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인은 불공정 경쟁, MBK-효성 간 모든 대화 채널 단절 메르세데스-벤츠 딜러인 더클래스 효성이 결국 폭발했다. 딜러 협의회를 탈퇴하고 벤츠코리아와의 모든 대화 채널을 단절한 것. 이에 대해 일부에선 수입사 눈치를 봐야 하는 판매사가 얼마나 불공정에 시달렸으면 이런 결정을 내렸느냐는 동정론이 확산되고 있다. 게다가 최근 벤츠코리아 CEO가 사퇴하는 등 상황 변화 여지가 생겼지만 실상은 바뀐 점이 없어 효성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분석이다.
23일 수입차 업계에 따르면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이후 MBK)와 딜러간의 대립이 심상찮다. 문제의 원인으로 지목되던 MBK는 사장을 교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등 내홍 진화에 주력했지만 상황은 더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이 와중에 국내 벤츠 딜러 중 두 번째로 규모가 큰 더클래스효성은 딜러협의회를 떠나 단독으로 MBK에 대응하겠다는 초강수를 뒀다.
발단은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가 딜러간 형평성을 훼손했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 지적이다. 최근 벤츠 딜러들 사이에선 MBK의 최대 딜러이자 2대 주주(지분 49%)인 한성차가 대주주의 지위를 이용해 자신들에게 유리한 쪽으로 판매 정책을 몰아가고 있다는 의혹이 계속 제기돼 왔다.
문제의 핵심은 MBK의 국내 판매 정책이 외형은 복수 딜러로 경쟁하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는 점이다. 업계는 현재 한성차가 국내 벤츠 판매점유율 60%를 차지할 수 있었던 데는 이런 현실이 작용한 것 아니냐라는 의문을 품고 있다.
딜러간 판매 간섭도 도마 위에 올랐다. 동일 브랜드의 경우 판매사 간 일종의 "관리 구역" 개념이 형성돼 있어 서로의 영업 지역을 침해하지 않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최근 조성하고 있는 한성차의 새 서초전시장이 문제가 됐다. 더클래스효성의 강남대로 전시장과 얼마 떨어져 있지 않은 것. 한마디로 판매에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는 뜻이다.
더욱이 효성의 서초 서비스센터가 한성차의 서초전시장과 인근에 있다는 점은 효성으로선 영업권 침해를 받았다고 여길 수 밖에 없는 대목이다. 수익을 일부 빼앗길 수도 있다는 우려가 섞인 것이다. 그런 이유로 전시장 입지 등에 대한 승인 및 정책 결정을 주관하는 MBK에 효성은 지속적으로 항의의사를 표현했다. 그러나 MBK는 뚜렷한 입장을 내비치지 않았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최근 영업을 시작한 MBK의 인증중고차 서비스 "스타 클래스"도 형평성 문제에 봉착했다. "스타 클래스" 서비스 시작을 앞두고 효성이 사업에서 빠진 것. 계약 문제 등에서 이견이 생기는 등 내부 사정은 있지만 효성이 인증중고차 사업을 오랫동안 준비해 왔다는 점에서 의아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이미 사업을 위한 전시장과 인력을 마련해놓은 상태였기 때문.
효성은 딜러협의회 탈퇴를 시작으로 MBK에 대항하겠다는 의지도 분명히 했다. 강력한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는 각오다. 이미 많은 금액을 투자한 딜러 사업에 손을 뗄 수 없는 만큼 대응을 통해 거래를 정상적으로 되돌려 놓겠다는 계획이다. 효성 관계자는 "구조적으로 문제가 많은 MBK 정책에 딜러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라며 "어떤 정책에 대해서도 공식적인 딜러간 협의를 하는 게 아닌 일방적인 결정을 밀어 부치는 것은 분명 불공정하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현재 MBK와의 대화 채널도 모두 단절된 상태"라며 "애초 딜러협의회는 딜러간 화합, 권익 보호, 건전한 판매 정책 공유 등이 목적이지만 현재는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한다는 게 우리의 판단"이라고 말했다.
일련의 사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곪았던 고름이 결국 터진 것"이라며 "그러나 고름이 워낙 크게 고여 있었기 때문에 앞으로의 상황이 극단적으로 흐를 것이라는 전망이 중론"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일촉즉발의 상황"이라며 "곧 무언가 크게 터질 것 같은 예감"이라고 밝혔다.
박진우 기자 kuhir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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