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TV CF에 등장한 광고문구 가운데 "상상은 자유"라는 말이 있다. 위대한 과학의 발견 뒤에는 언제나 상상력이 있었음을 강조한 말일 게다. 지난 2005년 제네바모터쇼에 등장한 린스피드 센소를 보며 떠오른 말도 "상상의 자유"다. 생각의 바다를 헤매다 어느 날 갑자기 전구불이 반짝인 것처럼 센소를 만든 사람도 그러지 않았을까 싶다.
센소를 언뜻 보면 마치 속도만을 고집한 드래그(Drag) 머신을 연상케 한다. 오로지 지상에서 빠른 속도를 위해 태어나는 드래그 머신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무게와 출력, 그리고 공기저항이다. 물론 이 같은 요소는 반드시 드래그 머신이 아니라도 자동차를 만들 때 엔지니어들이 늘 고민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잘 달리려면 공기저항이 적어야 하는 데다 엔진 또한 고성능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자동차를 만드는 회사를 메이커(maker)라고 한다. 아울러 메이커가 제작해 판매한 차를 가져다 개조하는 회사는 튜닝 메이커(Tuning maker), 또는 코치빌더(Coach builder)로 불린다. 후자는 자동차를 처음부터 직접 만드는 것이 아닌, 이미 완성돼 있는 자동차를 가져다 새롭게 바꾸는 작업을 주로 하는 곳이다. 스위스에 있는 린스피드(Rinspeed)도 회사로 분류하자면 튜닝 메이커에 포함된다. 기존 양산차를 기본으로 하되 모양과 성능은 완전 달리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튜닝 메이커는 자신들의 상상력을 발휘하는 데 별 어려움이 없다. 메이커의 양산차는 대중을 겨냥한 차종이지만 튜닝 모델은 제한된 사람들을 위한 특별한(?) 차종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린스피드가 과거 제네바 모터쇼에 선보인 "센소(Senso)"는 "상상력의 자유로움"을 표현하고 있다. 우선 이 차는 3인승 스포츠카라는 점에서 주목을 끈다. 스포츠카는 2인승이라는 통념을 과감히 탈피했고, 천연가스를 연료로 사용한 미래형 저공해 자동차라는 점에서 또 한번 관심을 모은다.
스타일 면에선 무엇보다 할로겐 램프를 지붕에 매달아 놓은 듯한 4개의 헤드램프가 돋보인다. 또한 라디에이터 그릴과 번호판의 위치를 바꾸어 놓아 묘한 대조를 이룬다. 도어의 개폐 방식은 걸윙(Gull wing) 타입이며, 날렵한 앞모습과 달리 뒷모습은 우주선을 연상시키듯 묵직한 모양이다. 리어램프의 크기를 최대한 키웠는데, 역시 상상의 자유로움이 묻어난 듯하다. 실내 좌석은 1+2 형태이며, 금속성 재질을 패드로 덧대 주행감을 강조한 점이 특징이다.
린스피드는 "센소"를 개발할 때 포르쉐 복스터S의 파워트레인을 차용했다. 따라서 포르쉐 복스터S와 동일한 3.2ℓ가 탑재됐다. 최대출력은 250마력이며, 최대시속은 250㎞다. 이를 통해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에 이르는 데는 5.9초가 걸린다. 중량은 1,385㎏으로 가벼운 편이며, 뒷바퀴굴림(FR) 타입이다. 일반적으로 뒷바퀴굴림 방식은 조종안정성이 앞바퀴굴림(FF) 방식에 비해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변속기는 수동 6단 변속기가 적용됐으며, 연료는 휘발유와 천연가스를 사용할 수 있다.
권용주 기자 soo4195@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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