퍼레이스를 위해 이미 정해진 KGTGP와 SSC 대회 일정을 한 주씩 뒤로 미뤄, 당분간 아마추어와 프로 경주를 모두 소화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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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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