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월 출시를 앞두고 사전계약에 돌입한 현대자동차 중형왜건 i40의 경쟁 차종으로 SUV가 떠오르고 있다. 사전 계약의 75%가 모두 디젤이어서 SUV의 대체 차종으로 중형왜건을 찾는 소비자가 적지 않다는 얘기다.
24일 현대차에 따르면 i40 사전 계약의 75%는 디젤인 것으로 나타났다. 1.7ℓ VGT의 경우 최고 140마력과 ℓ당 18㎞의 효율을 보여 경제성이 높다는 인식이 확산됐다는 것. 당초 현대차는 디젤보다 2.0ℓ GDi 가솔린이 주력 차종에 자리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전 NF쏘나타의 경우 디젤차 비중이 1%에도 못 미쳤다는 점에서 비록 왜건이라도 승용이라는 점에서 디젤 수요가 적을 것으로 전망했던 셈이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주력 차종은 디젤로 굳어질 조짐을 보이는 중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중형 왜건이라는 실용성에 디젤엔진 효율이 제대로 시너지를 발휘한 것 같다"며 "사전 계약량의 75% 정도가 디젤이라는 점은 우리의 예측이 빗나갔음을 의미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디젤 인기가 높아지면서 경쟁 차종으로 자연스럽게 SUV가 지목되고 있다. 같은 디젤 엔진인 데다 공간도 왜건이 SUV만큼 많이 확보하고 있어 SUV와 비교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여기에 SUV와 비슷한 가격대도 SUV 수요의 일부가 i40로 이동하는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사전 계약자의 상당수가 SUV 싼타페와 i40를 비교하는 경우가 많다"며 "가격대가 비슷한 데다 SUV 특유의 좌우 흔들림을 싫어하는 사람이 i40에 관심을 둔다"고 전했다.
한편, 디젤 중형 왜건의 인기가 높아지자 현대차는 국내에서도 점차 승용 디젤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국내 유럽 브랜드의 상당수가 디젤을 적극 내세워 왔다는 점에서 디젤에 대한 편견이 점차 희석되고 있다는 얘기다. 현대차 관계자는 "i40가 왜건이지만 세단에 기반한 차종이고, 그럼에도 디젤 수요가 많다는 것은 소비자 인식의 변화 외에 달리 설명할 방법이 없다"고 덧붙였다.
권용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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