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F1 황제" 미하엘 슈마허(42·독일)가 포뮬러 원(F1) 데뷔 20주년을 맞는다.
1991년 8월25일 벨기에 스파-프랑코샹 서킷에서 열린 대회를 통해 F1 데뷔전을 치른 슈마허는 딱 20년이 흐른 27일,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2011시즌 F1 벨기에 그랑프리에도 변함없이 F1 머신을 운전한다. 2007년 은퇴해 2010년 복귀할 때까지 3년의 공백이 있지만 20년간 F1에서 현역으로 뛴 선수는 슈마허가 유일하다.
슈마허 다음으로는 1993년 데뷔해 역시 지금까지 활약하는 루벤스 바리첼로(39·브라질)가 "장수 드라이버"로 꼽힌다.
슈마허는 7차례나 시즌 챔피언에 올라 이 부문 최다를 기록 중이고 통산 91승, 예선 1위 68회, 3위 이내 입상 154회, 단일 시즌 최다 우승(13회), 연속 3위 이내 입상(19회) 등 F1의 대부분 기록을 가진 "달리는 전설"이다.
27일 벨기에 그랑프리를 앞둔 슈마허는 AFP통신 등 외신들과의 인터뷰에서 "1991년 조던팀 소속으로 데뷔할 때만 해도 F1 무대에서 경쟁할 수 있을지 걱정이 많았다"며 "그때만 해도 아일톤 세나, 알라인 프로스트, 나이젤 만셀 등 쟁쟁한 선수들이 많았다"고 회고했다. 슈마허는 "일단 부딪혀보니 자신감이 생겼다. 결국에는 다 똑같은 사람이고 한계가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며 "이렇게 도전을 통해 재미를 느끼는 것이 F1의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이후 베네통을 거쳐 페라리에서 2006년 은퇴했던 슈마허는 메르세데스 소속으로 2010년 복귀해 지금까지 F1 서킷을 달리고 있다.
그는 "내가 이렇게 오래 선수 생활을 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F1 서킷은 내 안방이나 다름이 없게 됐고 매우 특별한 장소가 됐다"며 "20년을 돌아볼 때 큰 후회는 없을 만큼 자랑스럽다"고 뿌듯해했다.
지난해 현역으로 돌아왔지만 한 번도 시상대에 서지 못한 슈마허는 벨기에 그랑프리에서 6번이나 우승을 차지하는 등 강한 모습을 보인 터라 이번 대회에서 어떤 성적을 낼지 관심이 쏠린다.
이번 시즌 11차례 대회에서 6번이나 우승하며 "차세대 F1 황제"로 불리는 제바스티안 페텔(독일·레드불)은 "슈마허가 F1에 데뷔할 때 나는 4살이었다"며 "F1 황제"에 대한 존경의 뜻을 나타냈다. 페텔은 "어릴 때 아버지와 함께 독일 그랑프리에 슈마허를 보러 갔던 기억이 있다. 자동차 경주 입문 단계인 카트 대회에서 슈마허로부터 트로피를 받고 악수를 했던 순간은 나에게 특별한 장면으로 남아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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