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실용과 스타일, 아우디 A7 스포츠백

입력 2011년09월29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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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가 틈새시장을 공략할 5도어 쿠페 A7을 내놓으며 승승장구다. 7월 국내 출시 이후 두 달 만에 201대가 판매될 정도로 관심이 뜨겁다. 흔히 쿠페형 차종은 도어가 2개뿐인 데다 루프가 낮게 설계돼 뒷좌석은 의미가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따라서 멋 부리는 젊은 층이 주로 타는 차로 인식돼 왔다. 하지만 A7은 최근 유행을 타는 5도어 쿠페 세그먼트를 개척하며 시장 공략에 나섰고, 어느 정도 성공을 거뒀다고 볼 수 있다. 아우디 내에서는 A8과 A6을 잇는 다리 역할과 함께 독특한 컨셉트로 새로운 세그먼트를 개척하는 의미가 있다. 시승차는 310마력을 내는 A7 3.0 TFSI다.

▲스타일
최근 아우디의 패밀리룩을 입었다. 하지만 다른 차종보다 낮고 넓어 보인다. 상황에 맞게 스스로 조절되는 똑똑한 LED 헤드램프가 멋진 눈매를 드러내며, 전면 그릴은 A8에 비해 범퍼 하단 부분의 모양이 약간 다르다. A8이 중후함을 내세웠다면 A7은 역동성을 강조한 셈이다. 길이는 5m에 조금 못 미치는 4,970mm, 너비는 1,910mm로 넉넉한 반면 높이는 1,420mm로 낮다.

옆모습과 뒷모습은 가장 큰 특징이다. 우선 옆을 살펴보면 긴 보닛과 짧은 프론트 오버행(앞바퀴부터 앞범퍼까지의 거리)으로 고성능, 역동적 이미지를 드러낸다. 또한 부드러운 쿠페 특유의 라인을 표현하면서도 고급스러움을 섞어 아우디만의 느낌을 살렸다. 뒤로 갈수록 낮아지는 루프라인과 얇은 C필러가 긴장감을 주지만 벨트라인 아래는 단순한 편이어서 세단의 안정감이 느껴진다. 뒷모습은 두 개의 동그란 테일파이프가 당당히 돌출돼 스포츠카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단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왠지 잘 달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A7을 본 사람들은 "조금 큰 A5"로 생각했지만 실제는 상당히 다르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가장 놀란 부분은 공간. 특히 트렁크 부분의 중간 패널을 떼어 내자 겉보기와 달리 많은 양의 화물을 실을 수 있다는 점에 특히 놀랐다. 물론 전동식 트렁크 도어의 열리는 정도를 조절할 수 있는 점도 감탄한 부분이다. 1.8m 높이까지 개방할 수 있어 트렁크 이용 시에 불편함을 해소했다.

겉으로 보여지는 역동성은 실내로도 이어진다. 핵심 요소인 "랩-어라운드(wrap-around)" 디자인은 운전석과 동반자석을 수평라인으로 원을 그리듯 감싸 안정감을 느끼게 해준다. 모든 계기판과 버튼이 운전자 쪽으로 약간 기울어진 콕핏 구조를 이루고 있으며, 소재도 고급스러운 편이다. 실내는 A8과 A6의 중간 형태다. A8의 고급스러움과 A6의 젊음을 잘 섞어놨다. 또한 프레임리스 도어를 통해 스포츠카의 느낌을 최대한 살렸다.

▲주행&승차감
이번에 시승한 A7은 V형 6기통 3.0ℓ 직분사 엔진에 슈퍼차저를 결합, 최고출력 310마력을 낸다. 최대토크는 44.9kg.m에 달하며, 8단 팁트로닉 자동변속기가 성능을 잘 받쳐준다. 최고시속은 210km로 제한돼 있고,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 도달은 5.8초면 된다. 여기에 아우디의 네바퀴굴림방식인 콰트로가 탑재돼 뛰어난 주행안정성을 지녔다.

꽉 막히는 시내 구간은 편안하게 음악을 즐겼다. 보스(BOSE) 오디오 시스템이 박진감 넘치는 사운드를 들려준다. 막히는 구간을 지나 한적한 고속도로에서 주행 성능을 체험했다. 엔진룸에서 들리는 사운드는 절제됐다. 조용하면서 기계적인 소리다. 이렇게 소리를 느끼다보니 리어 스포일러가 자동으로 작동하는 소리가 들렸다. 트렁크 라인이 배제돼 놓칠 수 밖에 없는 다운포스의 불리함을 가변식 리어 스포일러로 커버한 것이다. 고속에서의 안정감을 높이는 데 탁월한 역할을 한다.

가속감은 탁월했다. 가속 페달을 밟자마자 치고 나간다. 시속 180km는 순식간이다. 엔진 회전수는 여전히 충분히 여유가 있다. 개인적인 판단이지만 최고속도를 제한해 놓은 건 운전자의 안전은 물론 과급기의 내구성을 늘리기 위함이 아닐까 싶다.

취향에 따라 주행 모드를 선택할 수 있는 "아우디 드라이브 셀렉트"를 활용해 자동에서 다이나믹 모드로 변경했다. 스티어링 휠이 묵직해지며 서스펜션이 단단해진다. 성능을 보다 제대로 느끼기 위해 엔진, 변속기도 스포츠 모드로 바꾸고 다시 가속 페달에 힘을 가했다. 엔진 회전수를 최대한 활용하면서 변속 시점이 달라진다. 급격한 핸들링에도 롤링은 최대한 억제되며, 고속 코너링도 매우 안정적이다. 코너링을 보다 적극적으로 체험하기 위해 구불구불한 산길을 찾았다. 생각한대로 반응한다. 주행안정감이 매우 뛰어나다. 대구경 휠-서스펜션-차체의 삼박자에 콰트로 시스템이 잘 어우러져 훌륭한 조화를 보인다. 그렇지만 차체가 무겁다는 점을 잊는 순간 코너를 이탈할 가능성이 높아 집중력을 잃어선 안 된다. 물론 이런 현상은 그 어떤 슈퍼카라도 마찬가지다. 한계를 넘지 않아야 한다.

이번엔 컴포트 모드로 변경하고 최대한 부드럽게 운전했다. A8은 차체가 둥둥 떠다니는 듯한 느낌인 반면 A7은 조금 더 솔직하다. 노면이 느껴진다. 차에 많이 익숙해질 무렵 적응형 크루즈 컨트롤 기능을 사용해 봤다. 앞차와의 거리를 스스로 조절해 미리 정해 놓은 속도로 주행이 가능하다. 크루즈 컨트롤 레이더 덕에 기능 활성화를 시키지 않아도 앞차와 추돌 가능성이 예견되면 자동으로 브레이크가 작동된다.

▲총평
5도어 쿠페를 표방하며 아름다운 선을 지닌 A7은 무엇보다 매력적인 모습에 사로잡혀 차에 관심을 갖게 만든다. 여기에 고급 세단의 안락함, 스포츠카의 성능, 왜건의 실용성을 두루 갖춘 팔방 미인이다. 넉넉한 실내와 적재공간 덕에 가족과 함께 여행을 떠나기에도 무리가 없다. 똑똑하고 예쁘기까지 하다. 물론 이런 매력을 느끼려면 꽤 많은 돈을 지불해야 한다. A7의 가솔린 버전은 세 가지 트림이 준비돼 있는데, 기본형 8,560만원, 다이내믹 9,250만원, 프레스티지 1억530만원이다.

박찬규 기자 star@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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