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독일차의 본질, 아우디 뉴 A6

입력 2011년08월22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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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5시리즈,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로 양분된 중형 수입 세단 시장에 강력한 대항마 아우디 A6이 등장했다. 아우디는 자신 있다고 강조한다. 그만큼 A6의 제품력이 강화됐다는 의미다.

A6이라는 차명은 1994년부터 사용하기 시작했다. 1968년 "아우디 100"이 처음 등장한 뒤 지속적인 변신을 거듭, 현재는 아우디의 대표적인 프리미엄 중형 세단으로 자리잡고 있다. 특히 2004년 6세대 이후 7년만에 내놓은 7세대 뉴 아우디 A6은 모든 게 새로워진 완전변경 차종이다. 화려한 신기술은 물론이고 A8, A7에서 물려받은 다양한 디자인 요소가 그대로 이어져 달라진 아우디를 느끼게 한다.

지난 18일 인천 송도에서 한국, 대만, 브루나이 언론을 대상으로 뉴 A6 아시아 발표 사전 시승회가 열렸다. 지난 2일부터 19일까지 20일간 열린 이번 행사는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태평양 지역 VIP, 언론, 아우디 관계자 등 1,660여명이 참가한 대규모 국제 시승행사였다. 수입차 브랜드가 신차 출시 사전 시승행사를 한국에서 개최한 것은 처음이다. 아우디로선 A6의 특별한 시승 행사를 위해 인천 송도에 뉴 A6 파빌리온과 3만 제곱미터의 대규모 드라이빙 그라운드를 구축하는 열정을 보였고, 행사를 위해 동원한 A6만 해도 70대에 이른다.

▲스타일
구형에 비해 앞뒤가 12mm 줄었다. 하지만 앞바퀴부터 앞범퍼의 거리(오버행)가 줄어 휠베이스는 69mm 확대됐다. 너비도 19mm 늘었고, 높이는 4mm 낮아졌다. 한마디로 낮고 넓어진 셈이다.

달라진 건 크기만이 아니다. 디자인도 신형 A8과 마찬가지로 새로운 아우디 패밀리룩을 적용했다. 앞모양을 살펴보면 싱글 프레임 그릴 중앙에 아우디 엠블럼이 위치하고, 그릴 양 옆에 날카롭게 각진 헤드램프가 있다. 구형의 둥글둥글한 이미지와는 사뭇 다르다. 눈에 잔뜩 힘을 준 모양새다. 덕분에 차가 낮고 넓어 보인다. 옆모습은 부드러우면서 긴장감을 잃지 않는다. 보닛에선 부드럽게 시작한 선은 트렁크에서 날카롭게 깎인다. 공기역학을 고려한 디자인이다. 뒷모습도 낮고 넓어 보인다.

인테리어는 가장 큰 변화다. 운전자 중심의 설계로 동승자가 소외감을 느낀 구형과 달리 앞좌석 전체를 감싸는 랩-어라운드 스타일이 채택됐다. A8과 기본적 요소는 비슷하지만 느낌은 역동적이다. 실내장식은 우드보다 알루미늄을 많이 사용했다. 또한 A8L에 먼저 적용한 터치패드 입력 시스템도 있어 손가락으로 내비게이션 주소 입력이나 라디오 등을 쉽게 조작할 수도 있다.

가솔린 버전인 3.0 TFSI 콰트로의 경우 고급형으로 보는 편이 좋다. 앞 유리에 운전 정보를 보여주는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물론 패들시프터가 탑재돼 역동적인 운전이 가능하다. 반면 3.0 TDI 콰트로는 경제적인 디젤 차종인 만큼 이피션시 주행 모드가 추가돼 스스로 출력을 떨어뜨려 효율을 높인다.

▲주행 & 승차감
먼저 시승한 차는 3.0 TFSI다. 8단 팁트로닉 자동변속기가 3.0ℓ의 가솔린 직분사 슈퍼차저 방식의 TFSI엔진이 뿜어내는 310마력의 출력을 충분히 받아준다. 최대토크는 44.9kg.m로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 도달은 5.8초면 된다. 구형보다 성능이 향상됐음에도 연료효율은 ℓ당 9.5km로 16% 향상됐다. 시승 당시 모니터에 표시된 연료효율은 7km 정도다. 얌전히 탄 게 아님에도 비교적 양호한 편이다.

변속기의 반응과 가속 페달의 응답성은 빠르다. 가속감은 경쾌하다. 핸들링은 절제미가 느껴진다. 전반적으로 군더더기 없는 움직임이다. 차 스스로가 너무 안정적으로 모든 것을 제어하기에 실제 속도보다 체감하는 속도는 낮다. 계기판을 자주 봐야 하는 이유다. BMW를 능가하는 역동성과 벤츠를 넘는 안정감에 아우디 콰트로 감성을 입힌 차가 A6이라는 게 아우디의 설명이다. 그만큼 고유의 매력이 있다는 점을 내세운 셈이다. 주행 모드는 컴포트, 노멀, 다이내믹, 인디비주얼 등 4가지로 마련돼 취향에 맞게 고를 수 있다. 컴포트의 경우 스티어링 휠이 가벼워지며 감쇄력도 부드러워진다. 다이내믹의 경우 스포츠카처럼 묵직하고 단단해진다. 패들시프터로 변속하며 달릴 때는 정제된 엔진 사운드를 느낄 수 있다.

움직임이 뛰어난 데는 24% 향상된 엔진 성능 외에 경량화와 콰트로 구동방식이 배경이다. 철과 알루미늄이 조합된 "알루미늄 하이브리드 섀시"를 통해 무게를 80kg 줄였고, 7년 동안 열심히 다이어트를 한 덕에 구형 대비 최대 135kg까지 가벼워졌다. 여기에 아우디가 자랑하는 콰트로 시스템은 스스로가 노면을 체크해 각 바퀴에 필요한 동력을 나눠 전달하는 최신형 네바퀴굴림방식이다.

3.0 TDI 콰트로는 7단 S-트로닉 듀얼클러치 변속기와 함께 진가를 발휘한다. 아우디의 S-트로닉 변속기는 폭스바겐의 DSG와 이름만 다른 게 아니라 적용 방식이 다르다. DSG는 앞바퀴 굴림 방식인 반면 S-트로닉 변속기는 뒷바퀴 굴림용으로 개발된 제품이다. 또한 폭스바겐 7단 DSG보다 허용 토크가 약 두 배에 가까워 3.0ℓ 디젤엔진의 파워를 최적화 하는데 무리가 없다. 최고출력은 245마력, 최대토크는 51.0kg.m다. ℓ당 13.5km인 연료효율은 구형보다 22% 향상됐다.

디젤 차종인 만큼 저회전에서 느껴지는 토크감이 매력이다. 핸들링과 페달링은 가솔린 차종보다 반 박자 빠르게 해야 보다 즐겁게 탈 수 있다. 기본적인 주행안정성은 매우 뛰어나다. 모든 A6에는 토크 벡터링 기술이 적용돼 코너링시 회전 반경 안쪽 두 축에 제동이 전달된다. 덕분에 날카로운 주행이 가능하다. 전반적으로 즐겁게 탈 수 있는 차다. 하지만 무엇보다 디젤차의 특징은 뛰어난 효율성. 신나게 달렸음에도 모니터에는 ℓ당 10km 정도의 효율이 표시된다.

효율을 높이기 위한 기술은 또 있다. 정차할 경우 스스로 시동을 꺼 연료소모를 줄이는 오토스탑/스타트 기능이다. 수동을 기반으로 한 듀얼클러치 변속기의 특성 덕분이다. 또한 이피션시라는 주행 모드가 있다. 말 그대로 효율을 높이기 위한 기능이다. 기어 변속 표시는 E모드로 바뀌고 가속 페달을 깊숙이 밟아도 차가 생각처럼 잘 나가지 않는다. 엔진 출력 및 토크는 물론 에어컨디셔너 사용도 강제로 제어하기 때문이다. 부드러운 운전을 원한다면 충분히 사용할 수 있다.


▲총평
아우디는 7세대 A6을 월 600대 이상 판매하겠다고 밝혔다. 차의 상징성이나 상품성을 바탕으로 계산해 보면 훨씬 높은 판매도 가능해 보인다. 하지만 아직 공식 출시를 하지 않은 상황이어서 소박한(?) 목표를 밝힌 게 아닌가 싶다. 이미 시장을 장악한 경쟁사를 자극하지 않으려는 이유도 일부 있다.

새로운 A6은 그야말로 신선함 그 자체다. 단단함과 감성 등은 독일차의 본질을 보여주는 것 같다. 구형과 비교하면 모든 게 새롭다. 이름 빼고 다 바꿨다. 특히 양립될 수 밖에 없는 가치를 함께 추구했다. 무게를 줄이면서 성능을 높였고, 친환경과 역동성을 강조한다. 슬로건에서 볼 수 있듯 아우디는 기술력에 있어 확실한 우월감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 "기술을 통한 진보"가 느껴지기 때문이다.

국내엔 2.0, 3.0ℓ 가솔린과 3.0ℓ 디젤엔진 등 세 가지로 출시된다. 특히 폭우나 폭설이 잦아지는 국내 기상 환경에서도 충분히 진가를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출시는 이달 말로 예정돼 있다.

송도(인천)=박찬규 기자 star@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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