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보은이라고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속리산"이나 "법주사"를 먼저 떠올린다. 국립공원 속리산의 위용과 천년고찰 법주사의 명성은 그 만큼 오랜 세월 보은을 대표해온 얼굴이자 자랑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보은 사람들은 그 걸로 끝내면 섭섭해한다. 거기다 대추를 더한다. 보은하면 대추이고, 대추하면 보은을 빼놓을 수 없다며. 그 보은에서 축제가 열린다. 바로 대추축제(10월14~23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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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뚜기 잡기 체험 |
보은대추의 명성은 오랜 세월 이어져 내려왔다. 보은처녀들은 대추를 많이 먹어 입이 대추씨처럼 뾰족하다는 말이 있는가 하면 "비야 비야 오지마라 대추꽃이 떨어지면 청산 보은 시악시 시집 못가 눈물난다"라는 노래도 전해질 정도다(청산은 보은 옆 마을로 현재 행정구역으로는 옥천군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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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은대추는 생과로 즐겨 먹는다 |
속리산자락의 보은은 일조량이 많고 토양이 비옥해 대추재배로 적지다. 또 밤과 낮의 기온차가 커서 이 곳에서 생산한 대추는 당도가 높고 알이 굵다. 허균이 지은 <도문대작>(屠門大嚼:음식품평서)에 보면 "대추는 보은에서 생산된 것이 제일 좋고 크다. 모양이 뾰족하고 색깔은 붉고 맛은 달다"고 기록하고 있다. 그런 만큼 예전부터 보은대추는 임금님께 올리던 진상품이었다.
흔히 대추라면 제수용으로 쓰는 말린 대추를 생각하겠지만 보은대추는 알이 굵고 달아서 수확기 때는 생과로 먹는다. 과즙은 그리 많지 않으나 아삭한 식감이 좋고 무기질과 비타민 등 몸에 좋은 성분이 많아 과일처럼 이를 찾는 사람들이 점점 늘고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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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령 250년 이상의 노송들 |
생대추가 인기를 끌면서 농민 입장에서는 수입을 더 올릴 수 있어 좋기도 하지만 단점도 있다. 대추를 말리는 과정에서의 노력과 비용은 줄지만 수확할 때는 훨씬 품이 더 들어가서다. 건대추만을 생산할 때는 나무 아래에 멍석을 깔고 장대로 털어내면 됐으나 생대추는 면장갑을 끼고 대추 한 알 한 알을 일일이 따야 한다. 껍질에 흠집이 생기면 상품의 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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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왕대추전시 |
대추는 크기별로 별초, 특초, 중초, 골초 등으로 분류하는데 요즘에는 크기가 몇 ㎜인가를 재어 나눈다. 대추의 긴쪽 길이를 재어 30㎜이면 별초, 25㎜이면 특초쯤으로 나눈다. 축제기간동안 "왕대추 선발대회"에 출품된 대추들은 거의 달걀 크기만한 대추들도 선보인다.
해마다 대추 수확시기에 맞춰 열리는 보은 대추축제에는 대추를 주제로 한 다채로운 행사가 펼쳐진다. 알차게 여문 대추를 직접 따보는 대추나무길걷기체험과 전통혼례식, 대추떡만들기 등 볼거리 즐길거리가 넘친다. 특히 넉넉한 음식인심으로 외지에서 찾아간 관광객들을 흐뭇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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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한 솔밭은 그 자체가 구경거리다 |
축제 주 행사는 보은읍 문화예술회관 앞 뱃들공원과 보은군 탄부면 임한리 솔밭공원으로, 특히 솔밭공원은 그 자체가 이름난 명소다. 수령 250년 내외의 노송이 군락을 이루고 있는 소나무숲으로, 생태적 가치가 높아 충북 자연환경명소 100선 중 하나로 지정됐다. 솔밭공원 주변에는 100만 송이의 해바라기 꽃밭이 황금물결을 이룬다. 깊어가는 가을이 바로 그 곳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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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정농특산물판매장 |
*맛집
보은군의 대표음식은 황토대추를 이용한 한정식이다. 2인상 이상 예약주문해야 한다. 대추골식당(043-544-1250), 월드컵가든(043-543-4614), 화성식당(043-543-2035), 명동식당 (043-543-1136), 영남식당(043-543-3924) 등. 올갱이해장국이 맛있는 집은 보은읍 교사리의 이원식당(043-543-17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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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억의 영화포스터전 |
*가는 요령
서울에서는 경부고속도로 청원분기점-청원·상주고속도로 보은 인터체인지에서 빠져 읍내로 들어간다. 탄부면 임한리 솔숲으로 먼저 가려면 청원·상주고속도로 속리산 인터체인지에서 빠져 국도 25번을 탄다. 상주·영동 방면으로 향하면 곧 왼쪽으로 임한리 소나무숲이 보인다. 축제행사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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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축제행사의 하나인 사진전시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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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축제가 열리는 솔밭 행사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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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사장을 수놓은 국화꽃 전시 |
이준애(여행 칼럼니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