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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사당의 탈춤놀이인 덧뵈기 |
가을이 깊어가면서 전국 방방곡곡이 축제 열기로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이번 주말 막이 올라 10월 초순까지 이어지는 축제들로는 강원도 양양송이축제(9.29~10.3), 정선아리랑제(9.30~10.3), 원주한지문화제/강원감영문화제(9.28~10.2)를 비롯해 전북 정읍예술제(9.28~10.7), 경북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9.30~10.9), 경남 부곡온천축제 (9.28~10.2) 등등이 줄줄이 이어진다.
안성맞춤의 도시 경기도 안성에서는 해마다 이맘때 "남사당바우덕이축제"로 흥을 더한다. 올해는 이를 대신해 "2011 프레 안성세계민속축전"(이하 "프레 축제")이 오는 10월 1일부터 9일까지 안성시 보개면 안성맞춤랜드에서 열린다. 이는 2012년 안성에서 개최되는 세계민속축전 본 대회를 앞두고 열리는 사전행사로, 세계15개국의 민속공연단이 참가하고 안성의 대표적인 문화상품인 남사당풍물단도 참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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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사당의 버나 돌리기 |
매 4년마다 열리는 문화올림픽이라 할 수 있는 세계민속축전이 안성시에서 열리게 된 데는 남사당놀이가 그 한몫을 하고 있다. 남사당놀이는 1964년 중요 무형문화재(제3호)로 지정된 데 이어 지난 2009년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면서 한국을 넘어 세계적인 공연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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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사당의 사물놀이 |
남사당놀이는 조선시대부터 구한말에 이르기까지 장터와 주변 마을을 돌면서 줄타기 ․ 탈놀이 ․ 창 ․ 인형극 ․ 곡예 등의 공연으로 서민들에게 웃음을 선사했던 우리나라 최초의 대중연예집단이다. 우리 대중문화의 원류를 찾는 중심점에는 이들이 자리 잡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안성 남사당패를 이끌었던 우두머리는 "바우덕이"라는 전설적인 여성이다. 유일무이한 여자 꼭두쇠로, 천민 고아 출신의 그녀는 40~50명의 남사당패를 이끌고 당시 생활고로 힘들어하던 서민들을 찾아가 그들의 한을 어루만져 줬다. 민중이라는 개념도 없었고 대중이라는 개념도 없었던 그 시절에 사람들이 "남사당패가 온다"가 아니라 "바우덕이가 온다"고 했을 정도로 그녀는 벌써 "이름의 대중화"를 이루었던 톱스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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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징한 놈의 세상, 한판 신나게 놀아보세 |
전해 오는 이야기에 따르면, 조선말 대원군이 경복궁을 중건할 당시 바우덕이가 이끄는 남사당패가 동원되어 사기가 떨어진 노역자들과 백성들에게 신명의 힘을 불어넣어 주었다고 한다. 그 덕분에 엄청난 규모의 경복궁 중건사업은 무사히 마무리 되었고, 이런 공로를 높이 산 흥선대원군은 바우덕이가 이끈 안성 남사당패에 당상관 정삼품의 벼슬을 내려주었다. 이는 당시로서는 상상도 하기 힘든 일이었다. 유랑 천민집단이 당상관의 고관벼슬을 받은 것도 그러하거니와 일개 놀이패에 벼슬을 내린 적이 전무후무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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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슬아슬한 줄타기 |
옛 남사당의 근거지였던 안성에서는 이를 기리고 계승발전하기 위해 매해 남사당바우덕이축제를 열어왔는데, 올해는 "2012 안성세계민속축전"의 사전행사와 함께 치러진다. 프레축제는 국내외 다양한 민족문화를 즐길 수 있는 공연 프로그램을 비롯해, 세계 특산물 전시 프로그램, 세계 민속문화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교육·참여 프로그램 등 다채로운 내용으로 꾸며진다.
축전 전날인 30일 오후 6시에 열리는 개막 퍼레이드는 봉산로터리에서 한경대 앞 내혜홀 광장까지 약 2㎞ 구간에 걸쳐 화려한 거리쇼로 펼쳐진다. 프레축제의 하이라이트는 태국, 일본, 인도네시아, 인도, 말레이시아, 터키 등 세계 12개국 공연단들이 펼치는 전통 민속 예술공연이다. 국내 전통문화공연단과 함께 1회 20~30분, 1일 9회 이상 무대에 오른다. 물론 남사당풍물단의 신명나는 공연도 빠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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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거리 가득한 프레 안성세계민속축전 |
축제분위기를 더욱 흥겹게 달구는 것은 프레축전 행사장을 3단계 시대적 배경으로 꾸며 조선 구한말과 1980년대, 그리고 현대까지의 변화상과 문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특히 조선시대 3대 장의 하나였던 안성장터를 옛 모습 그대로 재현해 관람객들이 주막과 초가집 등에서 우리 조상들의 일상생활을 간접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중·장년층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70-80거리"도 들어선다. 통기타와 생맥주로 대변되던 1970년대 음악거리에서는 통기타의 선율이 울려 퍼지고 뻥튀기, 달고나, 라면땅, 쫀득이 등 추억의 먹을거리 등도 풍성하게 마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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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팀 공연 |
▲맛집
안일옥(031-675-2486)은 안성 최고의 우탕의 명가. 1930년대 안성맞춤의 안성유기로 유명한 안성장터의 한 귀퉁이에 작은 가마솥 하나만을 걸어놓고 장국밥을 팔던 노점이 효시가 되어 지금에 이르렀다. 사골뼈를 무쇠솥에서 밤새 푹 고아낸 전통 우탕은 80년 동안 변함없는 맛을 보여준다. 안성시 영동 국민은행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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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팀 공연 |
▲찾아가는 길
경부고속도로 안성IC - 안성 또는 중부고속도로 일죽 IC - 안성, 서해안 고속도로 - 평택~청주간 고속도로- 서안성IC -안성 등 서울에서는 1시간 정도 소요된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지하철 1호선 평택역 하차 → 평택역 앞에서 버스 이용 (50번, 55번, 55-1번, 70번, 370번, 370-1번, 380번) → 안성터미널 하차(30~40분 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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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행사장에서 열리는 길놀이 |
주행사장은 안성시 보개면 복평리에 위치한 안성맞춤랜드, 부행사장은 안성팜랜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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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명난 관객들 |
이준애(여행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