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심재훈 홍정규 기자 = 지난 7월 폭우로 인한 차량 침수 여파로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위험 수위인 80%에 육박했다. 특히 그린손보는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99%에 달해 손보사 중 가장 나빴다.
22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7월에 13개 주요 손보사의 평균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한국회계기준(K-GAAP)으로 77.6%로 집계됐다. 이는 전달의 73.3%보다 무려 4.3% 포인트가 올라간 것이다. 삼성화재가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74.6%로 가장 낮았다. 에르고다음이 90.6%, 메리츠화재가 87.0%, 동부화재가 83.1%, 더케이가 81.7%, 현대해상이 81.5%, 흥국화재가 81.3%, 한화손보가 81.2%였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고객이 낸 보험료 중 보험금으로 지급되는 비율로 손해율이 높아질수록 보험사의 적자는 커진다. 손보업계 손해율이 평균 1% 포인트가 올라가면 1천100억원 정도의 손실이 발생해, 7월에만 손보사의 손실이 4천700억원 가량 늘어난 셈이다.
오프라인 대형 손보사는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70~72%, 온라인 손보사는 76% 정도가 돼야 적자를 겨우 면하는 구조다. 따라서 손해율이 70%대 중반을 넘어서면 자동차보험을 아무리 많이 팔아도 적자만 생기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에르고다음의 경우 지난해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90%를 넘었던 적이 있을 정도로 어려움을 겪다가 결국, 새 주인을 찾으려고 인수합병(M&A) 시장에 나와 있을 정도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7월에 엄청난 폭우로 차량이 대거 침수되는 사태가 발생한데다 행락철이라 이동 중에 사고도 잦아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크게 늘었다"면서 "이런 상황이 지속하면 중소형 손보사는 버티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지난해 9월에 87.8%까지 오르자 자동차보험료를 3% 올리는 극약처방이 나왔고 그럼에도 그해 12월에 90,4%까지 치솟자 금융당국이 자동차보험 개선방안을 내놓기도 했었다. 그 덕분에 올해 1월에 손해율이 83.5%를 찍고 2월에 74.2%로 70%대에 안착한 뒤 3월에 72.4%, 4월에 72.7%, 5월에 74.1%, 6월에 73.3%를 기록해 손보사들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으나, 7월에 손해율이 급증함에 따라 다시 근심이 커지고 있다. 문제는 8월에도 이 같은 자동차보험 손해율 증가세가 쉽사리 꺾이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7월에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80%에 육박했는데 8월에는 본격적인 휴가철이라 손해율이 더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2010회계연도에서는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사상 최고인 80.3%를 기록해 손보사들이 자동차보험 부문에서 1조원이 넘는 막대한 적자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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