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신형 QM5, 조용한 SUV의 표본

입력 2011년06월27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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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자동차 QM5는 2007년 첫 출시 이후 16만대가 팔렸고, 이 가운데 13만 대가 수출된 도시형 CUV다. 정통 SUV 야성미보다 감성적이고 부드러운 이미지가 특징이다. 프랑스 남부 지방의 자유로운 성향이 묻어나는 QM5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는 출시 당시 파격적이었던 파노라마 선루프. 탑승객 모두에게 답답함을 해소할 "잇(It)" 아이템으로 큰 관심을 모았다. 또한 트렁크 문이 위아래로 열리는 클렘쉘 테일게이트도 실용의 상징으로 주목받았다.



그럼에도 지나치게 프랑스 감성이 표현돼 국내 소비자들의 정서와는 잘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일부 있었던 게 사실이다. SUV는 곧 디젤로 대변되는 시장에서 가솔린에 주력한 것도 판단 착오로 지목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신형 QM5는 디젤이 주력이다. 새로 출시된 QM5 2,000cc급 디젤을 강원도에서 타봤다. 시승 코스는 까다로우면서 핸들링의 절정을 느낄 수 있는 진고개와 시원하게 뻗은 고속도로 등이다.



▲스타일

가장 크게 달라진 건 앞 모양이다. 르노삼성은 현대적이고 세련된 도시 감각을 최대한 살리면서도 SUV의 역동성을 강조했다고 설명한다. 헤드램프 디자인을 날렵하게 다듬었고, 라디에이터 그릴과 안개등은 물론 앞범퍼도 모양을 바꿨다. 언뜻 보면 각지고 큰 SM3 같기도 하다. 르노삼성차도 큰 틀에서 패밀리룩을 표현하고 있는 셈이다. 이외는 사실 거의 달라진 게 없다. 휠 디자인은 화려한 편이어서 전체적인 균형미를 느낄 수 있게 도와준다.



문을 열고 차에 올랐다. 단단하지 않지만 너무 푹신하지도 않은 적당한 강도의 시트가 운전자를 맞이한다. 인테리어도 전반적으로 구형과 큰 차이가 없지만 그동안 지적된 마무리 품질을 높인 게 눈에 띈다. 특히 내비게이션 하우징은 한층 완성도가 높아졌다. 계기판의 시인성도 나쁘지 않다. 하지만 LCD모니터를 통해 운전자에게 다양한 정보를 전달하는 최근 추세와 달리 이전 방식을 고수하고 있는 건 아쉽다.



최대 250kg까지 버틸 수 있어 성인 두 명이 충분히 걸터앉을 수 있는 클렘쉘 테일게이트는 완전히 젖혀지는 뒷좌석 시트와 함께 실용성을 높인다. 특히 가방 등을 실을 때 차체 손상을 줄여주는 역할도 한다. 도심형 CUV를 표방하지만 충분한 활용성을 지녀 주말 가족 오토캠핑에도 제격이다. 그러나 캠핑용품을 잔뜩 적재한다면 좁을 수도 있다.





▲주행 & 승차감

시승 때는 폭우가 쏟아졌다. 또한 산길에 짙은 안개가 낀 탓에 긴장을 놓을 수 없었다. 안전운전을 하며 보스 오디오 시스템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을 들었다. 비교적 음질이 선명하다. 또한 차가 매우 부드럽다. 물론 부드러움에는 정숙성이 필수다. 엔진브레이크를 사용하며 내리막 코스를 빠져나오는 동안 엔진 회전이 높아졌지만 귀에 크게 들리지 않는다. 그만큼 조용함에 신경 쓴 노력의 흔적이다. 르노삼성은 엔진 밸런스 샤프트를 적용해 부밍노이즈와 진동을 최소화했다고 설명한다. 여기에 후드 인슐레이션과 소음 차단 유리를 통해 엔진소리의 실내 유입을 줄였다는 점도 내세운다. 더불어 주행시 바닥에서 올라오는 소음을 막기 위해 플로어 인슐레이션과 차체 필러 및 도어 프레임에 소음 차단용 발포 폼을 적용한 점도 강조하고 있다. 도어 실링 면적을 넓힌 점도 진동소음의 개선 흔적이다. 자동차의 기계적 소리마저 모두 소음으로 여기는 국내 소비자들의 특성을 최대한 반영한 셈이다.



실제 주행 시에도 차의 조용함은 인상적이다. 클래식 음악을 들으며 옆 사람과 고속에서 편안히 대화를 할 수 있을 정도다. 시속 100km에서도 동승객과 소리를 지르며 대화했던 경쟁사의 한 차종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물론 반대로 조용하고 부드러운 만큼 공격적인 면은 부족하게 느껴진다. 그러나 동력 성능이 뒤쳐진다는 의미가 아니라 부드럽다는 점에서 그렇다는 얘기다.



이를 입증하듯 엔진 성능은 나쁘지 않다. 연료와 공기 제어 관련 정밀 튜닝을 가한 2.0 dCi(VGT) 디젤 엔진은 173마력, 최대 36.7kg.m의 성능을 낸다. 이날 기록한 최고시속은 190km 이상인데 시속 140km 이상은 어렵지 않게 도달한다. 고속임에도 동승객이 안정감을 느낄 만큼 편안하다. 핸들링도 구형보다 편해진 느낌이다. 한결 부드럽다.



승차감도 편안함에 초점이 맞춰졌다. 충격흡수장치의 성능을 개선해 다양한 속도 영역에서 최대한 편안함을 유지토록 했다는 회사측의 설명에 수긍이 간다. 어차피 공격적인 컨셉트가 아니어서 어느 정도의 좌우 흔들림은 유지했다.



도시형 컨셉트이지만 SUV의 험로 주파 능력도 갖췄다. 옆모습을 살펴보면 진입각과 탈출각을 확보하기 위한 디자인을 엿볼 수 있다. 앞범퍼와 뒷범퍼가 배와 같은 형상을 지닌 것도 이 때문이다. 오프로드 주행이 많다면 4WD 차종을 고르면 된다. 노면 상태에 따라 전자적으로 제어한다. 디젤의 경우 최저 지상고가 185mm로 205mm의 가솔린보다 낮다. 하지만 높이는 1,695mm로 같다. 르노삼성은 매연을 걸러주는 DPF 필터 등 디젤차의 배기 라인 때문에 발생한 차이라고 설명했다.



▲총평

QM5는 거친 남성의 마초적인 매력을 발산하는 차가 아니다. 프랑스 남부 휴양지의 여유로움을 한껏 즐길 수 있는 감성적인 차다. 이런 까닭으로 경쟁 차종에 비해 두 배가 넘는 30%의 여성이 선택했다. 이른바 여성 선호형 SUV라는 얘기다. 그래서 부드러움은 결코 배제할 수 없는 항목이 됐다. 나아가 조용함도 개발의 중요한 포인트로 여길 수밖에 없었다. 연인 또는 가족과 함께 조용한 주말 나들이 가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가격은 2,300만원부터 3,200만원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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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박찬규 기자 star@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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