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업계와 삼성화재 간 갈등이 아직도 풀리지 않고 있다.
지난 2월27일자 본지 보도를 통해 알려진 수입차업계와 삼성화재 간의 대립이 현시점까지 해결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장기화 양상까지 보이고 있다. 삼성화재는 수입차업체들이 공임이나 부품값을 지나치게 높게 책정해 보험료 인상 요인이 되고 있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고, 수입차업계는 삼성화재가 억지를 부려 보험료를 임의 사정하는 바람에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입장 차이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
▲갈등, 왜 생겼나
보험수가를 둘러싼 양측의 입장 차이는 수입차업계의 거센 반발을 불러왔다. 삼성화재에게 받아야 할 보험금을 제대로 받지 못하자 업계의 불만이 폭발한 것. 수입차업계는 "그동안 삼성화재에 당하고만 살아 왔다"며 "이제는 제아무리 삼성이라도 변해야 할 때"라는 입장을 견지했다. 특히 대기업이 딜러로 다수 포진해 있는 BMW측의 대응이 강경했다. 딜러 전체가 똘똘 뭉쳐 삼성화재에 맞섰던 것. 이에 따라 삼성화재는 "자승자박"의 형국이 됐다.
▲3개월간 어떤 일 있었나
양측의 갈등이 보도되자 마음이 급해진 쪽은 삼성화재였다. 잃을 게 없다고 판단한 수입차 딜러들은 정당성을 알리기 위한 자료 수집에 나섰다. 이 와중에 가장 반발이 심한 곳 가운데 하나였던 A사와 삼성화재가 합의했다는 소문이 퍼졌다. 삼성화재가 보험금을 정상 처리해줬다는 것. A사 관계자는 "삼성화재의 행태가 보도되는 게 삼성측에는 부담으로 작용한 것 같다"며 "보험금 정상 지급에 따라 지난 3월말 삼성에 대한 소를 취하하고 현재는 별다른 문제점이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직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업체도 있다. 소송을 진행중인 B사의 경우 "갈 때까지 가보자"라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B사 관계자는 "3가지 큰 이슈가 물려 있다"며 "첫 번째로 삼성화재가 가장 문제 삼았던 시간 당 공임은 정부가 인정하는 감정기관에 의뢰하고 결과를 받은 상태"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부품 마진 등의 문제는 원가 산출을 끝냈고, 작업시간 등의 문제는 외부기관인 미국 미첼에 사실 조회 요청을 해놨다"라며 "그러나 정부의 시간 당 공임 결과를 삼성화재가 인정하지 않고 있어 판사가 지정하는 제3업체에 다시 의뢰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내용이 정리되는 시점은 9월 이후로 "그 때쯤이면 소송에 대한 결론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B사는 예상했다.
또 다른 딜러인 C사와 D사도 소송을 진행중이다. C사 관계자는 "항간에 알려진 것처럼 딜러별로 대응하는 게 아니라 딜러 전체와 브랜드 본사 차원에서의 소송"이라며 "문제가 해결되려면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전했다.
▲입장 차이 커 사태해결에 오랜 시간 걸릴 듯
삼성화재와 합의한 A사도 언제 상황이 바뀔 지 몰라 예의주시하고 있다. A사 관계자는 "지금은 보험금이 정상 처리되고 있으나 일시적인 미봉책일 수도 있다는 판단이다"며 "이미 8개월 이상 소모전을 펼쳐와 피로도가 높기 때문에 소는 취하했지만 관련 자료는 계속 수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B사 관계자는 "모든 자료가 삼성화재에 불리하다는 걸 그들이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조심스레 승소를 점치고 있다"는 반응이다. 수입차업계는 전반적으로 이번 사태에 대해 "진행중인 소송들은 향후 삼성화재와 업계의 풀리지 않는 반목을 해결할 사안이 될 수 있는 만큼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며 "앞으로 삼성화재가 주장해 온 것처럼 공임이나 부품 마진 등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거둬내는 데 노력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삼성화재는 이에 대해 "합의한 업체도 있고 법적인 판단에 맡겨야 하는 업체도 있다"며 "대립해서 이전투구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보다 법원 판단에 따르자는 게 회사 방침"이라고 말했다. 회사측은 정부 인정 감정기관이 제시한 시간 당 공임을 삼성화재가 거부하는 건 잘못이라는 비판에 대해서는 "소송에 있어 법적 판단의 근거가 될 수 있는 자료의 경우 소송에 관계된 양사 간 공정해야 한다는 원칙이 있다"며 "따라서 우리도 인증업체를 선정하거나, 여의치 않을 경우 법원이 인정하는 업체에 의뢰해 공신력있는 결과를 얻기 위한 과정이 필요하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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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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