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코리아 사장 갑작스런 사퇴 '왜?'

입력 2011년10월25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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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의 하랄트 베렌트 사장(51)이 25일 전격 사의를 표명하면서 그 배경을 놓고 업계 의견이 분분하다.


 업계와 벤츠 등에 따르면 베렌트 사장은 지난 주 임직원들에게 "늦어도 내년 3월 다임러를 떠날 것"이라는 의사를 밝혔다. 그러면서 베렌트 사장은 사퇴 이유로 "개인적인 일"을 들었고, 향후 행보에 대해 "정해진 건 없지만 자동차분야는 아닐 것"이라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베렌트 사장의 사퇴가 갑작스럽다는 점에서 의아해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아마도 독일 본사로부터 언질이 있었지 않았겠느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벤츠의 일부 딜러는 최근 독일 본사에 "딜러 간 경쟁이 공정하지 못하고, 지나치게 전시장을 많이 늘려 수익성이 악화됐음에도 벤츠코리아가 이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 않다"고 항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벤츠코리아 지분 49%를 소유한 한성자동차와의 경쟁이 불공정한 데다 올들어 KCC와 교학사 등 서울지역에 신규 딜러를 2개를 포함해 전시장 수를 너무 늘린 점을 어필한 것. 딜러들의 항의가 거센 데다 언론에서까지 이 문제를 다루고 나서자 독일 본사에서 베렌트 사장에게 경고를 했을 수도 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정식 임기를 지나 사장직을 연장했던 베렌트 사장은 이런 일련의 과정을 부담으로 느꼈다는 얘기다. 더구나 지난해 BMW와의 경쟁에서 뒤진 데다 올들어 격차가 더욱 벌어져 베렌트 사장이 선택할 수 있는 수가 별로 없었던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그러나 벤츠코리아는 "베렌트 사장의 사퇴는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일"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그 근거로 베렌트 사장이 사퇴 의사를 불공정 경쟁 보도가 나오기 전 이미 표시했다는 점을 들고 있다. 그는 "본사는 베렌트 사장의 한국 내 활동에 대해 고마움을 표했다"며 "실제 베렌트 사장 재임기간중 벤츠코리아는 4배 성장했고, 이를 높이 평가해 본사 영전 후보라는 얘기가 나왔을 정도"라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의혹의 불씨는 꺼지지 않고 있다불공정 경쟁 언론 보도와 관련해 한성자동차가 속한 레이싱홍그룹과 베렌트 사장 사이에 갈등이 생긴 게 아니냐는 소문 때문이다. 

 레이싱홍그룹은 말레이시아 화교 출신 회사로 벤츠코리아 지분을 49%나 갖고 있다. 51%는 독일 본사의 몫. 그러면서도 벤츠 딜러 중 가장 큰 판권을 보유하고 있을 뿐 아니라 레이싱홍그룹이 내세운 인물이 베렌트 사장과 함께 벤츠코리아의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또 이사회와 감사 등을 통해 경영권 전반에 걸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더구나 레이싱홍그룹은 벤츠 상용차의 세계 최대 고객이어서 벤츠 내에서 영향력이 막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벤츠코리아는 표면적으로는 다수의 딜러가 경쟁하는 체제지만 실제로는 한성자동차가 이런 입지를 적극 활용, 국내 벤츠 판매분의 60% 정도를 점유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성으로선 언론 보도에 오르내리는 게 결코 반갑지 않았을 것이고, 레이싱홍그룹이 독일 본사에 베렌트 사장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압력을 넣지 않았겠느냐는 게 업계의 추측이다.   

  

 벤츠코리아 관계자는 이에 대해 "있을 수 없는 일"라며 "그런 이유에서 본사에서 사퇴를 요구했다면 남은 임기도 보장받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벤츠코리아는 베렌트 사장의 후임이 정해지는 대로 발표한다는 입장이다

 
박진우 기자 kuhir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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