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활용성, 안락함 돋보여한국토요타자동차가 미국 인디애나 공장에서 생산된 3세대 시에나를 들여왔다. 1997년 1세대 이후 북미 이외 지역에 출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도로 여건이나 국내 소비자들의 취향 등이 회사가 추구하는 컨셉트와 부합한다는 이유에서 한국이 첫 시장이 됐다. 토요타는 국내 미니밴 시장을 적극 공략, 프리미엄 미니밴 세그먼트를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한국토요타는 지난 3일 "퍼스트 클래스 리무진" 시에나의 시승행사를 개최했다. 기자 세 명과 직원 한 명이 한 조를 이뤄 서울 서초전시장을 출발, 경기도 가평까지 약 120km 구간을 나눠 운전하는 코스다. 직접 차를 운전하며 질주하는 다른 시승행사와 달리 여럿이 함께 대화도 하고, 뒷좌석 공간활용성까지 체험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미니밴이라는 특성을 최대한 강조한 셈이다.
▲주행 & 승차감
시승차는 3.5ℓ 리미티드다. 최고급 편의품목이 대거 적용된 주력 차종이다. 우선 뒷좌석(2열 시트)에 앉았다. 편하다. 오토만 시트가 마음에 든다. 다리 받침대가 있어 쭉 뻗고 쉴 수도 있고, 3열까지 이동이 가능해 쾌적한 공간 연출이 가능하다. 안정적인 자세로 거의 누울 수 있다. 편안히 시트에 몸을 맡긴 채 휴식이 가능해 보인다.
선루프는 1열(운전석, 조수석)과 2열에 장착됐고, 틸팅이 가능한 1열과 달리 2열은 넓은 슬라이딩 방식이다. 루프에 캐리어를 실을 경우 간섭이 생길 수 있어 이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배치다. 또한 2열과 3열 창문에 햇빛가리개가 있어 안락함을 더했고, 뒷좌석은 독립된 에어컨디셔너가 있어 쾌적함을 유지할 수 있다.
수납공간도 넉넉하다. 컵홀더는 총 12개. 손이 닿는 곳이면 어디든 컵홀더와 수납공간이 존재한다. 미니밴의 기본 덕목을 충실히 지켰다. 토요타는 이런 점을 체험할 수 있도록 일부러 여러 종류의 음료를 준비, 실용성을 체험토록 했다.
뒷좌석 흔들림은 의외로 심하지 않다. 출렁이지 않고 전반적으로 부드러우면서 단단한 승차감이다. 좌우 흔들림은 잘 억제하되 위아래 움직임은 적당히 유지했다. 진동은 시트가 걸러준다. 시트가 편해 충격이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바닥에서 느껴지는 진동과 시트 진동에 차이가 크다.
뒷좌석에서 주행소음은 예상대로 조용한 편이다. 하지만 렉서스처럼 모든 소음을 차단하지 않았다는 느낌이다. 타이어 패턴에 따라 소음 정도는 달라지겠지만 일부러 소음을 찾아내려 하지 않는 이상 음악을 듣고, 대화를 나누기에는 충분하다.
이번엔 직접 차를 몰았다. 길지만 앞뒤가 따로 노는 느낌은 생각보다 덜하다. 물론 짐 싣고 사람 태우면 움직임이 또 달라지겠지만 기본적인 밸런스가 좋아 주행감은 기대 이상이다. 게다가 266마력을 내는 3.5ℓ V형 6기통 엔진의 힘이 뒷받침돼 큰 덩치에도 불구, 거침없이 가속된다. 브레이크도 잘 듣는다. 변속기 반응은 무난하다. 코너링도 문제없다. 18인치 휠이 적용됐고, 차고가 많이 높지 않아서다. 주행안정성은 나쁘지 않다.
계기판은 단순한 디자인이다. 필요한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으며, 엔진 회전수를 알려주는 회전계보다 속도계가 중심이다. 또한 에코드라이빙 여부를 알려주는 아이콘이 있어 효율 운전도 표시된다. 운전석 주변은 깔끔하게 정돈돼 있다. 웬만한 버튼은 쉽게 조작할 수 있다.
뒷좌석과 달리 운전석에선 엔진룸 소리가 크게 들린다. 물론 운전할 때 거슬릴 정도는 아니다. 하지만 예민한 운전자라면 신경이 쓰일 수도 있겠다. 이 부분은 "일본차의 경우 조용하다"는 생각을 가진 소비자가 많다는 점에서 오히려 부담이 될 수도 있다.
▲총평
토요타는 국산 미니밴과 가격보다 품질로 승부하겠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프리미엄 미니밴 시장을 공략, 명확한 타게팅으로 판매량을 꾸준히 이어갈 계획이다.
2시간 남짓 차를 체험한 결과 시에나는 무난하면서도 분명한 개성을 드러낸다. 운전이 쉽고, 즐겁다. 뒷좌석은 넉넉한 공간과 편안한 시트 덕분에 안락함이 배가된다. 차를 직접 운전할 때는 가족과 함께 어디론가 떠나고픈 충동을 느꼈다. 뛰어난 공간활용성이 장점인 미니밴에 편안함이 더해진 덕분이다. 가족 나들이에 최적이다.
한편으로는 "비즈니스 밴"의 활용가치도 높다는 판단이다. 기업 VIP 의전용으로 활용할 수 있고, 차 안에서 회의를 하며 이동하기에도 무리가 없다. 이런 이유에서 토요타는 개인소비자뿐만 아니라 법인판매에도 집중하고 있다. 렌터카 업체를 공략하는 전략도 나쁘지 않아 보인다.
가평=박찬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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