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파일]반일감정 고조, 걱정하는 일본차

입력 2011년08월06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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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독도 방문을 추진했던 일본 내 우익인사들의 방한 시도로 촉발된 반일정서 때문에 국내에 진출한 일본 자동차기업들의 시름이 깊어가고 있다. 그 동안 부진했던 판매를 신차 출시로 돌파하려는 이들 업체에게 반일정서는 커다란 복병이 아닐 수 없어서다.

이번 사태로 일본차에 대한 반감은 주요 포털은 물론 본지의 자동차관련 뉴스 댓글에서도 쉽게 볼 수 있다. 일부 누리꾼들은 최근 독도 문제와 일본차를 연결지으면서 "독도 문제에도 일본차를 사고 싶나?" 또는 "이런 차를 사는 사람은 일본의 후손이냐?"라는 말을 써가며 비난하고 있다. 소비재와 정치 문제를 연관시키는 것 자체가 지나치다는 중립적인 의견도 있지만 해당 글에는 곧바로 다른 누리꾼의 공격이 이어진다.

4개월 전만 해도 분위기가 이렇지는 않았다. 특히 지난 일본 동북부 지진 때의 한일관계는 우호적이기까지 했다. 당시 한국인이 물심양면 일본을 도우려는 모습에 토요타는 4월 서울모터쇼에서 "땡큐! 코리아"라는 슬로건까지 내걸었을 정도다. 이를 통해 한일관계가 새로운 우호관계로 연결될 수 있다며 많은 사람들이 감동을 받았던 것도 사실이다. 나아가 일본 내 끊이지 않는 한류열풍도 양국 관계개선에 도움이 됐다.

그러나 현재 상황은 최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게다가 이런 분위기가 좀처럼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은 일본업체들에게 치명적인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실제 지난 2009년 미쓰비시차는 한국 진출 당시 과거 한국인 강제 징용의 장본인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미지에 적잖은 피해를 입었고, 판매에도 영향을 받았다. 당시 미쓰비시차 관계자들은 이구동성으로 어려움을 호소하기도 했다. 현재도 미쓰비시차처럼 반일감정이 판매에 반영될 징후는 여러 곳에서 포착된다. 벌써부터 이번 일을 계기로 일본산 제품을 불매하자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물론 일본차도 예외는 아니다. 업체들의 근심이 더욱 거듭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한 일본차업체의 CEO는 개인적인 자리에서 "양국의 과거가 좋지 않았음을 알고 있고, 일부는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그러나 개인은 물론 회사 차원에서도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말한 바 있다. 브랜드의 태생 자체가 일본인만큼 한국에선 "원죄"라는 의미다. 동시에 기업활동과 정치는 떼어 놓고 생각해야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는 "바꿀 수 없는 과거를 걱정하기보다 앞으로 한국 소비자를 위해 더 열심히 하는 게 중요하다"며 "이 것이 한국에서 자동차를 팔아야 하는 우리의 직면과제"라고 했다. 100% 공감하는 말이지만 현재 국내 정서는 그렇지 못하다. 결국 일본 자동차회사 CEO의 시름만 깊어가고 있다.




미쓰비시 아웃랜더


박진우 기자 kuhir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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