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 속의 작은 유럽, 마카오의 매력

입력 2011년08월19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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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길 왜? 한번 땡겨보려구? " "아서. 누구 꼴 나면 어떡하려구."

동양 속 유럽을 느끼게 하는 바울 성당


흔히 "마카오"라고 하면 카지노를 먼저 떠올린다. 그도 그럴 것이 마카오는 여행지보다 9시 뉴스나 신문 사회면에서 접하는 일이 더 잦기 때문이다. 얼마 전 터졌던 모 가수의 원정도박 사건도 사람들에게 또 한 번 그런 인식을 심어줬다.

마카오 F1 그랑프리


하지만 "마카오=도박"으로만 그곳을 말하는 건 "장님 코끼리 만지기"나 다름없다. 현란한 카지노 불빛과 화려한 조명으로 빛나는 모습만이 아니라 마카오는 과거와 현재가 적절하게 조화를 이룬, 색다른 볼거리가 가득한 매력 넘치는 도시다. 16세기부터 400여 년간 포르투갈의 지배를 받았던 마카오의 역사는 지금도 곳곳에 그 자취가 남아 있다. 국제적인 성장과 발전을 거듭하면서도 역사적 건물과 거리, 광장을 보존해온 마카오의 남다른 노력은 "동양 속의 유럽"이라는 독특한 매력을 만들어냈다. 또 매년 세계인의 관심을 집중시키는 마카오 그랑프리 등 스포츠대회와 화려한 예술축제도 열리고 있다.

마카오 반도와 섬 사이에 연결된 다리


그래서 세계 각국의 많은 여행자들이 마카오를 찾는다. 좁은 땅덩어리 안에 즐비하게 이어지는 세계문화유산을 비롯해 곳곳에 숨 쉬고 있는 마카오의 숨은 매력을 만나기 위해. 마카오의 진정한 모습은 옹기종기 모여 있는 골목골목을 누비며 "느릿느릿 걸어서 여행"할 때 비로소 만날 수 있다.

마카오 타워


중화인민공화국의 특별행정구인 마카오는 본래 중국 광둥성의 샹산현에 속한 하오징아오라 불렸던 곳이다. 하지만 16세기에 포르투갈의 지배를 받게 되면서 이곳은 큰 변화를 겪게 된다. "물에 젖은 화물을 말린다"는 핑계로 1550년대 처음 마카오에 상륙한 포르투갈 무역상은 중국 관리들과의 협정을 통해 마카오에서의 거주권과 중국 무역권을 얻어낸다. 이후 포르투갈 정부의 후원을 받아 1575년 마카오에 로마 교황청 해외 관구가 설립되면서 본격적으로 포르투갈의 아시아 거점 역할을 하게 된다.

마카오의 대표 카지노, 리스보아


19세기 중반에 영국이 아편전쟁에서 승리하면서 홍콩을 지배하게 되는데 포르투갈은 그 틈을 이용해 마카오 전역을 점령하게 되고, 이후 1951년 포르투갈의 해외주로 본국에 편입된다. 마카오는 포르투갈에서 직접 임명하는 총독이 다스리는 식민지가 되지만 중국의 영토 반환 주장이 제기되고 1960년대 중반 중국 문화대혁명이 발발하면서 마카오 정부와 현지 좌익계 중국인 사이에 분쟁이 발생한다. 결국 1973년에 마카오는 자치령이 되었고 마카오 입법회는 자치권을 부여받게 된다.

교통수단 페디캡


1979년에는 마카오를 "포르투갈이 통치하는 중국의 영토"라 규정하며 중국과 포르투갈이 수교를 하게 되고, 결국 몇 차례 협상을 거쳐 1999년 12월20일 주권회복과 함께 마카오는 특별행정지구로 지정되어 2050년까지 중국의 특별행정구로, 국방과 외교 문제를 제외한 모든 행정부문에서 자치권을 행사하고 있다.

밤 풍경


마카오의 총면적은 29.5㎢로 반도(약 9.3㎢)와 타이파섬(약 6.8㎢), 꼴라안섬(7.6㎢), 간척지 코타이(약 5.8㎢) 등으로 구성되었다. 반도와 섬 사이는 세 개의 다리로 연결되는데 차로 10분 정도 소요되기 때문에 오가기가 쉽다. 마카오에서는 명소들이 모여 있어 시내 교통수단을 이용할 일이 많지는 않은 편이다. 하지만 기아 요새 등 거리가 다소 먼 명소에 갈 때나 마카오 반도에서 타이파나 콜로안에 갈 때는 버스나 택시를 적절히 이용하는 것이 시간도 절약되고 편하다. 또 마카오 대부분의 호텔들은 투숙객이나 카지노 손님들을 위해 마카오 국제공항이나 페리 터미널, 중국 국경관문에서 호텔까지 무료 셔틀버스를 운행하고 있다. 까다로운 확인절차 없이 탑승할 수 있어서 이를 적절히 활용하면 편리하게 마카오 반도와 타이파, 콜로안을 오갈 수 있다.

타워에서 본 도심풍경


마카오의 이색교통수단은 페디캡으로 불리는 삼륜 자전거다. 요즘은 교통수단보다 여행자를 태우고 시내를 도는 관광목적이 더 크다. 주로 마카오 페리 터미널과 리스보아 앞에 많이 있다. 간혹 여행자를 "봉"으로 알고 터무니없이 비싼 값을 부를 때도 있어 흥정을 잘해야 한다.

서구적 아름다움의 관음상


마카오는 우리나라에서 3시간30분 정도면 도착한다. 게다가 인천 국제공항에서 마카오행 비행기는 아침 일찍 출발하고, 마카오에서 인천으로 되돌아 오는 비행기도 새벽에 도착하기 때문에 잠깐 짬을 내어 다녀오기에 좋은 여행지다. 일정에 따라 마카오의 핵심 명소만 둘러보는 당일코스, 마카오와 타이파, 콜로안을 골고루 돌아보는 1박2일 코스, 마카오의 명소와 흥미로운 체험이 함께 어우러진 2박3일 코스 등으로 나눠 돌아볼 수 있다.

F1 그랑프리 코스로 사용되는 도로


자, 동양속의 작은 유럽, 마카오의 숨은 매력을 향해 훌쩍 떠나보자.

마카오의 밤


이준애(여행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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