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해치백, 성장 가능성 없나?

입력 2011년11월07일 00시00분
트위터로 보내기카카오톡 네이버 밴드 공유
-세단 대비 점유율 낮아, 신제품 추가해도 효과 미비

 국내 해치백 시장의 성장이 더디기만 하다. "해치백=실용적"이라는 공식에도 여전히 세단의 바람이 거세다. 업체마다 경쟁하듯 해치백 신차를 내놓지만 효과는 미미하다.


 7일 각사 통계자료에 따르면 기아차 프라이드(구형)와 포르테의 9월 누적 판매량은 각각 9,685대, 2만7,505대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프라이드 해치백 판매 비중은 전체 10.2%에 불과하고, 포르테 해치백은 2,162대로 7.9%의 비중에 머물렀다. 세단은 고사하고, 쿠페보다 적은 판매량이다. 포르테 쿱은 올해 9월까지 현재 4,499대가 판매됐다. 


 한국지엠도 상황은 비슷하다. 지난 5월 판매를 시작한 해치백 크루즈5는 9월 371대가 팔려 크루즈 전체 판매 1,802대에서 20.6%의 점유율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성대하게 출시 행사를 펼치며, 신차 효과를 누리려 했던 의도에서 벗어난 셈이다. 다만 아베오의 경우 세단과 해치백 판매 비중이 각각 38.4%, 61.6%로 해치백의 인기가 더 좋다.   


 현대차는 출시 전부터 숱한 화제를 모았던 벨로스터 판매가 신통치 않다. 당초 올해 1만8,000대 목표를 세웠지만 9월 현재 누적 판매량은 8.515대로 나타나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 10월 출시한 신형 i30로 반전을 꾀하고 있지만 업계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고 있다. 

 수입차도 해치백은 크게 외형을 확장하지 못하고 있다. 폭스바겐 골프가 국내에서 해치백에 대한 편견을 깼다는 평가를 받지만 최근 판매를 들여다보면 반드시 그렇지만도 않다. 올해 골프 모든 제품(1.4ℓ TSI, 1.6ℓ TDI, 2.0ℓ TDI, GTD, GTI)의 신규 등록 대수는 4,199대로 폭스바겐 전체 판매에서 41.6%를 차지했다. 지난해 40.6%에서 1.0% 포인트 증가에 그쳤다.  


 숫자를 보면 성장한 것처럼 보이지만 골프 브랜드 내 3가지 신제품이 추가된 것을 감안하면 증가로 볼 수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2.0ℓ TDI와 GTD만 판매됐을 때도 2.0ℓ TDI의 경우 폭스바겐 내 점유율만 31.9%에 달했다. 현재 2.0ℓ TDI의 점유율은 16.9%로 지난해보다 떨어진 상황이다. 1.6ℓ TDI를 같이 묶어도 28.5%로 작년보다 저조하다. 
 
 줄어든 점유율은 세단인 제타가 흡수했다. 실제 제타 판매는 지난해 375대(2.0ℓ TDI)였지만 올해는 1,342대(1.6ℓ TDI, 2.0ℓ TDI)로 크게 늘었다. 이에 따른 판매 비중도 지난해 5.1%에서 올해 13.6%로 증가했다. 


 푸조도 상황이 엇비슷하다. 지난 5월 출시된 508의 경우 누적 판매대수는 265대로 같은 기간 308 해치백 판매량 234대를 앞섰다. 한동안 세단 제품 출시가 없었다는 점에서 일시적인 현상으로 비춰질 수도 있지만 향후에도 비슷한 흐름이 계속될 것이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볼보의 주력 해치백 C30의 경우 올해 누적 판매는 9월 현재 143대로 지난해 115대에 비해 늘었다. 그러나 9월 기록만 놓고 보면 전월 대비 64.7% 감소해 역시 한계를 드러냈다.

 렉서스의 유일한 해치백 CT200h는 올해 790대가 팔려 렉서스 올해 누적 판매대수에서 27.0%의 비중을 차지했다. 그러나 이는 하이브리드 모델에 대한 관심일 뿐 해치백의 인기로 보기에는 설득력이 다소 부족하다는 게 대다수의 시각이다.

 이처럼 국내에서 해치백 인기가 좀처럼 늘지 않는 것에 대해 업계는 "소비자의 선입견"을 꼽았다. 세단보다 큰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는 것. 실용성으로 대표되는 해치백이지만 국내에서는 그저 "트렁크가 없거나 좁은 차"로만 인식된다는 얘기다. 폴딩 시트를 이용해 적재공간을 늘릴 수 있지만 세단 제품도 최근에는 모두 폴딩 시트를 적용해 장점이 부각되지 않는 점도 배경으로 지목되고 있다.  


 또한 겉보기를 중요시 하는 국내 소비자의 성향도 해치백 인기를 더디게 하는 이유가 되고 있다. 해치백은 외견상 세단보다 "고급스럽지 못하다"는 평가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이를 타파하기 위해 업체들은 최근 새로운 해치백 제품을 내면서 "디자인", "운동성능", "프리미엄" 등을 내세우고 있지만 이마저도 기존 선입견에 막혀 제대로 기를 펴지 못하는 상황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아무리 해치백 시장의 인기가 예전보다 늘었다 해도 여전히 국내 시장에서는 세단이 주력"이라며 "이는 전통적으로 세단을 선호하는 특성과 함께 해치백에 대한 선입견이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과거 국산 해치백은 "실용성"을 너무 강조한 나머지 "고급"이나 "디자인" 등은 생각도 안했다"며 "그런 것들이 거듭되다보니 소비자 선입견이 쌓여 현재 상황에 이르렀고, 이제 와서 선입견을 없애기에는 고착된 정도가 매우 심화돼 한계가 드러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진우 기자 kuhiro@autotimes.co.kr

▶ ℓ당 30㎞, 푸조 연비왕 대회에 참가하다
▶ 레인지로버, 최고급 얼티미트 에디션 출시
▶ 크라이슬러, 300C 프리미엄 케어 서비스 캠페인 실시
▶ 포르쉐, 스포츠카 "시들" SUV-세단은 "활짝"

무통장입금 정보입력
입금할 금액은 입니다. (입금하실 입금자명 + 입금예정일자를 입력하세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