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가 한-EU FTA 발효 이전임에도 23일부터 관세폭 인하만큼 차 값을 내리기로 했다. 수입차 업계에선 가장 먼저 관세 인하를 이용한 이른바 "FTA 마케팅"에 나선 셈이다. 하지만 차 값 인하폭이 평균 100만원 정도여서 일부에선 판촉을 위한 "생색내기"라는 지적도 일고 있다.
볼보가 내세운 관세 인하폭은 기존 8%에서 5.6%다. 오는 7월1일 이후 3년에 걸쳐 관세가 없어지는 것이어서 올해 내려갈 관세율 2.4%P를 적용한 셈이다. 이 기준에 따르면 볼보에서 가장 비싼 S60 T6 EXE는 8,000만원에서 7,887만원으로 110만원 정도가 인하됐다. 가장 저렴한 C30 D4는 3,890만원에서 3,837만원으로 53만원의 구입비가 줄어든 셈이다. 차 값 인하에 따른 등록세와 취득세 등의 또 다른 세금 하락도 있어 실제 구입 때 비용은 더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이 정도 가격 인하가 실제 업계에 미칠 파장은 적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자동차동호회연합 이동진 대표는 "평균 100만원이 내려갔다고 볼보 판매량이 하루아침에 두 배로 늘어나지는 않을 것"이라며 "FTA 마케팅을 하려면 2.4% 관세율 하락 외에 추가적인 회사의 가격 경쟁 의지가 었어야 했다"고 설명했다. 볼보가 보다 공격적인 가격 인하 의지를 내보일 때 의미 있는 판매실적을 거둘 수 있다는 얘기다.
반면 볼보의 FTA 마케팅은 유럽 제조사의 한국 업체 공략을 위한 신호탄이라는 해석도 있다. 필요할 경우 3년에 걸쳐 사라지게 돼 있는 관세를 수입사들이 앞당겨 활용할 수 있다는 것. 한 수입업체 관계자는 "일단 2.4% 인하로 반응을 본 뒤 나머지 관세율 6.6%를 적절한 시기에 활용한다면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볼보가 이미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 아니냐"는 반응을 나타내기도 했다.
이에 대해 볼보차 관계자는 "아직 추가 인하 등은 검토한 바 없다"며 "소비자 혜택 차원에서 FTA 마케팅을 먼저 시행한 것뿐"이라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한편, 수입차 업계는 볼보의 이번 FTA 마케팅 효과에 주목하고 있다. FTA 마케팅이 소비자에게 확실한 구매 장점이 될 경우 FTA 발효 전 사전 가격 인하에 동참할 수 있어서다. 수입차 관계자는 "볼보로선 가격 인하보다 이번 마케팅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기회가 된 것은 분명한 것 같다"며 "효과가 있을 경우 다른 수입업체들도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 아니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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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용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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