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주력으로 떠오른 차, BMW X1

입력 2011년09월23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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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1은 BMW SUV 제품군 X시리즈의 막내로 등장했다. 막내다운 컴팩트한 사이즈가 특징이지만 세단과 비교했을 때 높이의 차이는 크지 않다. 이 때문에 X1은 틈새시장 전략차라고 불린다. 기존 제품 간극을 메워주는 역할이 크다는 얘기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초에 출시돼 643대가 팔려 성공 가능성이 높게 평가됐다. 출시 2년차인 올해는 8월까지 465대가 판매돼 X5 456대를 능가하는 기록을 보였다. 국내에는 2.0ℓ 디젤 엔진만을 얹었지만 출력과 토크 등의 차이를 둔 18d, 20d, 23d 세 차종으로 구분해 판매한다. BMW X1을 시승했다.

▲스타일
SUV지만 SUV답지 않은 외관을 하고 있다. 세단 같은 긴 보닛이 특징적으로 부각된다. 오버행도 짧은 편이다. 높이는 낮고 길이는 길다. 그래서 SUV보다 왜건형에 가까운 형태를 하고 있다. 실제로 경쟁 SUV 티구안과 비교하면 길이는 X1이 티구안보다 24mm 길고, 휠베이스도 X1이 156mm 길다. 높이는 티구안이 160mm 높다. 그러나 어떤 것이 더 낫다고 설명하기 힘들다. 개인의 취향 문제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만족할만한 디자인이다.

전면부는 역시 BMW 패밀리 룩이 적용됐다. 키드니 그릴 자체로 BMW를 표현한다. 강한 캐릭터 라인이 SUV만의 견고함을 나타낸다. 측면은 단순하게 사이드 라인을 길고 굵게 강조했다. 그러나 휠 아치가 둥근 모양이 아닌 사각 모양인 점은 특이하다. 후면은 시리즈 형님들과 비슷한 느낌이다. L자형 리어 램프가 들어갔다.

실내는 여타 X시리즈와 크게 다르지 않지만 스티어링 형태는 X1의 젊은 감각에 맞도록 디자인 됐다. 센터페시어에 제일 상단에 멀티미디어 기능을 포함한 내비게이션이 장착됐고, 공조 시스템은 X3 모양과 동일하다. 다른 점은 기어 레버인데 X3 이상 차종과는 다르게 일반형 기어 레버가 장착됐다. 아무래도 시리즈 막내급이고 가격면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보여진다. 어차피 조작감 외에 큰 차이가 없는 만큼 약점으로 생각되지 않는다. 컵홀더는 센터페시어 좌측에 돌출형으로 장착됐다. 운전자는 편리하지만 조수석 동승자는 다소 불편함이 느껴질 법하다.

그다지 높지 않아 타고 내리는 일은 수월하다. 시트의 착좌감은 나쁘지 않다. 크기에 따른 우려와 달리 좁다는 느낌도 들지 않는다. 뒷좌석도 앉아봤는데 무릎 부분도 넉넉한 편이다. 등받이도 조절된다. 휠베이스가 길기 때문이다. 탑승자 대부분이 공간에 대한 지적을 하지 않았다. 후한 점수를 받을만 하다.

SUV장르에서는 적재 능력도 중요하다. 뒷좌석이 접힘 기능은 기본이다. X1도 마찬가지. 40:20:40의 비율을 가지고 있다. 뒷좌석을 모두 폈을 때 적재 용량은 420ℓ다. 마트 등에서 산 물건을 넣기에는 부족하지 않은 수준이다. 모두 접었을 때 최대 1,350ℓ까지 늘어난다. 차체에 비해 넉넉하다고 볼 수 있다.

▲성능
국내에 판매되는 X1은 모두 2.0ℓ 디젤 엔진이 장착됐다. 시승차인 X1 20d에는 4기통 터보 디젤엔진이 장착돼 최고 177마력, 최대 35.7kg·m를 뿜어 낸다. 4륜구동 시스템인 x드라이브가 장착됐으며, 6단 자동변속기가 조합돼 14.7km/ℓ의 연료효율을 보인다.

아이들링 상태에서 소음은 약간 느껴지는 편이지만 귀에 거슬릴 정도는 아니다. 좋게 표현하자면 역동이라고 할 수 있다. 반면 진동은 거의 느껴지지 않아 탑승자의 피로도는 쉽게 쌓이지 않는다.

시승 구간은 올림픽대로, 중부고속도로, 중앙고속도로 등지다. 중앙고속도로 이후에는 제천과 태백을 잇는 국도를 탔다. 도심과 고속도로, 와인딩 구간을 고르게 시승할 수 있었다.

가속 페달을 밟자마자 앞으로 빠르게 치고 나갔다. 최고출력 184마력, 최대토크 39.8kg·m의 X3도 2.0ℓ 디젤엔진을 얹었지만 차가 무거워 민첩함을 느끼지 못했는데 X1은 조금 다르다. 아무래도 크기가 상대적으로 가벼운 점이 순발력을 높인 것으로 보인다.

터보 엔진 특유의 렉 현상이 조금 있지만 시속 100km대에 이르는 시간은 SUV라고 생각하기 힘들 정도다. 전반적으로 BMW 모티브인 운전의 즐거움이 잘 반영됐다고 할 수 있다. 이후의 속도에서도 힘이 달리는 일 없이 여유롭게 가속과 감속을 오고 갔다.

최근 BMW와 조금 다르게 하체는 단단한 편이다. 장르적인 특성과는 거리가 멀지만 운전자 입장에서는 보다 역동적인 주행이 가능해 종종 선호되는 감성이기도 하다. 이 단단함은 100km에 이르는 와인딩 구간에서 진면목을 보여줬다.

기본적으로 4륜구동 시스템을 포함하고 있어 곡선 주로에서의 안정감이 좋은 편이다. 높이가 낮아 무게중심이 아래로 쏠린 것도 와인딩에서 유리하다. 덕분에 SUV에서 흔히 지적되는 좌우 롤링 현상도 크지 않다. x드라이브는 4륜구동을 뜻하지만 평상시에는 후륜구동의 역할을 하는 만큼 코너에서의 빠른 탈출에도 문제가 없어 보였다.

제동 능력도 우수하다. 뱀처럼 꼬불꼬불한 길에서도 감속이 안정적으로 작동한다. 초기 반응이 약간 떨어진다는 평가도 있지만 실제 느껴보니 더디다기보다 여유롭다는 설명이 맞을 것 같다. 급정거에도 제동 거리가 길지 않았다.

효율은 디젤엔진답게 우수한 편이다. 공인 연비는 14.7km/ℓ지만 실제 연료효율은 이보다 좋게 느껴질 정도다. 연료를 가득 채운 상태에서 서울-태백 사이를 왕복했는데, 추가 주유는 없었다.

▲총평
BMW는 SUV를 SAV라고 표현한다. SAV는 스포츠 액티비티 비히클의 약자로 SUV의 실용성을 살리면서 운전의 즐거움을 추구하겠다는 BMW만의 표현법이다. 이 의미에 맞게 X1은 매우 합당한 실력을 갖췄다. SUV의 특징적인 요소요소를 반영하면서도 왜건에 가까운 디자인이나 높은 주행 성능은 SAV라는 표현을 뒷받침해준다. 튼튼한 하체도 철저하게 역동성을 내비치고 있다. 애초에 틈새시장 공략으로 등장했지만 현재는 BMW SUV 주력으로 떠오르는 중이다. X1 x드라이브 20d의 가격은 5,180만원이다.

박진우 기자 kuhir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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