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벤츠 CLS, 4도어 쿠페의 원조

입력 2011년11월23일 00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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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벤츠 CLS는 자동차사(史)에 있어 의미가 큰 작품이다. "4도어 쿠페"라는 장르를 만들어 냈기 때문이다. 단순히 만들어 낸 것으로 끝났다면 그 의미는 크지 않았겠지만 CLS가 개척자로서 추앙받는 이유는 성공이 겸해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출시 당시 "전혀 본 적이 없는 스타일링" 때문에 많은 비판을 받았다. 익숙하지 않은 모습이라는 것. 실패 가능성이 점쳐졌지만 결과는 반대로 나타났다. 이후 자동차 제조사들은 너도나도 비슷한 컨셉트의 차들을 쏟아냈다. 포르쉐 파나메라, 폭스바겐 CC, 아우디 A7 등은 벤츠 CLS가 없다면 만나기 힘들었을 차종이다. 


 그런 벤츠 CLS가 2세대로 돌아왔다. 기존 CLS와 차별되는 외관, 주행 성능 등을 가지고 말이다. 최신 유행인 "친환경"도 곁들였다. 모든 면에서 완벽히 진화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스스로 드러나는 존재감도 일품이다. 과연 4인승 쿠페의 성공가도는 이어질 수 있을까? 벤츠 CLS 350 블루이피션시를 시승했다.


▲스타일
 기존 CLS가 유려함을 바탕으로 두었다면 신형은 "존재감"이 핵심이다. 다소 날렵해보였던 인상이 강렬한 외모로 변했다. 크기는 길이 4,945mm, 너비 1,915mm, 높이 1,400mm다. 휠베이스는 2,874mm다. 기존과 비교해 길이와 너비는 커졌지만 높이는 조금 낮아졌다. 쿠페 디자인의 특징인 "와이드(wide) & 로우(low)"에 기초한 까닭이다. 휠베이스도 조금 늘었다. 공기 저항 계수는 0.26Cd로 기존보다 약 16% 향상됐다. 


 전면부에서 느껴지는 것은 "강함"이다. 아무래도 차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부분인 만큼 성격을 그대로 표현했다. 사실상 변화가 가장 큰 부분이기도 하다. 이미 컨셉트카 등으로 예견된 디자인 요소들이 적극 반영됐다. "L"자 형태의 헤드램프도 날카롭게 다듬어졌다. 하지만 기본적인 틀을 벗어나지 않았다는 점이 이전 차종과 일관성을 유지하는 부분이다. LED 주간주행등도 장착됐다. 다만 이런 "마초이즘"적인 성격이 여성 소비자에겐 부담으로 다가올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측면은 "쿠페"라는 디자인 특성이 적절하게 녹아있다. 캐릭터 라인은 헤드램프 끝자락에서 시작해 도어 핸들의 아래로 지나간다. 어찌 보면 불균형하다고 느낄 수 있겠지만 뒤쪽 휀더를 감싸는 선이 눈길을 잡아준다. 루프 라인은 여전히 C필러로 갈수록 떨어진다. 4도어지만 쿠페의 느낌을 살리려 한 흔적이다. 후면에는 바깥쪽으로 들어 올린 리어램프가 장착됐다. 눈매가 예사롭지 않다. 날카로우면서도 강렬하다. 램프의 테두리를 따라 늘어선 LED는 그 강렬함을 배가시키는 역할을 한다.


 내부는 세단의 우아함과 전혀 다른 방향성을 표현했다. 현행 세단 라인과 구별을 두는 듯하다. 현대적인 느낌이다. 혹자는 클래식 스포츠가 분위기가 풍긴다는 평가를 내렸다. 느낌이야 개인차가 심해 보는 사람마다 다르지만 "모던 클래식"이라는 느낌에 동의하지 않을 수 없다. 검은색 우드 패널과 자주색 시트 색상도 잘 어울린다. 공격성을 내보이기 위한 메탈 소재의 트림은 분위기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확실한 존재감을 낸다. 


 계기반은 E클래스와 동일한 디자인이다. 물론 스포츠성을 표현하기 위해 바탕색은 다르다. 시트는 8-방향 전동 조절식으로 스포츠 주행을 위해 약간 버킷 스타일로 제작됐다. 엉덩이에 닿는 느낌은 매우 딱딱하지도 물렁하지도 않다. 중간정도의 감촉이다. 뒷좌석도 2인승이다. 센터 콘솔이 길게 뒷좌석까지 이어진다. 뒷좌석을 위한 공조 장치도 센터 콘솔에 들어갔다.


 ▲성능
 엔진은 V6 가솔린 직분사를 얹고 7G-트로닉 플러스 자동변속기가 조합됐다. 최고출력 306마력, 최대토크 37.7kg·m을 낸다.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의 제원상 기록은 6.1초, 최고속도는 250km/h이다. ℓ당 10.1km의 연료 효율을 확보했다. 


 자리에 앉아 시동을 걸었다. 벤츠의 스마트 키 시스템인 "키레스-고"가 적용돼 버튼을 누르는 것만으로 엔진에 힘이 걸린다. 오늘날 거의 모든 차가 "기본"으로 장착하는 기능이지만 벤츠에서는 최근에서야 활성화되는 느낌이다. 시동음은 중후하다. 묵직하게 귀를 울린다. 벤츠 고유의 감성이다. 나쁘지 않다. 고음역의 엔진음은 어딘지 모르게 저렴하게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벤츠 엔진의 중저음은 듣는 사람을 편안하게 한다. 고급스러움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가속 페달을 밟으니 꽤 재빠르게 차가 응답을 한다. 스포츠 세단이기에 그렇겠지만 전반적으로 최근 벤츠의 차들은 모두 응답성이 빨라진 느낌이다. 후륜 구동차라는 특성도 고려해야 할 것 같다. 빠르게 속도를 높여갔다. 올라가는 엔진 회전수만큼 엔진음도 커져갔지만 역시 스트레스는 크지 않다. 차분하다.


 변속감은 거의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충격이 적었다. 역동적인 외관을 강조했지만 오히려 주행감성은 폭발적인 것과 거리가 있다. 개인적으로 여유로운 주행을 즐기는 탓에 아무래도 상관이 없는 부분이지만 역동적인 주행을 원하는 소비자라면 어딘지 밋밋함이 느껴질 수도 있을 법하다. 그러나 이런 변화는 어제 오늘일이 아니다. 보다 많은 소비자들을 위한 트렌드라고 해석된다. 


 그래도 벤츠만의 특징은 곳곳에서 느낄 수 있다. 바로 하체의 느낌이다. 단단하면서도 다부지다. 직선이든 곡선이든 안정된 하체가 차를 든든하게 떠받치는 느낌이 일품이다. 명불허전. CLS도 벤츠의 특성은 적극 반영됐다. 곡선에서 돌아 나갈 때는 2인승 스포츠카 못지않다. 그러나 속도를 더 내라고 자극하지 않는다. 그저 그대로의 속도를 즐기라는 듯하다. 이런 진중한 모습이 벤츠라는 브랜드를 대변한다. 


 스티어링 휠의 응답성은 뛰어나다. 뒷바퀴 굴림 특유의 오버 스티어링이 예상되지만 과격하거나 스포츠 주행이 아니라면 발견하기 힘들다. 전반적으로 밸런스가 적절하다. 제동 능력도 우수한 편이다.


 ▲총평
 4도어 쿠페는 형태상 "틈새 차종"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그러나 벤츠 CLS는 4도어 쿠페의 시대를 열었을 뿐 아니라 대중성에 있어서도 "틈새"가 아닌 "중심"으로의 모습을 보여왔다. 또한 고루하게 느껴지는 벤츠 브랜드의 선입견을 일시에 날려버리는 역할도 담당했다. 전통적인 소비층보다 젊은층이 CLS를 선호했다는 점에서 이런 해석이 가능하다. 


 2세대 CLS도 종전 모델이 걸어왔던 선구자적 위치를 고수하는데 부족함이 없다는 생각이다. 더욱 치밀해진 외관 디자인의 완성도는 스스로의 존재가치를 높여가고 실내나 주행성능도 기존의 영역을 해치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전체적으로 일신한 점은 새로운 방향성 제시 측면에서 주목할 만하다. 가격은 1억750만원이다.




시승/ 박진우 기자 kuhiro@autotimes.co.kr

사진/ 권윤경 기자 kwon@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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