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 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국산차는 물론 수입차 업계도 앞다퉈 효율 부각에 나서고 있다. 고유가로 자동차 구매심리가 위축될 수 있음을 우려, 고효율을 알리기 위한 다양한 방안이 나오고 있는 것.
13일 업계에 따르면 푸조는 오는 12월까지 펼치는 에코 연비 마라톤을 마케팅 방안으로 제시했다. 기존 푸조차 보유자를 대상으로 펼치는 행사지만 실질적으로는 푸조 디젤 엔진의 효율을 앞세워 신규 수요를 창출하겠다는 목적이 더 크다.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 대비 인지도가 열세인 푸조로선 일단 효율을 앞세운 뒤 차츰 인지도를 넓혀가겠다는 복안이다. 실제 푸조 508 2.0ℓ HDI의 효율은 ℓ당 22.2㎞에 달할 정도로 뛰어난 편이다.
국내 업체로는 쌍용차가 연비 마케팅에 적극적이다. 최근 코란도 C 연비왕 선발대회를 열어 ℓ당 효율이 최대 18.92㎞에 달했다는 점을 부각시키는 중이다. 회사측은 코란도 C가 경쟁 차종 대비 효율이 불리하지 않다는 점을 입증하기 위해 이번 행사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정부의 공인 연비와 실주행 연비는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고, 중요한 것은 실제 주행연비를 파악해야 한다는 취지다.
쌍용차에 앞서 현대차는 쏘나타 하이브리드를 대상으로 연비왕을 뽑는 중이다. 하이브리드의 가장 큰 특징인 고효율을 집중 알리기 위해 지역별 예선을 거쳐 내달 5일 전북 무주리조트에서 본선 경쟁을 치르게 된다. 효율을 가장 높인 쏘나타 하이브리드 운전자에게는 해외 여행권이 제공될 계획이다.
이처럼 업체마다 연비 마케팅에 사활을 거는 이유는 연료효율이 최근 들어 신차 구입을 결정짓는 중요한 이유로 떠오르고 있어서다. 여기에 중국 등이 대량으로 기름을 구입하면서 국제 석유제품 가격이 좀처럼 떨어질 기미가 없다는 점도 배경이 되고 있다. 기름 값이 지속적으로 오를 수밖에 없음을 예측, 구입 때부터 효율을 따지게 된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 자동차동호회연합 이동진 대표는 "과거에는 준중형차 이하에서 효율을 많이 따졌지만 지금은 대형차 구매자도 효율을 따지는 일이 다반사"라며 "기름 값이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 이런 현상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최근 이런 경향에 맞춰 일부 수입 업체가 추가로 디젤 효율 띄우기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연료효율 마케팅 경쟁은 당분간 국내 시장의 주요 화두로 떠오를 예정이다.
권용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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