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파일]르노삼성과 한국닛산, 레드불팀 활용 경쟁

입력 2011년10월13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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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불 F1 레이싱팀을 향한 르노와 닛산의 구애 작전이 뜨겁다. 르노와 닛산이 얼라이언스로 묶여져 있지만 레드불에 대한 후원은 제각각이어서 국내에서도 홍보전이 양분되는 상황이다. 이런 이유로 "한 지붕 두 가족"의 눈치보기가 첩보전을 방불케 한다.



현재 F1 레이싱의 인기를 주도하는 레드불 레이싱팀의 엔진 제조사는 르노다. 르노는 1970년대 후반부터 F1 엔진 공급자로 참여해 왔다. 올 시즌은 12개 팀 가운데 3곳에 엔진을 제공하는 중이다. 시즌 선두를 달리는 레드불과 로터스 르노GP, 팀 로터스 등이 해당된다. 레드불은 2007년 시즌부터 르노 RS27 엔진(배기량 2,400cc의 V형 8기통 자연흡기 방식, 1만8,000rpm, 무게 95kg)을 사용하기 시작했고, 2014년까지 엔진공급 관련 계약이 연장됐다. 르노측은 레드불의 좋은 성적 배경으로 엔진을 꼽으며 은근한 엔진 자랑에 적극적이다. 르노 스포츠 F1의 스테판 아스포 V8 팀장은 "서킷의 특징을 입력한 후 새로운 부품의 내구성을 최대 3,000km까지 테스트 한다"며 "축적된 데이터를 활용해 드라이버나 팀 요구에 부합하는지 검토하게 된다"고 전했다. 맞춤형 시뮬레이션을 통해 뛰어난 내구성과 성능을 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런 이유로 르노의 한국 자회사 르노삼성도 르노 F1 엔진 알리기에 적극적이다. 더불어 전시장 방문자를 대상으로 영암 F1 대회의 성공 개최와 르노 엔진을 알리는 F1 티켓 증정 이벤트까지 마련했다. 한 마디로 F1을 르노 잔치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닛산도 레드불을 활용한 F1 홍보에 적극적이다. 특히 인피니티는 레드불의 공식 후원사로 계약을 맺은 상황이어서 르노삼성과 관계없이 인피니티와 레드불의 이미지 매칭에 주력하고 있다. 르노와 닛산이 크게 보면 공동체지만 어차피 르노삼성과 한국닛산이 별개인 만큼 회사 이익이 우선이라는 판단이다. 지난 12일 장충동 반얀트리 리조트에서 레드불 디너 갈라쇼에 참석한 사이먼 스프라울 인피니티 글로벌 마케팅 총괄 법인 부사장은 "무엇보다 인피니티 브랜드와 레드불 이미지가 잘 맞는 데다 엄청난 광고 효과를 누릴 수 있는 F1 마케팅을 펼치게 됐다"며 "한 해 동안 세계를 돌며 브랜드를 노출시킬 수 있는 점은 인피니티의 정체성 정립에 큰 도움이 되리라 본다"고 밝힌 바 있다.



르노삼성과 한국닛산의 레드불 활용 경쟁은 한 지붕 두 가족이라도 생존은 제각각일 수밖에 없다는 기업의 절대과제를 떠올리게 한다. 르노는 르노대로, 닛산은 닛산대로 경쟁력을 갖춰야 하고, 살아나가는 방법도 스스로 터득해야 한다. 르노삼성이 위기에 빠져도 한국닛산은 도움을 주지 않을 것이고, 한국닛산이 어려움에 처한다고 르노삼성이 슬퍼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한 지붕 두 가족의 말 못할 속 사정이다.



박찬규 기자 star@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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