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메가 오르골" TV 광고에서 숨은 장면이 발견됐다. 현대차는 올해 초 변경된 슬로건 "새로운 생각, 새로운 가능성"의 글로벌 런칭을 위한 TV광고를 선보이며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메가 오르골"이라는 이 광고에 화려한 CG 대신 실제 쏘나타 472대가 동원돼 음악을 연주하는 장면이 그대로 담겼기 때문이다. 그런데 광고에는 쏘나타만 등장하는 게 아니라 컨셉트카 아이플로우(HED-7)와 제네시스 쿠페의 일부 모습도 나온다. 게다가 중국버전 광고의 경우 에쿠스도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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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 오르골" 광고 속의 아이플로우 |
오르골은 작은 상자 안에서 태엽으로 돌아가는 원통 위의 수많은 돌기들이 금속판을 튕기면서 소리를 내는 악기다. 메가 오르골은 캘리포니아 스피드웨이에 설치된 세로 90m짜리 초대형 오르골을 쏘나타가 통과하며 사운드를 만들어냈기에 붙여진 이름이다. 또 글자를 자동차로 표현하기 위해 역대 현대차 광고 중 가장 많은 차를 동원했으며, 시속 120km 이상 달리면서도 글자 형태를 유지하기 위한 스턴트 드라이버 팀의 테스트 드라이빙이 몇십 차례 반복됐다는 후문이다.
우선 아이플로우의 등장 시간은 워낙에 짧아 쉽게 알아차리기 어렵다. 472대의 차가 오르골을 통과한 뒤 갖춘 대열에서 한 대가 빠져나와 용광로를 지난다. 이후 1초쯤 단독 질주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 차가 아이플로우다. 제네시스 쿠페는 출발 장면에서 뒷바퀴만 등장, 타이어가 연기를 내며 출발한다. 이 장면 때문에 뒷바퀴 굴림 방식의 쏘나타가 아니냐는 의심을 사기도 했지만 몇몇 디자인 요소가 제네시스 쿠페와 동일한 것으로 분석됐다. 에쿠스는 중국 버전 광고에서 볼 수 있다. 드라이버들이 차에 탑승하는 첫 장면과 주행중에도 자연스럽게 등장한다. 또한 대열에서 한 대가 이탈하는 장면도 쏘나타가 아닌 에쿠스가 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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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속의 제네시스 쿠페의 뒷바퀴. 쏘나타 후륜구동차가 아니냐는 오해를 낳기도 했다. |
이처럼 현대가 광고에 메시지를 숨기는 전략을 펼친 데 대해 광고업계의 한 관계자는 "새로운 슬로건의 글로벌 런칭 광고라는 점이 크게 작용했을 것"이라며 "현대차의 자존심인 쏘나타를 대거 등장시킨 데다 아이플로우라는 컨셉트카로 이어지는 장면은 미래 비전의 표현이라 볼 수 있다"고 평했다.
한편, 아이플로우는 차체 일부를 플라스틱으로 만들어 경량화에 중점을 둔 현대차 최초의 디젤 하이브리드 컨셉트다. 최고출력 115마력(PS)의 1.7ℓ급 U2 디젤 엔진에 하이브리드 시스템과 6단 듀얼클러치 변속기가 장착된다. 프로젝트명에서 알 수 있듯 현대차 유럽디자인센터가 외관 디자인을 담당했다. 특히 독일의 세계적 화학업체인 BASF(바스프)와의 협업을 통해 엔진 보온 시스템, 고효율 열전소자, 염료감응형 솔라셀 필름, 고강도 플라스틱 판넬 등 첨단 신기술이 대거 적용돼 연료효율 개선 및 차체 경량화가 이뤄졌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최대 85g/km까지 줄이는 등 친환경성도 갖췄다.
쏘나타는 1999년 이후 2010년까지 판매 1위를 기록하며 국내 대표 차종으로 거론돼 왔으나 올 들어 4위로 추락했다. 출시 후 디자인 논란을 겪었고, 현재는 라디에이터 그릴 디자인이 일부 변경된 2012년형과, 전용 디자인을 적용한 하이브리드가 더해졌다. 현대는 최근 고성능 버전인 쏘나타 터보를 내놓고 분위기 전환에 나서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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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광고 "메가 오르골"은 현대차가 새로운 슬로건은 "새로운 생각, 새로운 가능성"의 글로벌 런칭 광고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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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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