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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이리 요나루키에서 출발했다 |
큐브의 첫 등장은 1998년이다. 당시 1.3ℓ 엔진이 탑재됨과 동시에 공간 효율성이 추구되며 주목을 받았다. 덕분에 일본 내에서만 40만대 이상의 판매를 기록했다. 그리고 한일월드컵이 한창이던 2002년에 2세대로 거듭났다. 부드러움이 강조된 상자(Box) 같은 모양으로 디자인 혁명이라는 수식어가 붙게 됐다. 특히 파격적인 좌우 비대칭 디자인은 "큐브라는 이름을 널리 알리는 데 일조했다. 엔진은 1.4ℓ와 1.5ℓ로 커졌고, 출시 이후 2008년까지 장수한 차종이다. 2세대는 국내에서도 소수 마니아들이 타고 다니며 시선을 끌었고, 결정적으로 가수 이효리가 타는 차로 알려져 이른바 "이효리 차"로 각인되기도 했다. 물론 이번에 한국에 들어온 차종은 3세대다. 2세대와 달리 1.8ℓ 엔진이 적용됐고, 디자인 변화도 반영됐다. 특히 물결 무늬가 강조된 실내 공간은 큐브만의 디자인 정체성으로 표현되기도 한다.
큐브 디자인은 독특하다. 외형은 2세대와 비교해 곡선이 전반적으로 많이 사용돼 부드러워움이 강화됐다. 특히 범퍼가 커진 점은 큰 변화다. 국내 안전 기준을 맞추기 위해 사이즈를 키운 것. 또한 큐브 특징 중 하나인 리어 윈도우는 비대칭으로 설계돼 운전자 시야 확보에 도움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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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대의 큐브가 마련됐다 |
인테리어는 "기능과 감성적 욕구를 모두 충족시킨다"는 목표로 개발됐다. 뒷좌석에 있어도 앞좌석 탑승자와 눈 높이를 맞춘 채 대화할 수 있다. 일부러 뒷좌석을 조금 높게 배치한 이유다. 또한 높은 천장과 커다란 창문은 심리적인 안정감을 주기에 충분하다. 시선이 닿는 곳은 물결 무늬를 형상화해 편안함을 추구하면서도 개성을 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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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러운 곡선이 특징 |
수납공간은 그야말로 압권이다. 앞좌석에만 컵홀더가 무려 7개가 배치돼 있다. 작은 차지만 실내는 SUV와 비교해도 좋을 만큼 넉넉하다. 3,980mm에 불과한 길이지만 휠베이스가 2,530mm여서 실내 공간이 최대화 됐다. 높이는 1,690mm으로 SUV와 차이가 없다. 시트포지션 자체는 낮지만 지붕이 높아 화물 적재량도 많다. 트렁크는 위아래로 열리는 리프트 타입이 아닌 냉장고 문처럼 옆으로 열리는 스윙 타입이다. 키가 작은 여성도 쉽게 문을 여닫을 수 있어 편리하다. 더불어 해외에선 트렁크 공간 상단에 막대를 설치, 옷걸이로 활용하기도 한다.
▲주행 & 승차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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넉넉한 헤드룸 |
초반 가속은 좋다. 생각보다 부드럽게 잘 나간다. 물론 고속에서의 급가속은 배기량 탓에 부족을 겪지만 일상 생활에서 타기에는 부족함이 없다. 1.8ℓ 가솔린 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 120마력, 최대토크 16.8kg.m의 성능을 낸다. 여기에 3세대 엑스트로닉 CVT가 적용됐다. 가속 페달을 끝까지 밟자 회전계가 6,000rpm 근처를 유지한 채 속도가 올라간다. 무단변속기(CVT)를 처음 접한 운전자는 엔진 소리만 크고 차가 잘 나가지 않는 것처럼 느껴진다는 평을 하기도 한다. 실제 가속 성능과는 별개의 문제다.
최고시속은 큰 의미가 없지만 도전해봤다. 내비게이션을 보니 시속 179km다. 크게 불안한 점은 없다. 지붕이 높지만 무게중심을 바닥에 둔 만큼 시속 60~80km에서의 코너링은 예상 외로 좋은 편이다. 과속방지턱을 지날 때에도 큰 불편함은 없다. 통통 튀는 건 적은 편이다. 제동력에 있어서도 큰 불만은 없다. 차가 커서 밀리지 않을까 우려했지만 생각 보다는 월등히 좋았다.
무단변속기를 탑재한 큐브지만 엔진브레이크를 사용할 때도 무리가 없다. 다운시프팅 효과를 주는 "O/D(오버드라이브)" 스위치가 있어서다. 그 이하 저단 효과를 위해선 L 레인지로 변경하면 된다. 반대로 가속을 위해 사용하기도 했다. 하지만 일상 주행에서 사용할 일이 없다. 숙달되지 않은 운전자라면 안전을 위해 사용하지 않는 편이 좋다. 운전은 꽤 편하다. 창문이 커서 시야확보도 좋다. 덕분에 주차 때도 편하다. A필러는 두꺼운 편이지만 시각적으로 지나치지 않다. 운전할 때 거슬리지 않는다.
▲총평
비록 3-4 시간의 짧은 시승이었지만 다양한 코스가 어우러져 큐브의 매력 체험으로는 충분했다. 물론 가장 큰 매력은 인테리어다. 여러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넉넉한 수납공간과 부드러운 디자인은 사용자로 하여금 빠져들 수 밖에 없게 만든다. ℓ당 14.6km의 연료효율과 넉넉한 실내공간, 독특한 외관은 큐브의 개성을 말해준다. 닛산은 급발진 사고를 막기 위한 스마트페달, VDC, ABS, EBD, BA는 물론 6개 에어백을 기본 적용해 안전에도 신경을 썼다고 강조했다. 보기에는 화려하지 않지만 보면 볼수록 친숙한 머그컵과 비슷한 느낌이다. 국내 판매 가격은 편의품목에 따라 2,190만원과 2,490만원이다. 가격 경쟁력까지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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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속주행장치인 크루즈컨트롤이 적용됐다 |
파주=박찬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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