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통 스포츠카로 정평이 난 포르쉐가 스포츠카보다는 세단과 SUV 판매가 늘어 "역동성" 이미지가 줄어든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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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쉐 전체 판매는 늘었지만 스포츠카는 줄어 들었다. |
23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 통계자료에 따르면 올해 포르쉐 누적판매는 총 525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38대를 훌쩍 넘어섰다. 대당 평균 가격이 1억5,000여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지극히 이례적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하지만 포르쉐의 선전은 정통 스포츠카가 아니라 SUV 카이엔과 세단 파나메라가 견인했다. 실제 카이엔의 올해 누적판매는 5월까지 총 266대(카이엔 디젤, 하이브리드, S, S 하이브리드, 터보)로 지난해 같은 기간 29대(카이엔 GTS, S, 터보)에 비해 월등히 늘었다. 전체 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51%로 지난해의 12%에 비하면 포르쉐가 SUV 메이커로 바뀐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돌 정도다. 포르쉐 최초 세단인 파나메라도 마찬가지다. 올해 184대(파나메라 4, 4S, S, 터보)로 전체 포르쉐 판매에서 35%를 차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비중이었던 39%보다는 약 4%P 떨어졌지만 그래도 순수한 판매량(지난해 94대)만 놓고 보면 두 배 늘어 브랜드 내에서의 인기도를 입증했다.
반면 박스터에서 911까지 이어지는 스포츠카 라인은 지난해 49%(5월까지 누적판매)에서 올해 14%로 크게 줄었다. 차종별 판매에서도 911 카레라 4S는 지난해 5월까지 17대가 팔렸지만 올해는 8대에 그쳤고, 911 카레라 S 쿠페도 작년 11대에서 2대로 급감했다. 스포츠카의 대명사 포르쉐가 "SUV와 세단 전문 제조사로 바뀐 게 아니냐"는 지적의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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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판매를 이끈 것은 SUV인 카이엔이다. |
이와 관련, 포르쉐 국내 수입·판매를 맡고 있는 슈투트가르트 이재원 이사는 "SUV 카이엔과 세단 파나메라의 인기가 높아져 반대급부로 스포츠카 비중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라며 "포르쉐의 스포츠카의 변경 시점이 올해여서 주요 소비자들이 구입 시점을 내년 이후로 미룬 것도 하나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현재 카이엔과 파나메라 마케팅에 힘을 쏟는 것도 일부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을 내놨다. 그는 이어 카이엔과 파나메라 위주로 판매가 늘면서 포르쉐의 스포츠카 입지에 문제가 생기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포르쉐는 모든 차종에 스포츠카 성격을 담아내려는 의지가 있어 브랜드 이미지는 쉽게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한편, 현재 포르쉐의 경우 서비스가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서울과 분당, 부산 단 3곳인 서비스센터로는 늘어난 판매량을 소화할 수 없다는 것. 이에 대해 이재원 이사는 "소비자 대부분이 서울, 경기 지역에 몰려 있어 서비스 센터가 부족하지는 않다고 본다"며 "판매가 더 늘어나면 서비스 인프라 확충을 생각하겠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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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우 기자
kuhiro@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