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틀랜타=연합뉴스) 안수훈 특파원 = 수년 전 문을 닫은 미국 포드자동차 조지아공장 터에 독일 스포츠카 제조업체인 포르셰가 입주할 예정이어서 눈길을 끌고 있다.
조지아 주 지방신문인 "애틀랜타 저널 컨스티튜션"은 11일 포르셰가 애틀랜타 북동부 샌디 스프링스에 있는 북미 본부를 남부 해퍼빌에 있는 포드 공장터로 이전할 방침이라고 보도했다. 포르셰는 해퍼빌의 포드 공장터에 북미 본부 사옥을 건설하고 영국 실버스톤에 있는 시험운행장과 비슷한 시설을 설치해 운영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포드는 지난 1947년 해퍼빌에 조립공장을 건설해 중형 승용차인 토러스와 머큐리 세이블을 생산해오다가 60여년 만인 2006년 10월 문을 닫고, 130에이커(0.5㎢)의 부지는 지난 2008년 부동산 개발회사인 제이콥 디벨로프먼트에 매각했다.
해퍼빌의 포드공장에 이어 60년간 미니밴을 생산해온 제너럴 모터스(GM)의 조지아 도라빌 공장도 2008년 9월 문을 닫음으로써 조지아 주에는 미국 자동차 빅3 공장이 하나도 남지 않게 됐다.
이는 일본 토요타와 현대자동차의 앨라배마 공장 및 기아자동차의 조지아 주 웨스트포인트 공장 등 외국 자동차 회사들이 남동부 지역에 핵심 생산기지를 건설하며 새로운 자동차 벨트를 형성하고 있는 것과 대조를 이뤄 관심의 초점이 됐었다.
자동차 전문가들은 문을 닫은 GM과 포드 공장 모두 전미자동차노조(UAW)에 가입해 노조의 영향력이 강했던 공장들로, 고유가가 계속되면서 주요 생산 차종이던 트럭과 미니밴의 매출이 급감하면서 경영난을 견디지 못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특히 포드가 공장문을 닫은 뒤 이 지역은 메트로 애틀랜타를 남북으로 연결하는 전철역이 폐쇄되고, 애틀랜타 하츠필드 잭슨 국제공항과 연결해 공항도시로 개발하려는 계획도 경기침체로 진전을 보지 못한 채 방치돼 왔었다. GM의 도라빌 공장터도 많은 개발업체들을 중심으로 다양한 개발계획만 무성한 채 진전을 보지 못하고 3년째 굳게 문이 닫혀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유럽의 자동차 업체인 포르셰가 입주하게 됨에 따라 지역경제 활성화와 인근 지역의 개발붐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해퍼빌 시가 속해 있는 풀턴 카운티의 윌리엄 빌 에드워즈 커미셔너는 "해퍼빌 지역은 저소득층 주민이 많아 슬럼가로만 잘못 알려져 왔지만 공항과 가깝고, 기업들의 물류센터도 많이 입주해 있는 "가공되지 않은 다이아몬드"와 같은 곳"이라며 포르셰 북미본부의 이전이 지역발전의 계기가 되기를 기대했다.
포르셰를 인수할 예정인 유럽 최대 자동차 업체인 독일 폭스바겐은 10억 달러를 투자해 2년여 만에 완공한 테네시 주 채터누가 공장에서 오는 24일 부터 양산체제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미국 월 시장 점유율 10%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는 현대기아차와 2018년까지 토요타자동차를 제치고, 세계 1위 자동차 회사를 목표로 야심차게 미국시장 공략을 시작한 폭스바겐 등 외국자동차 업체들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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