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부드러운 역동, K7 3.3ℓ GDi

입력 2011년10월03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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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자동차가 K7에 3.3ℓ GDi 엔진을 얹고 제품군을 확장했다. 기존 3.0ℓ GDi에 이은 두 번째 직분사 엔진 채택이다. K7 가운데 가장 출력이 높은 엔진을 탑재해 "다이내믹 럭셔리 세단" 면모를 충분히 보여주고 있다. 이와 함께 상품성도 보강됐다. 새로운 심장을 장착한 K7 3.3ℓ GDi를 시승했다.

▲스타일
역동성을 핵심으로 내세운 스타일은 변화가 없다. 그저 보고만 있어도 "다이내믹(Dynamic)"이 느껴진다. 측면도 벨트라인이 들려 날카로움이 드러난다. 휠 중심으로 갈수록 움푹 들어가는 마이너스 옵션 휠을 적용해 준대형 차급에 어울리는 고급스러움도 강조했다.

그릴은 기아차 패밀리 룩이다. 역시 역동적인 디자인이 아닐 수 없다. 리어 램프는 출시 당시 아우디와 유사하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었지만 몇 번의 상품성 개선에도 변화는 없다. 굳이 부정적으로 비판하기보다 피터 슈라이어가 아우디 출신인 점에서 디자이너 개인의 취향이 반영된 게 아닌가 한다.

준대형차라는 제품 갈래 덕분에 곳곳에 크롬소재가 사용됐다. 개인적으로 번쩍임이 과하다는 생각도 들지만 K7을 주로 소비하는 소비층의 성향은 오히려 이런 크롬 장식을 선호한다는 게 제조사의 설명이다. 보다 차분한 느낌이라면 어떨까라는 바람이 남는다.

실내에서도 고급스러움을 만끽할 수 있다. 붉은 조명을 사용해 시각적으로 개성을 나타냈고, 기존 하이그로시 블랙패널 대신 은은한 무광 원목무늬 패널을 장착했다. 홀로그램 패턴이 가미된 리얼 알루미늄 내장 트림도 독특하다.

▲성능
K7에 새롭게 장착된 3.3ℓ 직분사 GDi 엔진은 최고 출력 294마력, 최대토크 35.3kg․m을 낸다. 기존 3.5ℓ보다 출력은 4마력, 토크는 0.9kg․m 늘어났다. 물론 체감적으로 확실하게 알아챌 수 없을 정도의 성능 향상이지만 연료효율은 ℓ당 2.2km가 늘어 12.8km/ℓ을 기록했다. 완벽히 성능 대체를 하면서도 효율을 높인 점이 긍정적이다. 3.5ℓ 차종은 3.3ℓ GDi 엔진 제품이 나오면서 판매 종료됐다.

294마력의 최고 출력답게 힘은 매우 안정적이다. 평지를 내달리거나 언덕을 오를 때도 일정한 힘이 차를 충분히 떠받친다. 그러나 힘에 비해 가속 페달의 답력이 센 편은 아니다. "역동적"이라는 단어를 강조했지만 주력 소비층의 성향을 감안하지 않을 수 없어서다. 그렇다고 차의 성능을 확실히 느낄 수 없다는 설명은 아니다. 급하거나 폭발적이기 보다는 부드러운 가속이 인상적이다.

승차감은 매우 단단하다는 인상이 들었다. K7 제품 전반에 걸친 단단함이다. 최근 국내에서도 선호도가 뚜렷한 유럽 스타일의 승차감을 구현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단단한 승차감은 핸들링에 유리하다. 실제 곡선 주로에서 운전의 재미를 느끼기 충분했다. 앞바퀴 굴림 방식이지만 코너를 빠져나가는 실력이 돋보인다.

직선주로에서도 단단한 하체, 충분한 동력 성능으로 도로를 지치고 나가는데 스트레스가 거의 없는 편이다. 시속 100km를 지나 120km, 140km 더욱 속도를 높여갔다. 안정된 엔진의 힘이 가속을 더욱 풍부하게 했다. 앞에서 말했듯 부드러운 가속은 차를 급하지 않으면서도 강력하게 차를 밀어낸다. 속도를 유지함에 있어서도 단점은 굳이 느껴지지 않는다. 직선 안정성도 더할 나위 없다.

▲총평
새로운 심장을 얹고 상품성을 보강했지만 여전히 현대차 그랜저와의 경쟁에서는 밀리는 것이 사실이다. 현대자동차그룹 전체로 봤을 때 두 차의 경쟁은 의미가 없을지 몰라도 기아차를 떼어놓고 생각해보면 가슴 시린 부분이 아닐 수 없다. 더군다나 국내에서 확실한 브랜드 인지도를 가지고 있는 그랜저와의 경쟁이다. K7이 그랜저를 넘어서기엔 아직까지 충분한 역사를 쌓지 못했다는 점도 약점으로 남는다. 여기에 동시에 동일한 엔진을 장착했지만 그랜저가 "샐러브리티"라는 부제를 사용한 것과 달리 K7은 그냥 3.3ℓ GDi로 남았다. 소비자에게는 K7이 특별하지 않다는 인상을 줄 수도 있다. 결과적으로 K7의 장점을 아무리 부각해도 그랜저보다 못하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 비슷한 제품력에 부족한 인지도가 주는 효과는 너무도 가혹하다. 때문에 기아로선 제품력 향상보다 K7 브랜드의 인지도 제고와 함께 그랜저를 뛰어넘을 무언가가 필요하다. 결국 기아차가 선택한 항목은 바로 "가격"이다. 4,450만원의 그랜저 3.3ℓ에 비해 K7 3.3ℓ는 380만원이 저렴한 4,070만원이다.

박진우 기자 kuhir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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