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하이브리드카시장의 빈익빈부익부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수입 하이브리드카시장 자체를 토요타와 렉서스가 주도하는 가운데 일부 독일업체들이 가세했으나 기대만큼 판매확대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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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 프리우스 하이브리드 |
9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에 수입되는 하이브리드카는 지난해 7종에서 올해 12종으로 늘어났다. 기존 중대형차 위주였던 제품군도 최근에는 종류가 다양해져 하이브리드 SUV와 스포츠카까지 출시됐다. 덕분에 올해 9월까지 수입 하이브리드카 누적판매는 지난해 1,224대에서 올해 2,352대로 증가했다.
이 처럼 제품은 다양해지고 있으나 속내를 들여다보면 차종별 빈익빈부익부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토요타 캠리 하이브리드의 경우 지난해 9월까지 257대가 팔렸으나 올해는 185대로 28.% 하락했다. 렉서스의 RX450h도 93대에서 49대로 47.3% 감소했다. 대형 하이브리드 세단으로는 최초로 국내 판매를 시작한 벤츠 S400 하이브리드 또한 지난해 93대에서 올해는 25대(73.1% 감소)로 급감했다. 전반적으로 중대형 하이브리드의 하락세가 뚜렷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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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 인사이트 |
이에 반해 렉서스의 소형 하이브리드카 CT200h은 올해 723대로 선전했고, 혼다 인사이트도 155대를 기록하며 주목을 받았다. 토요타 프리우스는 지난해 656대에서 올해 1,104대로 68.3% 신장하는 등 소형 하이브리드카의 인기가 높아졌다.
하이브리드카시장이 큰 차에서 작은 차로 이동하는 배경으로는 "가격"이 꼽히고 있다. 중대형 하이브리드의 경우 높은 가격이 부담인 데다 정부의 세제지원 효과도 체감 상 크지 않다는 것. 반면 소형차의 경우 연료효율이 높고 세제지원액이 실제 구입에도 영향을 줄 만큼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많이 팔린다는 설명이다. 실제 프리우스의 경우 내년 12월까지 구입하면 개별소비세 130만원, 취득세 40만원, 등록세 100만원 등 최대 310만원의 세액을 지원받아 3,790만원이면 구입이 가능하다. 동급 차종과 비교할 때 절대적인 가격부담은 있지만 연료효율이 29.2km/ℓ에 달하고 혼잡통행료 면제, 수도권 공영주차장 할인 혜택 등을 받으면 경제적 이득이 적지 않은 셈이다.
그러나 최근 디젤엔진의 발전은 가솔린 하이브리드에 위협이 되고 있다. ℓ당 20km 이상의 연비를 내면서 가격경쟁력까지 갖추고 있는 것. 실제 디젤차 중 최고 효율을 자랑하는 폭스바겐의 제타 1.6ℓ TDI 블루모션은 22.2km/ℓ라는 효율을 갖고 있다. 23.0km/ℓ의 인사이트와 거의 차이가 없지만 성능은 제타가 좋다. 제타의 출력과 토크는 각각 105마력과 25.5kg·m로 인사이트의 89마력과 12.3kg·m를 훨씬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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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 제타 1.6 TDI 블루모션 |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하이브리드카시장을 낙관하고 있다. 자동차 패러다임이 전기차로 서서히 넘어가면서 하이브리드카의 역할이 기대돼서다. 즉 전기차 활성화의 전제조건이 하이브리드카 열풍이고, 이를 통해 전기차가 보급되는 상황으로 전환된다는 얘기다. 클린 디젤 개발에 적극적인 유럽 제조사들도 하이브리드카 개발흐름에 적극 동참한 이유이기도 하다. 이를 반영하듯 스포츠카 제조사인 포르쉐는 최근 하이브리드 신차를 연속 발표, 미래를 대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고유가로 인한 고효율 선호, 친환경에 대한 관심 등 하이브리드카의 증가는 예정된 수순"이라며 "여기서 더 나아가기 위해선 더 많은 신차 개발과 함께 배터리 보증수리 등의 기간을 연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하이브리드카시장에서 앞서 있는 렉서스의 경우 이르면 내년초 GS의 새로운 신형 하이브리드카를 국내에 판매할 예정이다.
박진우 기자
kuhiro@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