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인승 스포츠카, 지난해 대비 23% 줄어
올해 10월까지 국내에서 판매된 포르쉐 가운데 정통 스포츠카로 불리는 911과 박스터, 카이만 등의 판매가 134대에 그쳐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3%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SUV 카이엔과 파나메라 세단은 전년 대비 200% 이상 증가, 대조적인 모습을 나타냈다. 이를 두고 포르쉐 브랜드의 스포츠카 정체성이 사라져 간다는 의견과 대중성 확대라는 주장이 맞서고 있어 시선을 끌고 있다.
7일 한국수입차협회에 따르면 10월까지 포르쉐의 국내 판매량은 987대에 달한다. 지난해 같은 기간 453대에 비하면 100% 이상 성장한 것. 그러나 987대 가운데 853대가 SUV 카이엔(539대)과 파나메라(314대)로 구성, 일부에선 정통 스포츠카의 브랜드 정체성이 흔들린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실제 포르쉐의 핵심 차종으로 평가받는 911의 경우 지난해 10월까지 114대가 판매됐지만 올해는 78대로 줄었다.
하지만 포르쉐의 확장성 측면을 간과할 수 없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굳이 2인승 스포츠카를 고집할 이유가 없다는 것. 포르쉐 또한 기업이라는 측면에서 차종 다양화를 통한 생존 모색은 필수였고, 결과적으로 판매가 늘었다는 점은 포르쉐에 대한 소비자들의 접근이 그만큼 쉬워졌음을 의미한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처럼 포르쉐 브랜드 정체성에 대한 의견이 분분해지자 최근에는 차종에 따라 포르쉐 보유자를 구분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2인승 정통 스포츠카 구입자들이 SUV 및 세단 보유자들과 거리를 두려 한다는 것. 익명을 요구한 포르쉐 동호회 관계자는 "알게 모르게 정통 스포츠카 타는 사람들이 SUV 및 세단과 차별화되려는 마음이 있다"며 "은근히 정통 포르쉐와 대중 포르쉐로 나누려는 심리적 경향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반면 SUV와 세단 구입자도 포르쉐 브랜드에 대한 기대감은 결코 낮지 않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스포츠카를 사고 싶었지만 실용성이 떨어져 거리를 두었을 뿐 SUV와 세단이라도 포르쉐 스포츠카 정신은 살아 있다는 것. 포르쉐 관계자는 "카이엔과 파나메라가 SUV와 세단일지라도 포르쉐 정신은 어김없이 담겨 있다"며 "911과 카이엔, 파나메라의 차이점은 오로지 형태일 뿐 그 외에는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포르쉐 제품 중 올해 가장 많이 판매된 차종은 8,700만원의 카이엔 SUV 디젤이며, 판매량은 256대에 달했다. 파나메라 세단 중에선 168대가 판매된 파나메라4의 인기가 높았다.
권용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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