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연합뉴스) 여운창 기자 = 세계 최고의 모터스포츠 제전인 포뮬러원(F1)대회의 코리아 그랑프리 개막이 오는 8일로 D-100일을 맞는다. 실질적인 대회운영을 민간인(KAVO)이 아닌 공무원(조직위원회)이 맡아 치르는 첫 대회인 만큼 안팎의 주목과 관심이 어느 때보다 집중되고 있다. 경주장 공사는 모두 완료돼 준공을 위한 행정절차만 남겨 놓았으며 교통, 숙박대책도 작년보다 나아진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올해와 작년의 다른 점은 무엇이고 현재 대회 준비상황은 어디까지 와 있는지 알아보고 남은 기간에 해결해야 할 문제점은 어떤 것들이 있는 지 점검해 본다.
▲올해 대회 언제 어디서 열리나
올해 F1코리아 그랑프리는 오는 10월14일(금)부터 16일(일)까지 전남 영암군 삼호읍 삼포리 간척지에 들어선 KIC(Korea International Circuit.영암F1경주장)에서 열린다. 작년에는 카보라는 민간법인이 대회운영을 맡았다가 운영미숙으로 비난을 산 이후 올해는 공무원들로 이뤄진 조직위가 이 업무를 도맡아 하면서 대회준비 시스템이 완전히 바뀌었다.
올해 대회에는 12개 팀 24명의 드라이버가 5.615㎞의 경주장 트랙을 돌며 3일간 연습주행과 예선전, 결승전을 거쳐 가장 빠른 기록을 보인 선수가 우승컵을 거머쥔다. 지난해에는 16만여 명의 관중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빗속 질주가 펼쳐지면서 크고 작은 충돌사고가 발생하는 등 박진감 넘치는 경기로 전세계 모터스포츠 팬들을 열광시켰다. 작년 첫 대회 당시 일부 설비공사와 조경공사가 끝나지 않은 채 경기를 치러 많은 비난을 샀던 부분도 모두 마무리돼 현재는 최종 준공절차만을 남겨놓고 있다.
▲"흥행 바로미터" 올해 대회 티켓 구매는
작년 대회와 올해 대회의 차이점 중의 하나가 티켓이다. 구입은 작년처럼 F1홈페이지(www.koreangp.kr), 인터파크(www.interpark.co.kr), 농협, 광주은행 등에서 할 수 있다. 그러나 지난해 대회 티켓가격이 지나치게 높았다는 여론에 따라 작년보다 평균 30% 가량 값을 낮추고 초기 구매자들에게는 할인 폭을 50%까지 높여줬다.
티켓 종류는 전일권과 토요일권, 일요일권 등 3종류이며 좌석의 경우 골드와 실버로 나눴던 메인그랜드스탠드를 하나로 합치고 그랜드스탠드도 4종으로 단순화했다. 메인그랜드스탠드 전일권(모든 경기 관람) 최고가는 89만원, 최저가는 18만원, 주력 티켓 가격대는 38만원선으로 정해졌다. 초기 구매자들은 20-50%까지 할인된 가격에 구입했고 8월말까지 10%의 할인혜택이 있으며 단체구매, 장애인, 청소년 할인 등도 도입됐다. 기업대상 VIP 고객에게 선보이는 CS(Corporate Suite) 판매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 CS는 메인그랜드스탠드 최상단에 위치해 서킷 최고의 시야를 확보한 공간으로 42인치 대형모니터와 냉난방, 특급호텔식사, 점심, 전용주차장 등이 제공된다.
▲ 교통, 숙박 대책은
작년 대회에서 문제점을 노출했던 교통, 숙박문제도 착실히 개선되고 있다.
약 3,000여 명에 달하는 대회 관계자에 대해서는 현재 예약이 완료단계에 있으며 일반 관람객 수요는 약 6만여 명으로 3만 개의 객실이 필요할 것으로 조직위는 추정하고 있다. 조직위는 영암 F1경주장을 중심으로 광주·전남권 이용가능 객실이 4만2,557실에 달해 필요객실의 120%를 확보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고급숙박시설이 빈약하다는 지적에 따라 올해는 광주·전남지역 관광호텔급 고급 숙박시설 9곳 626실을 확보했고 크루즈 여행상품 등도 활용된다. 일정 수준 이상의 설비를 갖춘 모텔 151곳도 F1호텔로 지정해 조식·통역서비스를 제공한다.
교통여건은 지난해보다 크게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 작년 "교통지옥"이라는 비난을 샀던 목포에서 영암으로 넘어오는 하구언 교통량의 40%가 곧 개통하는 국도 2호선 대체우회도로로 분산된다. 이 도로를 이용하면 광주나 서울 등지에서 올 경우 목포시내를 거치지 않고 바로 F1경주장을 오갈 수 있다. 대회기간 고속버스와 시내버스가 경주장까지 연장운행하며 KTX 등 임시열차 증편도 협의중이고 인천공항과 무안공항 간 임시항공노선도 협의중이다. 경주장 주변 교통여건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환승주차장, 열차역, 터미널과 경주장을 오가는 셔틀버스를 600대로 늘리고 버스전용차로도 운영할 예정이다.
▲남은 기간 해결과제
지난해 첫 대회를 치른 이후 경주장 건설이나 검수, 카보·카라(한국자동차경주협회)와의 불협화음 등이 해결되면서 올해의 경우 대회 자체에는 별다른 문제점은 없을 것으로 조직위는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교통량이 분산됐다고는 하지만 도로 2곳으로 이를 감당할 수 있을지와 이 도로들이 하나로 합쳐지는 경주장 진입도로의 병목현상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문제점이다. 또 지난해 대회를 치러 봤던 카보가 배제되면서 대회운영을 해본 경험이 없는 인력들이 대회를 치러야 하는 만큼 미숙한 운영이 다시 드러날 수 있다.
수십만원의 비싼 티켓을 구입한 국내 관람객들이 갖고 있는 F1대회의 부대행사에 대한 기대감도 어느 정도까지 채워 줄 수 있지 의문이며 식당과 음료, 화장실 등 경주장 주변 편의시설 확충도 작년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F1대회를 위한 전국적인 붐 조성과 기업 스폰서십, 공중파 TV중계를 위한 주관방송사 선정도 마무리해야 한다.
이밖에도 경주장 부지를 사들이지 못해 준공절차를 끝내지 못한 점, 경주장 주변 모터클러스 조성사업 문제점, F1대회에 대한 일부 부정적인 시각 등도 해결해야 할 숙제들이다. 특히 무엇보다 거의 무관심하다시피한 중앙정부의 지원을 최대한 이끌어 내야 한다는 점은 F1대회가 앞으로 반드시 해결해야 할 가장 근본적인 과제이다. 대회조직위 관계자는 "이제 100일이 남은 만큼 최선을 다해 지금까지 해왔던 일을 정리해보고 문제점도 조속히 해결책을 마련해 올해도 성공대회로 이끌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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