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패자에서 막강한 경쟁자로"

입력 2011년06월30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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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연합뉴스) 김지훈 특파원 = "일본 차들이 뒤에서 쫓아오던 시절을 보는 것 같다", "현대차는 다른 어떤 업체보다 큰 위협이 되고 있어 매우 걱정스럽다"

미국 자동차 업계의 전문가들이 최근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현대자동차에 대해 내놓고 있는 평가다. 고장이 잦은 저가의 자동차를 파는 업체에서 세계 주요업체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메이저 업체로 성장한 현대차가 경쟁업체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0일 현대차가 불과 10년 전만 해도 고장이 잘 나는 저가의 소형차로 인식되던 시장의 패자였지만 이제는 기아자동차와 함께 시장의 막강한 경쟁업체로 부상했다면서 현대차의 변화상을 집중 조명했다. 이 신문은 현대 엘란트라를 분해해 엔진을 연구하던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엔지니어들이 올해 나온 신형 엘란트라를 보고 나서 깜짝 놀랐다면서 엘란트라가 무게나 연비, 비용 등의 측면에서 GM 엔지니어들이 예상했던 수준을 크게 앞질렀다고 전했다.

1990년대 말까지만 해도 현대차는 전 세계 자동차 업체 중 13위에 머물렀었다. 하지만 현대차는 지난 10년간 결함을 근절하고 품질과 디자인을 개선하는 한편 비용이 적게 드는 지역으로 생산기지를 옮기고 "10년 워런티"와 같은 눈길을 끄는 마케팅을 전개하는 등 절치부심한 끝에 경쟁업체들이 감히 엄두도 못 내는 성과를 이끌어냈다. 최근까지 GM의 기술담당 부회장을 지내 자동차 업계의 산증인으로 꼽히는 밥 러츠는 현대차가 경쟁업체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현대의 신형 엘란트라는 도요타의 코롤라나 혼다의 뉴 시빅보다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연비는 높고 6개 스피커에 6단 기어 등의 고급 사양을 갖추고 있어 출시 5개월 만에 미국시장에서 판매량이 2배로 늘었다. 이런 판매 호조에 힘입어 현대와 기아차는 지난 10년 새 전 세계 판매량이 2배로 늘었고 현대는 아시아에서 닛산을 제치고 도요타에 이어 2위의 업체로 부상했다. 미국 시장에서도 현대와 기아는 작년 시장점유율이 7.7%를 기록해 2001년의 3.3%에서 급등했다. 이런 급성장을 반영해 최근 현대와 기아는 올해 미국 판매량을 기존 목표치보다 6%, 3%씩 각각 상향 조정하기도 했다.

WSJ는 그러나 현대의 이런 급성장이 앞으로도 보장된 것은 아니라면서 생산능력의 확충과 급속한 성장에 따른 품질 문제 가능성, 원화절상에 따른 수출 가격경쟁력 등을 넘어야 할 과제로 지적했다.

hoon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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