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고급의 친환경, 벤츠 S500 4매틱 블루이피션시 롱

입력 2011년05월16일 00시00분
트위터로 보내기카카오톡 네이버 밴드 공유
벤츠가 S클래스에 속속 친환경을 더하고 있다. 브랜드 최초의 하이브리드 추가(S400 하이브리드), 친환경 디젤 엔진(S350 블루텍) 보강에 이어 이번에는 가솔린 전 모델에 "블루이피션시"라는 친환경 기술을 융합했다.

블루이피션시는 지속가능한 벤츠의 모든 활동을 일컫는 용어다. 현재 사용 가능한 친환경 기술과, 미래를 위한 지속 가능 솔루션을 개발을 위해 보유한 미래 기술 전문 지식을 아우른다. 따라서 지구 기후 변화와 고유가가 심각한 현재의 상황에 벤츠가 제안하는 하나의 ‘미래’라는 것이 회사 설명이다.

벤츠의 플래그십 S클래스와 블루이피션스의 만남은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연료를 많이 소비하고 배출가스를 많이 배출한다는 비판을 피하기 힘든 대형 고급세단과 친환경 기술의 만남이기 때문이다. 이는 소비자에게 더 큰 "자부심"을 부여한다는 뜻이 된다. 브랜드 이미지 제고는 새삼 언급할 필요조차 없는 일이고 말이다. 최강의 고급스러움에 친환경이 더해진 벤츠 S500 4매틱 블루이피션시 롱을 시승했다.

▲ 스타일
이름만 봐도 알 수 있듯 롱 휠 버전을 채택하고 있다. 극단적으로 넓힌 휠베이스는 뒷좌석 탑승자의 공간을 최대한 확보하고 고급스러움과 안정감을 선사한다. 우리나라에서 S클래스가 갖는 전형적인 이미지인 "회장님 차"를 나타내는 데 있어 전혀 부족함이 없다.

헤드 램프에는 최신 유행인 LED이 적용됐다. 범퍼에 위치한 주간주행등은 지난 12월 관련 법규 개정을 통해 합법화됨에 따라 아낌없이 적용됐다. 담대하게 중앙에서 양단으로 이뤄진 그릴 디자인은 역동적인 모습을 더했다. 리어 램프에도 LED가 사용됐다. 52개에 이르는 램프가 세련미와 고급스러움을 나타낸다.

인테리어는 전체적으로 검정 톤을 사용했다. 앞쪽 도어에서 클러스터, 센터 페시아, 글러브 박스, 다시 반대쪽 도어로 이어지는 고광택 우드 장식은 S클래스 성격을 말해준다. 4개의 다리를 가진 스티어링 휠에도 동일한 소재를 채택해 통일성을 기했다. 하지만 스티어링 휠의 고광택 우드 부분은 미끄러운 감이 없지 않다.

기어 레버의 위치가 독특하다. 벤츠만의 개성이다. 다른 차라면 와이퍼 작동 레버가 달린 곳에 기어 레버가 자리잡고 있다. 대신 와이퍼 작동 레버는 방향 지시등 레버와 함께 들어간다. 그 위쪽으로는 크루즈 컨트롤, 더 안쪽으로는 스티어링 위치 조절 레버가 장착돼 있다. 총 4개의 레버가 스티어링 휠에 달려 있어 약간 산만한 느낌이 든다는 지적도 있지만 익숙해지면 그 편리함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클러스터는 100% 디지털이다. LCD창을 디지털화해 가시성을 한껏 높였다. 스티어링 휠에 달린 버튼으로 클러스터 상의 트립 컴퓨터 모니터를 조종할 수 있다.

센터 페시아는 간결하다. 중앙의 모니터를 중심으로 바로 밑에는 업다운 방식의 공조레버, CD체인저, 재떨이, 컵홀더, 미디어 컨트롤 레버, 암 레스트로 이어진다. CD체인저와 재떨이, 컵홀더에는 원터치식 슬라이드 뚜껑이 있어 사용하지 않을 때 닫아놓으면 깔끔한 상태가 된다. 암 레스트와 미디어 컨트롤 레버 사이에는 사다리꼴 모양으로 블루투스 전화기능을 사용케 하는 다이얼이 달려 있다. 이 역시 평상시에는 뚜껑을 닫게 돼 있어 시선의 분산을 막았다. 암 레스트는 양 방향으로 열린다. 운전자가 사용할 때는 운전석 쪽으로 조수석 탑승자가 사용할 때는 그쪽으로 열린다.

센터 페시아와 앞좌석 헤드 레스트에 설치된 모니터는 각 자리에서 각기 다른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S클래스 멀티미디어 시스템의 가장 큰 특징인 스플릿 모니터다. 다만 주행시 운전자 쪽의 모니터에는 안전 운전을 위해 내비게이션 화면만 나온다. 같은 모니터를 사용하는 조수석의 경우 보는 각도에 따라 화면이 다르게 나온다. 서로의 콘텐츠가 내는 소리가 충돌하는 것을 막기 위해 무선 헤드셋이 제공된다. 뒷좌석용 멀티미디어 리모컨도 함께 들어간다. 그간 불만으로 제기됐던 내비게이션은 1년간 한국의 지형을 종합적으로 조사, 개발한 벤츠 전용이다. 현재 S클래스만 적용된다. 그러나 조작에 있어 최상이라고 하기엔 무리가 따른다. 앞으로 더욱 다듬어야할 부분이다.

▲ 성능
배기량 4,663cc의 V8 가솔린 직분사 트윈터보 엔진이 장착됐다. 이전보다 1,000cc가량 배기량이 낮아졌다. 그러나 마력은 435마력으로 48마력 높아졌다. 토크도 17.4kg·m 증가했다. 트윈터보 덕분이다. 변속기는 7단 자동변속기로 최근의 대형세단들이 8단 변속기를 적용하는 것과는 다른 행보다. 성숙되지 않은 기술은 쓰지 않는다는 벤츠만의 고집이다. 프리미엄 브랜드에서는 이런 고집이 브랜드 이미지로 직결된다. 때문에 벤츠는 기술에 있어서는 "보수"로 통한다. 사륜구동 시스템인 4매틱이 장착됐다.

시동을 걸었다. 가솔린 엔진을 장착해 배기량이 4,500cc가 넘는데도 굉장히 조용하다. 천천히 가속을 해봐도 실내로 들어오는 엔진 소음은 거의 들리지 않는다. 트윈터보를 적용한 덕분에 출력과 토크도 보강됐다. 출발시 저속에서 차를 안정되게 밀어내고 이후의 가속에서도 힘이 부친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2t이 넘는 차 무게를 감안하면 전반적으로 엔진의 힘은 부족함이 없다.

속도를 더욱 높여봤다. 엔진 회전수가 높아짐에 따라 약간의 엔진음이 귀를 울린다. 그러나 신경을 거슬리는 소리가 아니다. 중저음으로 낮게 깔려 마치 웅장한 클래식 음악을 듣는 기분이다. 날 서고 폭발적인 슈퍼카들의 그것과는 확연히 다른 맛이다. 차의 성격과 주 소비층을 고려한 벤츠의 노력이 엿보인다.

직진주로에서 속력을 120km/h 이상으로 높여갔다. 저속에서나 고속에서나 엔진의 힘은 일관되게 차를 받친다. 속도가 높아질수록 차는 더욱 낮게 깔려 빠르게 도로를 지치고 나간다. 육중한 몸을 아주 민첩하게 움직인다.

곡선주로에서는 4매틱의 진가가 드러난다. 무게와 크기를 생각할 때 곡선에서 바깥쪽으로 밀리는 현상이 일어날 법도 한데 흐트러짐 없이 도로를 빠져나간다. S클래스의 초점이 ‘편안함’에 맞춰져 있으므로 한 치의 불안함도 용납할 수 없다는 벤츠의 고집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급격한 차선 변경에도 흔들림이 없다. 이쯤 되니 스포츠카를 타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착각도 들었다.

공인연비는 7.8km/ℓ로 기존 S500 4매틱의 6.5km/ℓ와는 1.3ℓ의 차이가 난다. 수치상으로도 나타나듯 확실히 높은 연비를 이끌어냈다. 그렇다고 동력성능에서 손해를 본 것도 아니다. 엔진 다운사이징과 터보 장착으로 인한 장점을 십분 살린 덕분이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km당 292g로 친환경에 동참한다는 자부심을 갖기에 충분하다.

▲ 총평
높은 연료효율과 동력성능의 공존은 예전엔 상상도 할 수 없었다. 마치 상반된 가치처럼 효율과 성능은 정반대의 그래프를 보여 왔다. 그러나 최근의 자동차들은 그런 선입견을 비웃기라도 하듯 높은 효율과 성능을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이는 프리미엄과 대중차를 가리지 않고 나타나는 경향이다.

벤츠도 이런 흐름은 비켜갈 수 없다. 이무리 기술적용에 보수적인 브랜드일지라도 말이다. 특히 업계 선도자 위치를 자처하기 때문에 다른 브랜드보다 먼저 두각을 나타내야 한다는 일종의 강박관념도 있었을 것이다. 따라서 브랜드의 최고 맏형인 S클래스에 제일 먼저 모든 라인업에 친환경을 적용시켰다는 점은 친환경에 있어서만큼은 남들보다 앞서고 싶다는 벤츠의 의도를 명확하게 드러낸 것이다. 곧 E클래스와 C클래스도 이런 전략에 동참할 계획을 앞두고 있다. S500 4매틱 블루이피션시 롱의 가격은 1억 9,920만원이다.

트위터로 만나는 오토타임즈 : http://twitter.com/Autotimes_kr

시승/박진우 기자 kuhiro@autotimes.co.kr
사진/권윤경 기자 kwon@autotimes.co.kr



무통장입금 정보입력
입금할 금액은 입니다. (입금하실 입금자명 + 입금예정일자를 입력하세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