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권혁창 기자 = 자동차 엔진 핵심 부품 생산업체인 유성기업의 파업이 이달 말까지 지속되면 국내 5개 완성차 업체의 생산 차질은 5만 대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
현대·기아차 등 완성차 업계는 23일 유성기업이 파업과 직장폐쇄로 완성차 엔진에 들어가는 피스톤링, 캠 샤프트 등의 부품을 5월말까지 공급하지 못하면 현대·기아차 4만 대를 비롯해 한국지엠, 르노삼성, 쌍용차[003620] 등 5개사를 합쳐 총 5만 대의 생산 차질을 빚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경우 피해 규모는 1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업계 일각에서는 전망하고 있다.
완성차 업체들은 현재 유성기업이 미국 크라이슬러 3개 공장에 부품을 공급하고 있어 수출 중단시 크라이슬러는 시간당 10억원 이상의 손실을 볼 것으로 예상돼 국가 신인도 하락도 우려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유성기업은 부품 공급 중단 시 5개 고객사에 시간당 18억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도록 돼 있어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회사 도산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유성기업 노조의 파업으로 사측이 전날까지 입은 직접 피해액은 1,111억9,6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했다.
민주노총 소속인 유성기업 노조은 이날 오전에도 아산공장과 영동공장에서 생산라인을 점거한 채 파업을 계속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대차 울산공장은 이날 투싼ix 디젤 모델을 생산하지 못하고 있으며, 엔진공장은 주간조 근로자 70여 명이 이날 오후 2시부터 생산을 중단했다. 지난 20일 야간근무조부터 생산이 중단된 기아차 소하리공장 카니발 라인은 이날 오후부터 일단 가솔린 차는 생산을 재개했으나 디젤 라인은 여전히 정상화되지 못하고 있다.
현대·기아차 협력업체 대표단 15명은 이날 오후 유성기업 아산공장을 항의 방문해 파업 중단과 조업 정상화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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