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이 쉐보레의 7인승 MPV 올란도에 2.0ℓ 에코텍 LPG 엔진을 추가해 소비자 선택폭을 넓혔다. 기존의 디젤 올란도와 전반적인 궤를 같이 하지만 신차에는 그 동안 단점으로 지적됐던 내비게이션 부재를 후방카메라와 엔터테인먼트를 결합한 7인치 DMB 통합 내비게이션으로 해소했다. 새로운 상품성으로 무장한 올란도 LPGi를 시승했다.
▲디자인
국산차이면서도 미국 브랜드이기 때문일까. 외관에서 다부짐이 드러난다. 앞모양에선 헤드 램프와 대형 범퍼, 쉐보레 엠블럼이 함께한 2단 라디에이터 그릴이 역동성과 차분함을 동시에 풍긴다. 측면에서 보면 박스카 형태다. 휠하우스는 조금 돌출된 스타일로 역시 역동적이다. 뒷모양은 풍만한 앞모양에 비해 다소 산만해 보인다. 지붕을 타고 테일게이트로 이어지는 루프 레일 등이 그렇다. 리어윈도도 조금 넓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든다. SUV 이미지를 풍기기 위해 적용한 언더커버도 다소 튀어 보인다.
실내는 넓다. 수납공간도 최대한 확보했다. 장르가 다목적차인 만큼 한국지엠이 특별히 신경쓴 부분이다. 글로브 박스와 좌우 도어에 물병 수납공간 등을 만들었고, 센터페시아의 오디오 패널 뒤에 숨어 있는 수납공간이 특이하다. 비교적 부피가 작은 물건을 넣을 수 있고 MP3 등을 연결하기 위한 USB, AUX 단자가 있다. 앞좌석 가운데 위쪽엔 컨버세이션 미러를 뒀다. 뒷좌석 탑승자의 움직임을 확인할 수 있는 거울이다.
▲성능
승차감은 단단한 편이다. 한국인들의 취향과는 약간 거리가 있지만 주행안정성을 고려했을 때는 만족할 만하다. 이런 이유로 최근 단단한 승차감을 선호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이런 추세를 반영했다고 볼 수 있다.
시동을 걸었다. 경쾌한 시동음이 전해진다. 출발 전 공회전 상태에서의 진동과 소음을 체감했다. 디젤 모델에서도 소음과 진동을 최대한 억제했다는 걸 알 수 있었는데 LPGi차에선 더욱 그렇다는 걸 알 수 있다. 엔진음과 진동을 거의 느낄 수 없을 정도다. 디젤차에서는 특유의 밸브 소음이 들리기도 하지만 LPGi에서는 그런 소음이 없다.
가속 페달을 밟았다. 1.7t의 무게를 가졌지만 응답은 즉각적이다. LPG 엔진의 성능이 떨어진다는 막연한 편견이 있었는데 가속 페달을 밟아본 직후 이 차가 LPG차가 맞는지 의문이 들 만큼 치고나가는 맛이 있다. 밟으면 밟는 대로 가속이 된다는 표현이 적당할 듯 싶다. 가속 페달에 힘을 더 줘 속도를 높였다. 시속 100㎞를 금세 넘어섰다. 급가속을 할 때는 고음역의 엔진 소음이 실내로 유입되지만 귀에 거슬리지는 않는다. 풍절음도 잘 막아놨다.
승차감이 단단한 만큼 핸들링도 세단에 버금가는 예리함을 갖췄다. 차체가 높음에도 곡선주로를 달릴 때 바깥으로 쏠리는 느낌도 적었다. 물론 과격한 운전을 한 건 아니지만 일반적인 수준을 기준으로 잡으면 하체 강성이 뛰어나다고 느껴진다. 쉐보레 크루즈를 기반으로 개발한 차여서 승차감이나 핸들링이 승용차에 맞춰져 있는 덕분이다. 스티어링 휠은 기존 엔진 동력에 의지하던 유압식 스티어링에서 전자식 차속감응으로 새롭게 채택했다. 연비 향상 효과와 부드럽고 정확한 조향력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최고출력 140마력, 최대토크 18.8kg·m의 2.0ℓ 에코텍 LPG 엔진은 연료분사 최적화 모듈과 조합돼 엔진 성능과 효율을 높이고 배기가스를 줄였다. 또 직접점화 방식 등 첨단 엔진 제어 시스템을 채택, 연료 효율 및 엔진 점화시기를 최적화했다. 디젤차와 비교해 출력은 23마력, 토크는 17.9kg·m 낮지만 체감적인 동력성능은 큰 차이가 없다. 힘이 충분하다는 느낌이 들만큼 안정된 엔진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변속기는 자동 6단을 장착했다. 디젤차와 동일한 변속기로 충격 스트레스가 거의 없다.
▲경제성
최근 가족 단위의 야외활동이 잦아지면서 MPV 장르의 인기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캠핑족이 늘어나면서 적재능력을 자동차 선택의 기준으로 삼는 소비자도 많아졌다. 그런 면에서 2, 3열 시트가 접힌다는 점은 강력한 무기다. SUV 특유의 울렁거림을 싫어하는 사람에게도 세단의 승차감을 가진 올란도는 충분한 매력을 갖췄다. 반면 ℓ당 8.9km에 머물고 있는 연료효율은 약점으로 남을 수 있다. 합리성을 위해 탑재한 LPG 엔진이 자칫 자승자박의 결과가 될 수도 있다는 의미다.
올란도는 SUV의 실용성과 세단의 승차감을 갖췄다는 점에서 최근 나온 현대자동차 i40와도 경쟁을 할 전망이다. 이 차의 판매가격은 LS 일반형이 1,891만원, 고급형 1,927만원, LT는 2,110만원, LTZ 2,271만원(자동변속기 기준)이다.
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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