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연합뉴스) 여운창 기자 = 관중 16만명을 동원하며 2011 F1코리아 그랑프리가 원활한 대회운영 능력으로 "합격점"을 받은 가운데 대회 이후 전남 영암F1경주장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국내외 모터스포츠대회 유치는 물론 서킷 회원제 운영, 대형 카트장 설치, 트랙 드라이빙 라이센스 교육 등 다양한 활용계획을 통해 F1대회가 아니더라도 항상 방문객들이 찾을 수 있도록 하는 아이디어들이 논의되고 있다.
19일 F1대회조직위원회에 따르면 F1경주장의 사후활용 방안을 올해부터 2013년까지 4년간은 단기과제로, 2014년부터는 장기과제로 세워 추진하고 있다. F1경주장의 활용방안은 수익성과 사회성ㆍ공공성이 조화된 운영으로 경주장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모터스포츠인들 뿐만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경주장 문턱을 낮춰 건전한 여가문화를 조성하는데 기여할 수 있도록 논의 중이다.
F1조직위가 계획 중인 대표적인 경주장 상시활용 프로그램으로는 라이센스 교육을 통해 KIC 서킷 회원을 모집하고 전문가가 운전하는 슈퍼카를 조수석에서 타고 트랙을 돌아 볼 수 있는 "택시타임" 운영 등이다. 또 경주장 안에 매점과 카페, 레스토랑, 카트장, 벤치, 파고라 등도 갖춰 언제라도 방문객들이 찾아와 즐길 수 있는 휴식공간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경주장 사후활용의 단기(2011-2013년)계획으로는 국제대회 1-2개를 더 유치하고 현재 F1경주장에서 5개 정도 열리고 있는 국내의 대형 모터스포츠대회를 모두 이곳에서 개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를 위해 레이싱팀의 장거리 이동시 팀 물류비를 지원하기로 하는 등 각종 인센티브도 개발 중이다.
기업의 CF제작이나 신차 발표회,
자동차 비교시승회,
자동차 관련 산업 테스트 베드, 기업 고객 트랙데이 등도 지속적으로 개최해 경주장 활용ㆍ수익을 높이기로 했다. 레이싱팀을 위한 시험ㆍ연습주행이나,
자동차 동호인 등 일반인 대상 트랙체험과 경주 관련 라이센스 교육을 위해 분기별로 응급,깃발,경주장내 주의사항 등에 대한 교육도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F1경주장을 복합문화ㆍ체육공간으로 활용하기 위해 걷기대회, 인라인 스케이팅, 철인 3종경기 등의 공간으로 제공하고 경주장내 주차장 부지를
자동차박람회나 콘서트, 지역축제 등에서도 쓸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또 이색 야외결혼식 프로그램도 도입해 경주용 차량을 활용해 신랑.신부가 트랙을 일주하며 입ㆍ퇴장하는 등의 F1경주장만의 독특한 결혼식 이벤트도 구상하고 있다.
2014년 이후의 장기 활용계획으로는 전남도 독자 모터스포츠리그인 가칭 "카스카"(KASCAR)를 창설해 지역연고를 중심으로 한 레이싱팀들의 입주를 유도하고 이를 통해 모터스포츠클러스터 산업단지가 자연적으로 집적될 수 있도록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전남도의 친환경적인 이미지를 이용해 태양광이나 연료전지, 전기, 수소 등 친환경
자동차 경주대회를 개최하고 체계적인 훈련프로그램으로 한국인 F1드라이버나 팀도 육성하는 사업도 강구하고 있다.
이같은 경주장 활용방안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좀더 세밀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모터스포츠 수요가 수도권에 몰려 있어 이를 전남 영암까지 이끌어 올 수 있는 대책이 불분명하고 경주장 운영주체도 아직 결정되지 않은데다 이같은 활용방안을 마련하고 이끌고 갈 전문인력도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F1대회조직위 관계자는 "F1대회는 1년에 사흘밖에 열리지 않는 만큼 그 이외의 기간에 경주장을 활용하는 방안이 꼭 필요하다"며 "반드시
자동차경주 뿐만아니라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콘텐츠를 개발하기 위해 머리를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bet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